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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1]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신년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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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2012년, 제주해군기지 건설 백지화하고 세계평화의 섬 제주, 살아 숨쉬는 바위 구럼비를 되찾자

지난 1월 27일은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지 만 7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지금 제주도에는 평화가 없다. 갈등과 분쟁, 미움과 공포를 불러오는 불길한 군사기지 건설의 굉음이 육지경찰의 철통같은 봉쇄 속에 제주도민의 평화로운 삶을 파괴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는 세계 7대 경관의 명성을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구매했다. 그러나 정작 어느 수완 좋은 이벤트 회사가 제공한 일시적 허명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소중한 천혜의 자연유산은 도리어 포크레인과 콘크리트에 파괴당하고 질식당하고 있다.

강정마을에서 강행되는 해군기지 공사는 그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주민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 따위는 군사작전 하듯 주민을 기망한 해군측의 변칙과 탈법에 의해 그 시작부터 도둑질 당했다. 부실한 환경영향 평가조차도 기지건설 승인을 추인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경찰과 검찰은 육지경찰까지 동원하여 반대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모조리 잡아들였다. 그 결과 반대주민 대부분을 범법자로 만들었다. 심지어 문화재청조차도 제주도 최고의 문화유산이 발견된 공사부지 내에서 부분공사가 가능하다는 식의 위법적이고 비상식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해군의 변칙적인 기지공사에 일조했다.

해군은 당초 한국 해군함정의 기항지일 뿐이라고 주민을 설득하려했다. 그 뒤에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15만톤급 크루즈 2척이 운행하게 되니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겼다. 미 태평양 함대의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미군과 함께 입항하는 것조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리라는 불길한 사탕발림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 모든 꿰어맞추기식 해명조차도 거짓과 왜곡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급기야 해군이 강행하고 있는 항만시설에는 아예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이 접안하기 힘들다는 분석결과가 밝혀졌다. 이로써 민군복합미항은 허구이며, 해군기지공사 실시설계 자체가 철저히 항공모함 정박이 가능한 군항건설에 맞추어져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방위 조사과정에서 해군은 실시설계가 자신들이 정한 군항의 용도조차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마저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로 2011년 국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예산의 96%에 이르는 금액을 삭감하고 총리실이 주관하는 검증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이렇듯 모든 진실이 명백하게 드러나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정당화해온 해군의 주민설득 논리가 완벽한 허구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해군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2012년 예산마저 삭감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작년예산이 남았으니 그걸 사용하면 된다는 식이다. 총선에서 민의의 심판을 받기 전에, 중앙정부의 검증결과로 드러나기 전에, 천혜의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을 회복불가능하게 깨부수어 놓아야 하겠다는 발상이다. 마치 후퇴하는 군대가 마을을 불태우듯이 제주도민을 상대로 단념을 강요하는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근민 제주도정은 해군의 공사강행을 방조하는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도정은 제대로 된 검증과 재검토보다는 해군으로부터 크루즈 항 관제권을 양보받고 크루즈선 항로를 부분 변경하는 방식의 비현실적인 타협책에 연연하고 있다. 우근민 도정은 이미 근거를 상실한 해군의 매립면허 또는 매립실시계획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고, 이에 항의하는 주민, 활동가, 심지어 종교인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육지경찰의 공권력남용에도 눈감고 있다.

이에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고 정의를 갈망하는 강정주민, 제주도민, 그리고 모든 국민과 더불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과 결의를 밝힌다.

첫째, 설계오류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재설계 없이 항만공사와 육상공사를 막론하고 모든 해군기지건설 공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2011년 이월예산, 2012년 잔여예산의 어떤 부분도 공사에 지출되어서는 안된다.

둘째, 제주도정은 구럼비 해안에 대한 해군의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 해군이 구럼비 해안을 회복불가능하게 파괴함으로써 불법과 탈법, 권한남용과 주민기만으로 점철된 해군기지 건설을 기정사실화 하도록 방조해서는 안된다.

셋째, 총리실과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해군기지 건설 전 과정을 검증하고 그 타당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검증위원회를 편파적으로 구성하고 정해진 결론으로 몰아가는 것을 도민과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 여야 정당과 제주에 출마하는 모든 정치인들은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전면 백지화할 것을 대국민, 대도민 서약으로 공표해야 한다. 국민과 도민들은 이제 진실을 알고 있다. 여야정당과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은 그 뜻을 겸허히 수용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다섯째, 경찰과 검찰은 제주 해군기지 공사강행에 평화로운 방식으로 의롭게 항의해오고 있는 모든 주민, 활동가, 종교인, 정치인에 대한 구금과 수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강정주민들과 함께 해군의 불법공사 강행을 온몸으로 막을 것이다. 이를 위해 봄맞이 2박 3일 강정 평화 투어를 전국에서 조직하여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싸우는 주민 활동가들의 투쟁에 동참할 것이다.

우리는 오는 2012년 2월 18일(토)을 제 7차 강정집중방문의 날(제 4차 평화비행기)로 정하고 강정마을에서 강정주민, 도민,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시민,활동가, 사제들과 더불어 (가칭)‘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평화 사수! 범국민대회’를 성사시킬 것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총선을 맞아 제주해군기지 백지화와 평화의 섬 제주 만들기 범국민/도민 약속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다. 전국 각계각층 국민과 제주도민의 릴레이 선언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여야 정당과 제주도내 모든 후보자들이 해군기지를 백지화하고 제주를 명실상부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가꿀 것을 국민과 도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하도록 하는 정책협약 체결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해군기지 백지화!
살리자 구럼비!
지키자 평화의 섬 제주!

2012. 1. 31.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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