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7] [보령]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14) 비가 올 때가지 기우제을 지낸 인디언들처럼 우리도 해군기지 백지화 그 날까지 촛불을 끄지 맙시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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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은 대천해수욕장이 유명한 도시입니다. 남녘의 서해 해변을 짚어가다보면, 보령은 그 중간 쯤 위치해있습니다.
오늘 행사는 보령에서 평통사 결성을 위해 애를 쓰는 회원들이 안학수 준비위원장을 중심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안학수 위원장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시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행사는 시낭송과 평화메세지 낭송 등 낭송 순서가 많습니다.
보령에도 비가 내려 행사장소인 원형로타리의 널따란 잔디가 반쯤 물에 잠겼습니다. 그 곳에 의자를 놓고, 천막을 치고 행사를 시작합니다. 다행히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뜸해집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처음엔 30여 명이던 참가자들도 비가 그치고 행사 열기가 높아지면서 점점 불어나 70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지나던 시민들이 가던 발길을 멈추고 참가한 덕분입니다.
이 날 행사는 보령시 민주단체협의회 이종협 대표가 사회를 맡았습니다.
김영석 대전충청평통사 대표와 보령평통사 안학수 준비위원장이 인사말을 한 후 강정에서 가져온 촛불을 보령시민에게 전하는 촛불 전달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촛불전달에 나선 양윤모 선생은 "강정 투쟁은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 덕분에 지속되고 있다"며 보령시민들에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문규현 신부는 부산을 비롯한 여러 지역이 비가 퍼붓는 중에도 촛불행사를 진행해왔다고 소식을 전하면서 "명박스러운 비가 촛불을 꺼보겠다고 하지만 그 어떤 곳도 비 때문에 촛불을 켜지 못한 곳이 없다"며 비가 내리는 중에 행사를 시작한 보령 참가자들을 격려했습니다.
문 신부는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왔습니다.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해군기지가 전면 백지화 될 때까지 촛불을 밝힙시다!"고 힘차게 말씀했습니다.
문규현 신부는 또 새만금 삼보일배를 할 때 보령시민들이 보여주었던 뜨거운 환영의 마음과 평화를 향한 염원을 기억하고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우리가 든 촛불은 구국의 봉화다"며 "이 촛불을 앞으로 7만2천7백 개의 촛불로 확대하여 기어이 평화대통령을 만들어내자"고 호소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 남쪽, 중간에 있는 보령이 중심을 잡고 평화와 생명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희망이 되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다음으로 지역에서 많은 분들의 존경을 받는 안세환 목사가 발언을 해주었습니다.
안 목사는 "강정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정약용 선생이 수탈당하는 민중의 고통을 애통해하며 지었다는 애절량의 싯구가 생각나고 의분이 솟았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끝까지 힘내어 투쟁하자고 격려하였습니다.
이어 홍성에서 오신 이현조 시인이 시낭송을 해주었습니다. 이현조 시인은 강정문제 해결을 위해 작가들과 함께 임진각에서 강정까지 도보순례를 했던 분입니다. 이 시인은 "엎어지고 넘어져 무릎이 꺾여도/ 일어나는 아기는 기필코 걸음마를 배워/ 한 걸음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아이야 일어나 걸어라/ 한라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지구촌으로/ 강정이 이어지게 하거라"며 강정주민들에게 응원의 시를 바쳤습니다.
다음으로 소설가인 서순희 회원이 강정마을을 위해 작성한 평화메시지를 낭독했습니다.
"우리가 강정마을을 지키려는 것은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한반도를 물려주기 위한 몸부림입니다...우리가 뭉치지 않는다면 강정은 전쟁기지가 되고 민족이 또 다시 싸워야 하는 비극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하나된 한반도, 전쟁없는 평화의 강정을 위해 촛불을 끄지 맙시다."
작가들이 시와 메시지 낭송을 마치자 문규현 신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외쳐봅시다"며 "강정에 평화!", "구럼비야 사랑해!"를 선창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문 신부의 선창에 호응하여 목이 터져라 "강정에 평화!", "구럼비야 사랑해!"를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보령의 밤하늘에 평화의 목소리가 퍼져나갑니다. 시민들이 밖으로 나와 행사장을 바라봅니다.
이어 대전에서 호평을 받았던 마당극 패 '좋다'가 만담공연을 펼쳤습니다. 이명박 정부를 풍자하는 마당극이 시작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가까이 다가옵니다.
강정 해군기지 문제의 본질을 밝히고 한반도 평화 실현의 절박성을 호소하는 동영상이 상영된 후 가수 허설의 노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허설의 서정적이면서도 용기를 주는 노래는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참가자들은 '한번 더"를 외쳤습니다.
아무도 하자는 소리를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강정댄스를 추었습니다.
행사을 마무리할 즈음, 비가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보령에 내린 오늘 비는 명박스러운 비가 아니라 하느님이 도와주신 비네요.
오늘 보령행사로 충청지역 촛불 행사는 모두 끝났습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강정을 위해 더 큰 힘을 모아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남았습니다.
내일은 평택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강정 촛불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