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9][2012.4.6-9] 강정마을 소식- 구럼비 발파 화약과 레미콘 등 공사차량 항의 활동 이어져(내용 수정/사진 보충)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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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6 오후 5시] 강정에 힘을 보태주세요!
오전 11시 미사 중 해경의 과잉 대응 때문에 문정현 신부님이 삼발이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그런데도 해군은 공사를 강행했고,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오후 5시 경, 싸이렌을 울리며 공사장 앞으로 집결했습니다. 덤프트럭이 진입을 시도했는데 주민 30여 명이 집결하여 막아서자 돌아갔습니다. 주민들이 힘을 모으면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킴이로 열심히 활동하던 들꽃이 저녁무렵 교통사고를 당해 제주대학병원으로 후송되었습니다.
[4. 7] 끊임없이 생명평화의 길로 가야 한다
이 날 마을회는 일요일은 지킴이들과 휴식을 취하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 지킴이들이 연일 계속되는 공사저지투쟁으로 너무 많이 지쳐있습니다. 지킴이들은 오랜 투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들의 고착과 무분별한 발파에 무기력해지기도 하지만 힘을 내고 있습니다. 지킴이들은 구속됐던 임호영 활동가가 보석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모두 기뻐했습니다.
8시 촛불행사는 김성규 주민의 사회로 시작했습니다. 문정현 신부가 해군에 의해 밀쳐져 삼발이에서 떨어진 상황과 현장에 있던 신도들의 인터뷰를 담은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문정현 신부룰 면회하고 강정에 온 평통사 강정구 상임대표는 "문신부님의 고통이 외부인이라 상관없는 것인가? 몇 백 년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는 강정주민의 고통은 한반도의 고통이고 이는 전 세계의 고통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총선을 통해 제주, 한반도, 인류, 그리고 세계평화의 문제를 해결하자며 북간도아리랑을 불렀습니다.
밤 11시 부활절을 맞아 열린 성야 미사에서 평통사 문규현 상임대표는 "분단에 강박된 힘의 논리가 물러가고 있다. 문정현 신부님이 삼발이에서 떨어져 돌아가실 뻔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생명을 구한 것은, 예수가 돌무덤에 묻혔다가 부활한 것처럼 신부님도 부활한 것이며 여기에서 봄을 맞으라는 뜻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생명평화의 길로 나아간다면 분명히 해군기지 공사를 막아내고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참여자들의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기지 사업단 정문을 향해 폭죽을 쏘고 부활절 달걀을 나눠 먹으며 율동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 기지 사업단 정문을 향해 폭죽을 쏘아올리는 미사 참가자
[4. 8] 우리가 이긴다!
일요일, 지킴이들은 마라도와 인근 오름으로 나뉘어 소풍을 다녀오며 우의도 다지고 휴식도 취했습니다.
저녁 7시에 의례회관에서 열린 주민대책모임에서는 지킴이들의 힘든 상황을 감안하여, 주민들이 조를 짜서 지킴이들과 함께 기지사업단과 공사장 정문을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대책모임에는 약 50여명의 주민들이 참가해서 의견을 냈습니다. 4월 11일 총선 결과에 많은 기대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투쟁향방을 결정하자는 어떤 주민의 제안에 대해 조영배 교수는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총선 후에 그 결과를 분석하자. 시야를 크게 갖고 대선까지 염두에 둔 투쟁 계획을 세우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강동균 마을회장이 총선 후 다시 주민대책모임을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모임을 마치면서 강동균 마을회장, 고권일 주민대책위원장, 청년회장이 앞에 나서서 힘찬 구호로 마무리하자 옆에 서있던 김성환 신부가 "지난번 모임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다"고 말했습니다.
8시 평화회관에서 열린 촛불에서 강동균 마을회장은 "어제(7일) 4.3의 억울함을 달래는 굿을 했는데 령들이 노한 것 같다. 강정부터 평화의 성지를 만들겠다. 어제 해 주변에 해무리가 떴다. 이것은 좋은 의미다. 우리가 이긴다"라며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용기를 북돋아주었습니다.
▲ 강동균 마을회장
[4. 9] 강정의 평화를 지키려는 싸움이 하루종일 이어졌습니다.
아침 8시 25분 화약차가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공사장을 지키던 10명 안팎의 지킴이들을 수 백 명의 경찰들이 도로를 막아서고, 한 명씩 끌어다가 고착시켰습니다. 이를 규탄하며 방송을 하던 현애자 전 의원이 사업단 정문 앞에서 연행이 되었고, 화약은 군함으로 들어가고 오전 9시부터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공사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공사장 안으로 1시간 간격으로 끊임없이 들어갔습니다. 한 경찰은 오늘 60대 분량이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마을에는 하루 종일 사이렌이 울렸고, 차량을 저지하기 위한 지킴이들의 몸싸움도 하루 종일 계속 되었습니다. 문정현 신부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강정으로 다시 내려간 평통사 실무자들과 회원들도 이 날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여했습니다.
레미콘 차량은 한 번에 5~6대씩, 풍림콘도와 법환가는 길가에 대기하고 있다가 경찰이 공사장이나 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연좌하고 있는 지킴이들을 고착시키거나 들어내면, 경찰의 호위아래 들어갔습니다. 빈 레미콘 차량들이 나오면, 그 만큼의 차량이 들어가기를 반복하였고 오늘 하루 들어간 차량은 53대 정도로 파악되었습니다.
레미콘 5~6대와 트레일러 등이 들어가고 나가는 동안 경찰들은 불법차량의 안전한(?) 진입을 위해 도로를 막았고, 지나가는 차들이 밀려 교통체증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마을주민들의 길을 막고, 지나가는 차들의 교통체증을 불러오고 있다
▲ 기지사업단 정문 앞, 경찰들이 레미콘 수 대를 안전하게(?) 들여보내고 있다.
수없이 끌려가고 부딪혔지만, 잠시 잠깐이라도 공사를 지연시키기 위해 주민과 지킴이들은 공사장과 사업단 정문을 적극적으로 막아나섰습니다. 연좌하고 차량 앞을 가로막아 나섰지만 수 백 명의 경찰이 공사차량을 들여보내기 위해 고작 20~30명 밖에 되지 않는 지킴이들을 고착시키는 '작전'을 벌이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후 5시 20분 경, 한 지킴이가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쏜살같이 내달려 레미콘 밑으로 들어가자 차량이 멈추었습니다. 평통사 실무자들도 레미콘 차량 앞에 드러눕고 항의했습니다. 차량 밑으로 들어간 지킴이는 연행되었다가 밤 늦게 석방되었습니다.
▲ 파란마스크의 용역이 항의하는 지킴이들에게 뭐라고 하고 있다
▲ 레미콘 안으로 한 지킴이가 들어가자 경찰이 빼내려는 모습
레미콘 차량이 드나들 때마다 매번 공사장 정문과 기지 사업단 앞의 주민과 지킴이들을 수 백 명의 경찰들이 고착시키고 삼성, 대림의 뒤를 봐주었습니다. 이처럼 화약이 들어가는데 작전, 기름차가 들어갈 때도 작전, 레미콘 차량이 들어가려 해도 작전. 모든게 경찰과 해군 등 공권력을 동원한 작전이 아니면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더욱 힘이 납니다. 이들이 얼마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 투쟁으로 레미콘 차량의 진입을 막지는 못했지만 경찰이 매번 작전을 펼쳐야만 공사를 진행할 수 있음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킴이들은 이를 10분간의 구럼비 평화라고 이름 붙이고, 실망하지 말고 더욱 힘내자고 서로를 격려합니다. 주민들이 공사저지 투쟁의 주체로 나선다면 더욱 힘있는 투쟁이 전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공사장 정문 가는 길에 핀 겹동백, 강정의 평화는 지켜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