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0] 제주해군기지 이용 선박 항로, 범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 침범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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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보도자료
강정마을회/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보도자료] 제주해군기지 이용 선박 항로, 범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 침범
-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지타당성,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되어야
- 친환경공법으로 그린베이스를 지향한다는 국방부 해명 무색
지난 2012년 8월 발간한 제주도 의회 행정자치전문위원실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는 선박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범섬의 핵심지역과 천연기념물 421호, 442호 문화재보호구역을 관통할 수밖에 없다. 이는 세계적 보존가치가 있는 천혜의 환경 제주 근해를 파괴할 것이 분명하다.
도의회 행정자치전문위원실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참고자료(2012. 8)”에 따르면, “항로법선은 30도를 넘지 않아야 하고 항로 굴곡부 중심선의 곡률반경이 대상 선박길이의 4배 이상”이어야 하며 “변경된 항로법선(30도 항로법선, 사실상 군의 최초설계 항로)이 해양보호구역과 서귀포시도립해양공원을 침범하고 있어 공유수면매립 승인처분에 중대한 변경사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해군은 이 지역에 밀집한 각종 보전지역을 침범하지 않는 방식으로 77도 급선회하여 입출항하는 항로로 원안을 변경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경우 입출항 각도가 너무 급격해 서건도(썩은섬) 인근의 수중암초들과 좌초할 우려 등이 제주도로부터 제기되어 왔다. 강정마을회와 제주도 의회, 심지어 제주도지사조차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15만톤큽 크루즈는 물론 실질적으로 1만톤 이상의 선박이 30노트 이상의 외력(바람)조건하에 입항할 경우 그 안전성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총리실 주도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는데 이 시뮬레이션은 그 중립성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국 항로법선에 대해서만큼은 기존안이 변경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주재하고 국방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국토해양부장관 등이 참석한 2012. 2. 29(수)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보다 더 안전하고 원활한 입출항을 보장하기 위해서 크루즈선 항로를 변경(항로법선 77°→30°)”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가 2012년 9월 5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도면을 받아 확인해본 결과, 30도 항로법선은 서귀포시도립해양공원만이 아니라 범섬 인근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core zone)과 범섬문섬의 천연기념물 421호 문화재보호구역을 관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방부의 자료에 의하면 범섬의 핵심지역은 범섬 우측 내륙을 기점으로 반지름 1km의 동심원으로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되어 있다.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왼쪽으로는 핵심지역 지정을 의도적으로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로 변침각이 30도일 경우 범섬의 핵심지역을 관통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도면은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변침각 30도의 항로 역시 저수심지역인 기차바위 근처를 통과하고 있고 서건도 앞 암초지대를 인접하여 설정되어 250m 폭의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준설 등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피할 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77도 항로, 30도 항로 모두 지리적 환경적 면에서 부적합함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고 있다. 해군과 한국정부는 항만건설이 불가능한 지역에 무리하게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안대로 항로가 확정될 경우 세계적인 자연유산이 밀집된 이 항로를 통해 미국의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이지스함, 그리고 한국해군의 대형수송함(semi-항공모함)과 이지스함, 잠수함 등이 드나들 것이다.
지금 제주 서귀포시에는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WCC(세계자연보전총회)가 열리고 있다. 여기에서 전세계는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세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며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명백한 환경파괴를 해군기지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WCC의 정신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어제 WCC 프레스 클럽에서 제주해군기지가 “친환경공법으로 건설되고 있고, 무엇보다 그린베이스를 지향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방부와 해군은 임기응변과 궤변을 중단하고 즉각 객관적이고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환경영향평평가와 입지타당성 조사를 전면 재실시해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