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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25 [안동]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21) 문규현 신부 초청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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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25_안동]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21)
문규현 신부 초청 강연회
 
스물 한 번 째, 안동 촛불은 문규현 신부의 초청강연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7월 25일(수) 오후 7시, 안동 가톨릭 상지대학 두봉관에 13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전국에서 모아온 강정응원 깃발들이 벽을 장식하고 구럼비 그림도 전시했습니다.
아바타 영상 상영과 양윤모 선생의 촛불 점화를 마친 후 문규현 신부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1시간 10분 가량의 강연은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으며 때때로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했습니다.
문규현 신부의 강의록 전문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본향은 전주입니다만, 요즘 ‘강정 사람’이라 불리는 문규현입니다.
귀한 자리 마련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6월 28일부터, 다시 길 위에 있습니다.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한 삼보일배, 사람의 길, 생명의 길을 묻고 찾기 위해 나섰던 오체투지에 이은, 강정 살리기 대장정, 평화 순례입니다. 동서남북,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를 지그재그로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와 체력도 속일 수 없고, 폭우 폭염에 고단합니다만, 어느 지역을 가도,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이 구호는 단지 강정에 관한 것만이 아닌, 이명박 정부 아래 국가폭력과 공권력, 탐욕에 의해 희생된 이들을 하나로 만드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시대, 정의와 평화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5명의 세입자와 경찰특공대 1명이 불타 죽은 용산참사,해고노동자 22명이 자살한 쌍용차, 76만5천 볼트 초고압송전탑 건설을 7년 째 막다가 결국 분신 자결로 항거한, 밀양 고 이치우 어르신과 촌로들, 4대강 개발로 농지를 잃고 쫓겨난 농민들, 골프장 건설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농민들, 핵발전소 반대하며 고생하는 지역주민들, 부당해고 철회를 외치며 몇 년 째 농성 중인 노동자들...
이런 분들이 평화의 촛불을 밝히며, 자기들 설움도 토해내고 ‘강정아 힘내라’고 외쳐주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크게 작게 다 힘들고 아픈 면면들이 있으시죠. 그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존재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의 첫 번째 핵심은, 국가가 한 작은 마을을 향해 무차별로 가해대는 반민주와 폭력으로부터 정의와 민주주의를 다시 찾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맨 앞머리 선언입니다. 그러나 강정마을 주민들은 매일 같이 맨몸으로 경찰 방패를 붙잡고 “강정마을 살려줍서, 살려줍서.” 목 놓아 호소합니다. 오랜 마을공동체가 깨지며 사라지고 있어요.
강정마을 인근에 풍림리조트라고 있어요. 그 리조트를 마을 근처에 들이기까지 몇 년 동안 주민들은 공청회를 하고 또 하며, 숙고했답니다. 그런데 해군기지는 위미, 화순에서 거부당한 걸 강정에다가 한달만에 꼼수와 작전으로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마을주민이 1900명인데, 찬성주민 87명 만들어, 다들 바깥 일 나간 한 낮에, 자기들끼리 은밀하게 통과시키곤, 그걸 지금까지 법적 근거로 삼고 있는 겁니다.
문재인 씨가 몇 달 전에 제주에 와서 그런 고백을 했습니다. “주민 동의 절차가 제대로 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었다.”
최근엔 해군 아파트를 짓겠다고 해군이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해서 강정마을 주민들이 다들 쫓아가서, 막았습니다. 설명회가 어려우니까 해군은 공청회장 방송실에서 녹음 한 걸 틀었어요. 그래놓곤 주민설명회가 아주 잘 치러졌다고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가관도 아닙니다.
게다가 해군과 공권력은 주민탄압과 인권유린을 일상적으로 자행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에는 법이라는 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해군과 경찰, 공권력 천하입니다. 주민들에게 어떤 폭력행위를 해도 그들은 결코 처벌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하지도 않은 행위로 기소되고 벌금형을 받습니다. 범죄 없는 마을이 지금은 범죄자 천국이 되었습니다.
지금 현재 4명이 감옥에 있습니다. 며칠 전엔 여성 1분을 경찰이 상황을 날조해서 구속했습니다. 신부전증 환자예요. 지난 2월엔 수녀님들 18분이 묵주기도를 하다 연행되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도 없던 일입니다. 천주교 신부는 1명이 구속되었고 12명이 재판을 받았습니다. 목사님도 1분 구속됐지요.
저도 몇 번 째인지 모르게, 제주법정을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최근엔 천주교 미사전례까지도 못하게 방해합니다. 어떤 정권에서도, 길어야 1시간인 천주교미사를 허용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최근 상황은, 강정을 향해 ‘죽어라, 더 죽어라, 확실히 죽어라’ 합니다. 매일 확인사살을 해대는 것 같습니다.

정부나 해군은 강정 해군기지가 '민군복합 관항미항'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얼마 전에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해서 민간 선박 입출항 허가권을 관할 부대장이 행사토록 했습니다. 결국 ‘민군복합 관광미항’이란 제주도민과 국민을 현혹시키기 위한 겉포장에 불과하고, 본질은 명백하게 군사기지라는 것을 더욱더 분명히 한 것입니다. 거기다 대법원은 해군과 사업자 주장에만 근거해서 해군기지 건설이 적법하다는 판결까지 내렸습니다.

요즘 대선의 계절인지라 대권주자들이 강정마을과 해군기지 해법을 놓고 설왕설래합니다.
박근혜는 해군기지가 미래 성장 동력이랍니다. 전쟁과 기지촌으로 먹고 살잡니다. 군인이고 독재자였던 아버지의 딸다운 발상입니다. 박근혜는 또 강정일대를 하와이처럼 만들자고 주장합니다. 하와이에서 오래 살았던 미국 군사기지전문가 백구한씨는 한국 초청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와이야말로 강정마을이 되고 싶다. 하와이는 군사기지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오염 때문에 농사도 지을 수 없고 물도 마실 수 없어 모두 외부에서 조달한다. 이런데도 박근혜가 하와이처럼 되자고 하는 건, 무지하거나, 이권이 걸려있거나, 어리석기 때문이다.“
박근혜와 그 측근들은 군사정권과 유신독재, 천민자본주의로 길들여진 사람들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정치 풍경을 30년 뒤로 돌려버렸습니다. 그래서 요새 박근혜를 일컬어 “빠꾸해, 빠꾸해” 한다죠.
그러나 박근혜식과는 전혀 다른 비전선언도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민주당의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강정마을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가졌습니다. 이분은 강정 문제의 심각성을 지난 4.11 총선 때에 비로소 알게 되었고, 그 뒤 나름 꽤 아파하고 고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아예 강정마을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그분의 출마선언 일부를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제가 이곳 강정마을에서 출마 선언식을 가진 것은 앞으로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당당하게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폭정과 인권학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부터 중단시키고 유신독재 잔재 박근혜의 집권을 저지하고 민주공화국 깃발 들고 '사람답게 함께 사는 세상', '탕탕평평 인권국가'를 향해 함께 길을 떠나자"
현재로선 어려워 보입니다만, 이런 분이 대통령 되면 참 좋겠지요.
제주 해군기지가 불가한 두 번째 핵심은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선포된 근본 취지대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정마을은 일강정, 즉 강정이 제주에서 제일 좋은 마을로 불렸습니다. 제주 다른 지역에는 없는 용천수가 흐르며 쌀농사가 유일하게 가능한 지역입니다. 해군기지 수용에 가능하게 의회가 날치기로 해제시켜주었습니다만, 강정마을 일대는 절대보전지역이었습니다.
제주는 우리가 참으로 사랑하고, 세계에 자랑하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그러나 그토록 아름다운 섬에, 극단적으로 슬프고 비극적인 역사가 있습니다. 4.3입니다. 4.3은 1948년, 4월 3일 남한단독정부 수립 반대시위에서 비롯되어 근 몇 년 동안 3만여 명의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학살된 사건입니다.
강정마을도 어김없이 4.3 비극을 겪었어요. 이 마을에도 당시 희생자 가족들이 있습니다. 한 날 한 시에 떼죽음을 당해, 동네마다 제삿날이 같은 집들이 부지기수이지만, 제주사람들은 그동안 4.3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두려워했습니다. 그동안 역대 정부가 살해당한 양민들을 빨갱이라고 몰아 부치며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사죄하길 거부해왔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오랜 노력 끝에, 참여정부에 들어서서 비로소 제주는 2005년에 ‘평화의 섬’으로 선포됐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만행을 사죄하고, 다시는 그런 역사적 비극을 반복하지 말자는 의지로 선포한 것입니다.
그런 제주에 느닷없이 해군기지가 들어선다 하고, 저토록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일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은 4.3 6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작은 4.3을 겪고 있습니다. 4.3 이후 처음으로, 육지진압경찰이 들어와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4.3의 고통과 후유증이 여전히 깊고 깊은 제주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고, 위로하며, 치유하기 위한 여정은 이제 시작인데, 그런 섬에 다시금 전쟁기지를 만들겠다 하고, 강정 주민들을 저토록
가혹하게 대하는 건, 상식적인 정부나 인간의 양심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해군도 진짜 국민의 군대라면 저럴 수 없는 것입니다. 자국민을 적처럼 포로처럼 취급하면서, 누구를 지키고, 무엇을 위한 안보란 말입니까.

그렇다면 왜, 이 정부는 이토록 무리수를 두면서 미친듯이 해군기지 건설에 매달리는 걸까요?
화물선을 보호하고 중국으로부터 이어도를 사수한다, 이런 논리도 있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해경이 하는 일인 겁니다.
저는 이명박 정부의 본질적 속성인 천박한 장사꾼 논리, 삼성과 대림 등 재벌들과의 결탁과 탐욕도 분명 악의 축이라고 봅니다. 또 다른 개발사업, 재벌 퍼주기 사업인 거죠.
또 한편으론 해군이 자기 세력을 넓히고 각종 이권과 진급 자리를 만들려는 욕심도 중요한 동력일 겁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제주 해군기지가 바로 미국의 대중국 봉쇄를 위한 동북아 전략기지 재편전략과 맞물려있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경제적 군사적으로 대항 가능한 대국이 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10년 동안 치른 전쟁과 경제위기로 인해 재정적자가 엄청납니다. 군비삭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대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사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대중국 봉쇄를 목표로 하는 ‘아시아 신냉전’입니다.
이를 위해 한-미-일, 미-일-호주, 미-일-인도 등, 세 가지 축을 잡고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짐작하시겠지만, 한미일 동맹입니다. 한미일 동맹의 핵심 타겟은 중국입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하다 들통 나서 보류 중인 ‘한일 군사협정’도 이런 과정의 하나인 겁니다. 일본 자위대가 합법적으로 무력을 행사할 명분을 터주는 거죠. 미국으로선 자위대의 역할이 필요하니까, 부추기는 겁니다.
지금 감옥에 간 이상득이 자기 동생 이명박을 “뼛속까지 친일 친미”라고 했잖습니까.
국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니까 일단 미뤄두긴 했지만 올림픽에 국민들이 정신 팔려있는 사이, 이명박은 미국과 일본에 대한 선물로 ‘한일 군사협정’을 전격처리할지도 모릅니다. 정신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제주 해군기지는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이 미군기지라고 말합니다.
얼마 전에 제주에 있는 중국 총영사에게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중국에선 해군기지를 뭐라 생각하느냐? 했더니 ‘미군기지’라고 답했어요.
'아시아로의 귀환’. 이렇게 선언한 미국은 해군력의 60%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당연히 동아시아에 더 많은 기항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제주가 중국을 향한, 딱 구미에 맞는 환상적인 위치에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정부가 열심히 기지 지어놓으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 등에 따라 미국이 사용하고 싶으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거든요.
미군이 해군기지 쓰기 시작하면, 차츰 공군기지도 차출되겠죠. 강정 마을 옆 모슬포에 일제가 지어놓은 공군기지가 그대로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바로 코앞에서 벌어지는 적대적 상황을 그냥 눈 뜬 채, 손 놓고 보고 있겠습니까. 벌써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 제주와 제주 앞바다가 동북아 화약고, 전 세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육지에서 떨어진 저 멀고 먼 섬 제주와, 그 섬에서도 가장 멀고 작은 강정마을의 운명에 관한 것이 아니죠. 바로 우리 자신, 한반도 전체의 운명과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또 다시 외세에 의한 대결과 전쟁 구도에 휩싸이고 갈등과 긴장, 군비확장의 악순환에 내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자기돈 안 쓰죠. 한국정부가 비용 다 지출해야 합니다. 지금도 국가재정에서 군사비 지출이 제일 많습니다. 경제가 안 좋으니 그걸 줄여 교육, 복지, 서민층에 쓸 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작은 나라가 또다시 강대국 틈바구니의 무한군비경쟁 속에 휘둘리면 미래가, 희망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강정, 너 죽어라, 너 죽어라’ 해도 결코 물러설 수 없습니다. 좌절하고 포기할 수 없습니다.

괴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이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틀 속에 갇히지 말고, 꿈을 꾸고 도전하라, 이런 말이겠죠.
그래도 목적지로 향하고 방향감각을 찾기 위해, 지금 우리가 역사적으로 어느 시점에 있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군사정권과 개발독재에서 먹히던 국가 중심주의는 그 수명을 다하고,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 중심주의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국민들이 더욱 강력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국가 중심주의는 국민의 뜻을 묻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대통령이, 공권력이 결정합니다. 그 결정이 천부당만부당 억울해도 국민은 꼼짝없이 받아들여야 했고, 저항하면 진압당하고 추방당했습니다. 감옥 가고 사형도 당했습니다.
그러나 완력과 공권력에 의존하여 국가가 일방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국민들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습니다. 지금 강정, 밀양, 용산, 삼척, 영덕 등등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국가중심주의의 끝물이고,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힘들어도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가져야 합니다. 참된 국민 중심의 시대, 아래로부터의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민자본주의와 탐욕, 성장 중독과 개발지상주의도 명을 다했습니다. 무한경쟁 무한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판명 났습니다. 우리는 지금 생명의 시대로, 성숙과 성찰의 시대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가진 자가 더 갖고, 또 가지려는 것, 남을 짓밟고 나만 성공하고 잘 살면 된다는 것, 시골사람들 희생시켜 도시사람들 편안하면 된다는 것, 이런 부도덕한 사회구조와 잘못된 정신세계도 점점 힘을 잃고 있습니다.
또한 전쟁과 폭력,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평화와 상생, 돌봄과 나눔의 시대로 향하길 간절히 열망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참으로 불쌍하고 슬픕니다. 분단과 동족 간 전쟁을 너무도 크게 겪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는 아직도 정전 협정 상태에 있습니다. 60년 동안 준전시 상태로 있는 겁니다.
그만해야지요. 다시는 겪지 말아야지요.
이런 아프고 비참한 몰골을, 위험하고 무서운 미래를 어떻게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넘겨주겠습니까.

전국을 다니다보니 다양한 구호로 정리되더군요.
공사가 아닌 농사를.
삽질이 아닌 삶을.
포클레인이 아닌 경운기를.
핵발전소가 아닌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전쟁이 아닌 평화를.
폭력이 아닌 상생을.

이것은 단기적 구호나 정책이 아니라, 개인적 사고와 삶의 방향, 국가 비전과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희망찬 시대를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주체는, 표 얻으려고 선거 때 구호만 요란한 정치인들이 결코 아닙니다. 바로 국민 자신, 여기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이 시대는 특히 억울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별 볼일 없는 사람들, 사회적 희생자들이 새 역사의 주인공이요 역사의 영웅이 되고 있습니다.
나라가, 정치가, 법이, 공권력이 우리를 생각해주지도, 지켜주지도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일어나고, 우리 스스로 이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이렇게 변화해왔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희망입니다.
한 젊은이가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해군이 가지지 못한 무기: 시와 노래, 춤, 웃음, 상상력, 기도와 명상, 예배와 미사, 자발적 연대와 헌신, 그리고 무엇보다 사무치는 평화에 대한 간절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 그리하여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내일 모레 7월 27일은 1953년, 정전협정을 맺었던 바로 그 아픈 날입니다.
저는 지금 간절하게 세 가지를 소망합니다. 먼저, 파괴와 죽음만을 낳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외세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육지에서는 72,700개의 촛불을 모아,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에 한반도 평화협정실현의 봉화를 높이 올리는 것입니다.
둘째, 8월 4일, 1만 평화 촛불이 강정에서 대대적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제주 전역을 순례하는 강정평화대행진이 이뤄집니다. 이 열기와 염원을 모아 우리 힘으로 해군기지공사를 중단시키고,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강정마을을 세계생태평화마을로 재선언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치지 않고 열심히 싸워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잘 뽑는 것입니다. 생명과 평화의 대통령을 선출해서 2013년을 평화의 원년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비난과 푸념만으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미래에 대한 책임감만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우리는 더불어 뜻 깊고 의미 있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새 역사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해서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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