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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6.29] [제주시]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2) 이것은 평화를 위한 봉화입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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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6.29_제주시]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강정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촛불이어켜기 두 번째 행사
이것은 평화를 위한 봉화입니다-제주시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두번째 행사가 제주시 중앙성당 지하식당에서 열렸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오늘 행사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탑동공원에서 열렸을 것입니다. 오늘 행사를 준비한 지킴이들은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를 보며 행사 전에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행사가 시작되기 2시간 전인 6시까지 비는 계속 내렸습니다. 무대설치도 해야 하고 행사 준비도 해야하는 터, 결국 할 수 없이 탑동공원을 포기하고 중앙성당으로 행사 장소를 옮겼습니다. 중앙성당은 강정이 온나라 평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축복해주신 강우일 주교가 계시는 곳입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오후 5시 30분, 마을회관 앞에 모여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누어타고 6시 쯤 제주시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좌석은 빈 자리 없이 꽉 찼지요. 지킴이들도 버스와 주민들의 자가용에 동승하여 함께 제주시로 향했습니다. 주민 80여 명과 지킴이 40여 명 등 120여명이 마을을 출발했습니다. 여느 제주시 행사에 못지 않은, 대규모 행렬입니다. 주민들은 어제 행사에서 이번 촛불이어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했기에 시간을 지켜 마을회관에 나왔고, 어제는 못나온 주민들까지 나섰습니다. 평소 제주행사에 잘 나가지 않는다던 지킴이들도 오늘은 동승했습니다. "마을에서 문자가 다섯 번이나 왔어요."
오후 7시가 넘어서야 비가 그칩니다. 그러나 이미 행사 준비는 성당에서 진행되기 시작했으므로 장소를 바꿀 수는 없는 일. 행사 준비를 위해 미리 제주시로 넘어간 지킴이들은 속이 좀 상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제는 경찰이 행사를 방해하더니 오늘은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 걸까요? 행사 준비 요원들은 실내에서 하게 되는 행사인만큼, 내용을 전달하는 데 신경을 써서 운영하자고 다짐합니다.
성당마당에서 풍물패 신나락이 길트기 공연을 벌이는 가운데 제일 먼저 마을 주민들이 도착했고 제주시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마을 주민들은 무대를 바라보고 왼편에, 제주시 사람들은 오른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후 7시 45분, 이제 행사를 시작합니다. 제주시 분들의 참석은 예상보다 저조하네요. 김종일 현장팀장과 양윤모 선생이 이틀동안 꼬박 제주시를 누비며 단체를 방문하면서 참여를 독려했는데...전체 참가자는 200명쯤 되어 보입니다.   
이 날 행사 사회는 제주 민예총에서 일하는 부순정씨가 맡았습니다. 육지에서도 찾아보기 힘드는, 명사회자라고 합니다. 부순정씨는 "오늘 촛불을 상징하는 의미로 붉은 티를 입었다"고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첫 순서는 강정마을 김성규 시인의 시 낭송입니다.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언제는 평안을 누렸던가
      언제는 평화만 있었던가
      오랜 인고 끝에 우리는 매달렸다
      무너짐은 일으킴을 위한 터전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타는 가슴으로 이어진 이들
      끝없는 정열로 우리의 투쟁은 이어왔다
      다시 한 번 타오르라
      삶의 깊은 오지에서부터 용솟음쳐
      그대의 가슴에 불길을 일으키라
      멈출 수 없다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한반도 끝자락 넘어
      작은 섬 탐라의 자랑 일강정
      수많은 멸시와 조롱
      처절한 외면 속 그대들의 투쟁
      고독한 나그네의 길처럼
      외로운 싸움의 나날들
      멈출 수 없는 그대들의 함성
      저 물건너 한반도를 돌고 돌아
      이 땅의 이야기를 터뜨리라
      그대들의 울분
      그대들의 가슴의 열망
      온 한반도를 돌고 또 돌 때까지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그대 강정 작지만 작지 아니하다
강동균 회장이 앞에 나와 28일 서울에서 열린 강정, 쌍용자동차, 용산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제 강정 투쟁이 다시 전국화 된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어 싸우자고 다짐한 후 강정에서 가져온 촛불을 오영덕 제주환경연합 대표에게 전달했습니다. 오 회장은 다시 그 촛불을 대형초에 옮겨 점화했고, 대형 초에 옮겨진 촛불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옆사람의 촛불을 켜주는 촛불 이어켜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문규현 신부가 격려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문 신부가 오장에서 끓어오르는 소리로 '강정의 평화!'를 세 번 외치자, 참가자들도 성당이 떠나갈 듯 '강정의 평화'를 함께 외쳤습니다.
문 신부는 "우리는 지금 손에 손에 촛블을 듭니다. 평화의 촛불입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에 타오르는 건 횃불입니다. 평화의 횃불입니다. 촛불이든 횃불이든 이것은 봉화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줄기차게 강정 해군기지는 중국을 겨냥한 전쟁기지요, 미군기지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는 갈등이 격화되고 전쟁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고 외쳐왔습니다. 제주가 또 다시 야만의 섬, 비극의 섬이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호소해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 자기들끼리 비밀리에 국무회의에서 가결시킨 한일 군사협정은 우리의 우려가 사실이고, 진실임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6년을 하루도, 한 시도 쉬지 않고 평화를 외쳐왔으나 이제 더욱 절박해졌습니다. 더욱 정당해졌습니다. 방방곡곡에 평화의 촛불, 평화의 횃불이 타오르고 평화의 봉화가 높이 올라야 합니다."라며 1만 촛불, 1만 횃불, 1만 봉화가 오르는 순간 마침내 평화가 이기고 기도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사자후를 토하셨습니다.
발언을 마친 후 다시 '강정의 평화!'를 세 번, 온 몸이 떨리도록 외치는 문규현 신부를 따라 참가자들도 '강정의 평화!'를 심장에서 울려오는 간절함을 담아 외쳤습니다.  
이 날은 마침 문규현 신부의 영명(세례명을 받음)일입니다. 평통사는 영명한 지 38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38송이의 백합을 준비하였고, 지킴이가 이 꽃다발을 전해드려 강정마을을 위해 애쓰신 노고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달려온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그 동안 국회에서 활동한 것을 보고하겠다"며 해군기지 특위를 위한 활동에 매진하여 108명 의원의 서명을 받았지만 여당의 반대로 개원과 동시에 특위를 구성하려던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고 보고하고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150명 의원 서명을 달성하여 반드시 해군기지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전국에서 진행될 촛불문화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다음달에 진행될 강정평화대행진 역시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알려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강정의 평화를 염원하는 메모쪽지가 가득 꽂힌,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커다란 판을 장하나 의원에게 전달했습니다.  
꽃다지 멤버로 활동하다가 제주도민이 된 조성일 가수가 열창을 한 후 런던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정 해군기지 반대 캠페인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오랜 동안 마을에서 전투적으로 활동하던 엔지젤터의 모습이 영상에 등장하자 마을 주민들은, "아!" 하는 탄성을 내거나 박수를 치며 반가와했습니다. 엔지젤터가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활동을 했던 것입니다. 영국의 한 평화활동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정 사람들은 국제적인 절대권력에 맞서 싸우는 겁니다." 엔지 젤터는 이렇게 격려했습니다. "강정마을 여러분, 여러분들이 끝까지 싸우면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단호하고 진심어린 그의 호소에 마을 사람들은 박수로 호응했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 해남으로 향할 양윤모 선생이 나와 해남에 가져갈 촛불과 상징그림이 담긴 깃발을 전달받았습니다. 양 선생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강정 소식을 전하고, 각 지역 평화의 울림을 가득 담아 다시 강정으로 가져오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어 임정득 가수의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는 정열적인 공연으로 참가자들의 신명을 끌어올렸습니다. 흥을 참지 못하여 강동균 마을회장, 고권일 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그야말로 흥분과 신명의 도가니였습니다. 이런 시간이야말로 그 동안 쌓인 모든 피로와 갈등,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씻어내고 새로운 기운을 얻는 시간이죠. 마을 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았는데, 둥글이가 만든 영상은 참가자들의 마음을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영화 아바타를 활용하여 만든 이 영상은, 영상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해군기지를 막아내기 위한 전국적 투쟁에 나서게 하는, 출정 영상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15분이나 되는 영상이었는데도 참가자들은 영상에 몰입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습니다. 웃고, 박수치면서요.
마지막으로 제주 행사에 참가한 주민 모두가 단상으로 올라와 앞으로 전개될 전국적인 촛불행사와 7월 말부터 전개될 도보행진, 그리고 하반기 투쟁의 승리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자는 "6년이나 싸워오신 주민들이십니다"하고 소개말을 하다가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을 떠뜨리기도 했습니다. 사회자가 "주민여러분, 감사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참가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로 주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주민들도 눈시울이 붉어지며 참가자들을 향해 인사했습니다. 이렇게 주민들과 함께 전국의 모든 평화세력이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반드시 제주 해군기지를 막아냅시다. 막자고요!
이제 모든 참가자들이 의자를 뒤로 물리고 강정댄스를 추며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주, 7월 2일에 강정촛불은 육지의 끝, 해남에서 첫 봉화로 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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