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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8] 구럼비와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네번째 평화비행기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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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네번째 평화비행기
- 2012,2,18 -
 
매서운 날씨였습니다. 서울에 불던 한겨울의 찬바람은 제주에도 어김없이 불었습니다. 행사가 시작할 즈음 흩뿌리던 눈발은 시간이 갈수록 그 크기가 점점 커졌습니다.
하지만 세찬 겨울바람도, 수많은 경찰병력도 구럼비를 지키려는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오후 3시, 행사가 시작될 시간이 되자 강정주민들과 제주도민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비행기와 배로 제주에 도착한 사람들이 행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힘차게 행사가 열렸습니다
첫 발언에 나선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님은 오늘따라 하늘이 야속하다 하면서도 우린 이 보다 더한 고통도 이겨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있었던 크루즈 민항 기술검증위의 결과를 언급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총 5가지의 검증요건 모두에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설계변경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린 검증위의 결과보고를 도대체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일갈하였습니다. 강회장님은 하지만 이런 검증위의 검증 내용이 오히려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법을 바꾸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투쟁은 이미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며 강정주민은 절대 구럼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최근 생명평화결사의 일원으로 쿠바에 다녀 온 권술룡 단장님은 전국을 거친 생명평화순례가 오늘 외돌개를 거쳐 이곳 강정마을에 도착하였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권 단장님은 긴 순례의 마지막으로 강정을 택한 것은 이 곳 주민들이 외치는 구호처럼 강정이 세계평화의 또 하나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례의 끝은 또 다른 순례의 시작이 될 것이고 그 출발이 바로 이곳 강정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시작점인 강정을 순례자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구럼비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정당대표로 발언한 민주통합당 천정배 의원은 강정마을에 오기 전에 구속되어 있는 양윤모선생을 만나고 왔다고 하였습니다. 천의원은 양선생이 강정마을에 들어가면 주민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성직자들을 꼭 위로해주라 했다며 단식 열흘이 넘었는데도 자신보다는 이곳 사람들을 걱정하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하였습니다. 천의원은 제주해군기지는 열린우리당 시절 우리가 시작한 일이라고 인정하며 당시 자신들의 생각이 짧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이라 하였습니다. 천의원은 우리가 시작한 일, 결자해지의 자세로 바로잡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집회의 마지막 순서는 제주해군기지의 전면 재검토를 강정 주민들과 참가자들에게 정당 대표들이 약속하는 정책협약서에 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당대표들이 이 약속을 가슴에 새기길 기대합니다.
집회가 마무리 될 즈음, 문규현신부님을 비롯한 성직자들과 평화활동가들이 구럼비에 들어가 있고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에 참석자들은 서둘러 집회를 마무리하고 예정되어 있던 강정포구까지의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행진에 나서고 있는 참가자들
행진대오가 예정에 없이 멈춘 곳은 해군기지사업단 입구에서였습니다. 이미 경찰은 구럼비에 들어간 사람들을 강제로 연행했고 이들을 태우고 서귀포경찰서로 이송하려는 승합차들이 기지사업단 정문으로 빠져나오려는 것이 포착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행진대오는 당연 기지사업단 정문에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였습니다. 구럼비는 공유수면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해군의 소유권이 미치는 지역이 아니며 제주도지사의 금지명령이 없다면 그 누구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구럼비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연행하는 경찰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였습니다. 기지사업단 정문을 막은 전의경들과 행진대오간의 공방이 시작되었습니다. 행진을 이끌던 평통사 김종일 현안팀장님은 연행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고 행진참여자들에서도 연행자 석방이라는 구호가 터져나왔습니다.
 
기지사업단 정문앞에서 연행자의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한 행진참가자들
서귀포 경찰의 불법 연행을 엄중히 규탄하는 김종일 현안팀장님
 
팽팽한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정당대표들이 경찰책임자를 만나 연행자의 석방을 촉구하였습니다. 경찰측은 구럼비에 들어가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집회를 열었기 때문에 연행을 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서귀포 경찰은 또 한번 야비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행진참가자들을 힘으로 밀어내고 그 틈을 타 연행자들을 태운 승합차를 빼돌린 것이었습니다. 비열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그들에게 붙여줄 형용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님을 중심으로 예정대로 강정포구로의 행진을 진행하고 이후 대응을 판단키로 하고 다시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어둑해진 강정포구는 바람이 줄어서인지 낮보다는 추위가 덜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한바탕 어우러지는 촛불행사가 진행되었고 연행되었던 사람들이 모두 석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촛불행사에 참가한 평통사 회원들도 무대 위로 올라가 인사를 하고 합창 공연을 했습니다. 주민들은 '우윳빛깔 평통사!'라며 호응하고 연대의 마음을 표시했습니다.
 
저들은 몇 사람을 가두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오늘보다 내일, 그리고 그 다음에 더 많은 사람들이 구럼비로 걸어서 그리고 헤엄쳐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결국 파괴되는 것은 구럼비가 아니라 해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저 흉측스런 구조물들이 될 것입니다.
 
머지않은 시간 안에 우린 다시 구럼비를 되찾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시 그곳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평화롭게 이야기 할 것입니다...
 
강정청년회 분들이 준비한 합창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점화식,
생명평화 강정마을 해군기지 결사반대!
18일 구럼비 바위에서 기도하다가 불법 연행된 문규현 신부님 등이 경찰의 불법체포와 인권 유린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서귀포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18일 구럼비 바위에서 기도하다가 불법 연행된 문규현 신부님 등이 경찰의 불법체포와 인권 유린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서귀포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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