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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0] [대구]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18) 대구가 희망입니다. 대구를 믿습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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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20_대구]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18)
대구가 희망입니다. 대구를 믿습니다.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서울로 치면 명동쯤 되는, 젊은이들의 왕래가 많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해군기지 백지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촛불이어켜기 열여덟번 째 행사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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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촛불행사는 대구평통사 김찬수 공동대표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대구평통사 회원들, 천주교 대구 정평위와 신도들, 청년학생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등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전 순서로 강정 주민들의 투쟁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김성규, 양윤모 두 분의 강정 촛불 대구 전달식.
대구 시민들은 강정 평화와 한반도 평화의 염원이 담긴 촛불을 소중히 받아안았습니다. 양윤모 선생이 인사말을 한 후 강정마을주민 김성규 시인이 자신의 시 ‘강정에 산다는 것은’을 낭송했습니다. 시인의 처절한 고향사랑 고백은 참가자들을 모두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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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에 산다는 것은/ 눈물을 가슴에 달고 다니는 것이다/ 구럼비 깨지는 소리 멀리서 들릴 때/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주체 할 수 없는 눈물/ 기어이 참아 내야만 한다
강정에 산다는 것은/ 아픔을 머리에 이고 가는 것이다/ 콘크리트 잔인한 무덤에 생매장 당할 때/ 몸도 마음도 그곳에 다가가/ 기어이 무덤 속으로 무덤 속으로 다가가/ 잔인한 죽엄의 현장에서 하나 둘 죽어간다
강정에 산다는 것은/ 상처를 업고 가는 것이다/ 무너지는 마음과 마음들 틈새로/ 간간히 흐르는 서러움의 핏줄기/ 잔인한 도살의 현장에서/ 울부짖는 그 긴 죽엄의 비명처럼/ 어쩌지 못하는 울분을 감춰야 하는 서러움이/ 가슴 가슴을 타고 다닌다
강정에 산다는 것은/ 고통을 달고 다니는 것이다/ 생명수 내리는 물줄기 구석구석마다/ 삶의 피부 그 깊숙한 곳으로 찌르는 꼬챙이/ 누구라도 참지 못할 그 아픔 속에서/ 기나긴 날들의 이야기를 일궈야 한다
아! 강정에 산다는 것은/ 구럼비 그 아픔만큼/ 구럼비 그 상처만큼/ 구럼비 그 고통만큼/ 울고 또 울어야 하는 운명 앞에/ 처절한 눈물을 감춰야 하는 것이다
아! 강정에 산다는 것으로/ 내 눈물은 여전히 가슴을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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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정 평화촛불의 사도, 문규현 신부가 발언에 나섰습니다.
문 신부는 이명박 정부가 우리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우리로 하여금 각종 장벽들을 초월하여 더 가까워지고 자주 만나게 했다. 그 중 가장 크고 충격적인 선물이라면 바로 이곳 대구에서, 이렇게 우리가 평화의 촛불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인사했습니다.
문 신부는 일제치하 치욕스러운 삶을 처절하게 노래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지은 이상화 시인이 대구 출신임을 상기시키고 "사실 대구시민들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위기에 처하고, 어둠 속에 갇혀있을 때마다 누구보다 용기 있고 강력하게, 횃불을 들었고 봉화를 높이 올렸습니다. 1907년에 벌어진‘국채보상운동(國債報償運動)’도 바로 여기, 대구에서 처음 시작되어 전국으로 번져나갔습니다. 박정희 유신정권 하에서 대구 지식인들이 많이 저항했고, 희생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언젠가부터 대구가 보수꼴통의 본산이네, 변화 불가 지역이네 하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억울하죠."
문 신부의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박수로 공감을 표했습니다.    
문규현 신부는 "대구시민들은 그처럼 마음마저 빼앗겨 식민지처럼 지배당해 왔지만, 이제 아닙니다."며 밀양 주민들의 투쟁을 소개하고 "영원한 식민지는 없습니다. 영원한 독재도 없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빼앗긴 숲에도 반드시 봄은 옵니다. 빼앗긴 마음들, 미약한 영혼들에게도 자존과 자부심이 돌아옵니다."고 격려했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노예, 무력의 노예, 과거의 노예로 살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들을 빼앗기고, 봄조차 빼앗기는 일은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밝히는 이 평화의 촛불은,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생명의 횃불입니다. 큰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온 나라에 알리고 백성들의 각성과 궐기를 호소하는 구국의 봉화입니다. 강정의 평화는 한반도의 평화이고 동북아의 평화이며 온 세계의 평화입니다. 가장 혹독한 시기마다 민족의 빛이요 정신이 되어주었으며, 앞선 행동으로 갈 길을 안내했던 대구시민들게 이제 강정을 지켜주시고, 평화의 기둥이 되어 달라 청합니다."
문 신부의 격정적인 호소는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으며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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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함께 감상해봅시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개벽>(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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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행사의 백미는 샹뜨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의 ‘강정아’ 합창이었습니다. 20여 명의 수녀들은 화음을 넣어 합창을 해주었습니다. 강정을 향한 사랑, 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실려 참가자들의 마음을 적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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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후 민주노총 대구본부 부위원장이 나와 강정마을 주민들과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고통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연대하여 싸워나가자고 힘찬 결의발언을 해주었습니다.
이어 용산 참사에 관한 영상 상영이 있은 후 함철호 인권운동연대 대표가 나와 용산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함 대표는 "대선을 앞둔 지금, 주자를 바꾼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 두 사람의 힘이 아니라 천만의 가슴, 천만의 눈물로, 우리 자신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 이것이 중요하다"며 진보민주세력의 분발을 촉구했습니다.
영화 아바타를 각색한 강정 평화 영상이 상영된 후 가수 임정득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대구 출신의 이 가수는, 제주시에서 열린 두 번째 강정 촛불행사에서 열창을 하여 큰 호응을 받았지요. 이 날도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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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강정 댄스는 지금까지 지나온 그 어떤 도시보다 힘차고 즐겁고 신이 났습니다. 대구의 잠재되어있는 평화 통일의 저력이 살아나 반동과 수구의 역사를 뒤집어버릴 그 날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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