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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11_강정마을 소식] 오늘도 일곱 번 고착, WCC 대응과 마을복구에도 나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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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소식

2012.9.11(화)

오늘은 100배가 시작되기 전, 오전 6시 30분부터 레미콘 차량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평통사를 비롯한 지킴이들은 오늘도 일곱번이나 경찰에 의해 들려나왔습니다. 
일부 지킴이들은 태풍으로 뜯겨나가 아직 복구하지 못한 마을 주민들의 비닐하우스를 정리하는 일에 나섰으며 또 다른 일부는 WCC 총회 대응에 나섰습니다. 그러다보니 공사장 앞 평화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힘이 부족해 공사를 중단시키지는 못하지만 불법공사에 대한 항의만은 멈출 수 없기에 고착되고 또 들려나와도 다시 정문 앞에 의자를 들고 가 앉습니다.

어제(10일) 경찰청장이 8월 8일 천주교 미사시간에 벌어진 경찰의 성체훼손 사건에 대해 강우일 주교에게 사과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과는 마땅한 것이지만 그 대상과 장소가 납득되지 않는 일입니다. 그래놓고 경찰은 공사장 앞 미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은 것처럼 언론에 언급했습니다. 참으로 야비한 일이죠.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 신자들은 이 같은 경찰의 기만적인 행태에 맞서 보란듯이 평소와 같이 공사장 정문 앞에서 미사를 진행했습니다.

정연길 목사와 박석진 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 인용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대한 경찰 답변자료에 따르면 "강정관련 집회시위관리를 위해 2011.8.31부터 2012.6.30까지 총 144개 부대 11,667명이 동원되었으며 관련 경비로 선박료 6억 5,903만원, 숙박료 6억 8,946만원이 지출"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식비를 포함하면 수십 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불법공사를 엄호하고 지원하는 데 쓰여진 것입니다. 

강정포구 앞바다에선 어제처럼 준설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럼비 바위를 발파하기 위한 천공 작업도 진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탁방지막 훼손 여부를 확인하러 온 것으로 추정되는 공무원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만, 제주도 차원이든 국회 차원이든 불법공사 현황에 대한 파악과 대응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오후 2시 경,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회원들이 강정마을회의 방문 요청에 응하여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 아름다운 제주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강동균 마을회장 (사진제공 : 시사제주)

IUCN 소속 이사와 회원 등 50여명은 의례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주도대책위와 마을회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 민군복합관광미항의 허구성, 미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등이 드나들게 되는 문제점 등을 설명했습니다.

강동균 회장은 "세계자연보전총회에 참가한 여러분들이 제발 아름다운 제주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 여러분의 손으로 강정을, 제주를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 간담회에 참여한 IUCN 이사진 및 회원들 (사진제공 : 시사제주)

간담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강정포구로 이동해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구럼비와 강정 앞바다를 확인했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기지사업단 정문 앞으로 와 경찰이 지킴이들을 고착시키면서 레미콘 차량의 통행을 지원하는 기막힌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경찰에 의해 다른 지킴이들과 함께 고착되기도 했습니다. WCC 정도야 별 것 아니라는 식입니다. 
한편 '인간과 자연의 모임(CHN)'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총회 현장에서 긴급 사안으로 해군기지 중단을 요청하는 WCC 발의안을 제출한 30여 개 단체 활동가들은 안건 상정 여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안건으로 다루어질지, 다루어질 경우 어떻게 처리될 지 관심이 높습니다.


▲ IUCN 회원들이 강정포구에서 해군기지 현장을 확인하고, 강동균 회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 제주투데이)

모든 일정이 끝나고 오랜만에 모두 모여 저녁을 먹으려던 지킴이들은 느닷없는 마을 사이렌 소리에 입에 올리던 수저를 내려놓았습니다. 해군이 기지사업단 정문 앞, 둔덕 부근에 또 팬스를 설치하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사업단 측은 주민들까지 가세한 강력한 항의를 받고 물러갔지만,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습니다. 고착을 더욱 쉽게 하고, 우리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내일 아침 그곳이 어떤 모양으로 변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근거로 아무데나 팬스를 친다는 말인가요? 이미 쳐진 팬스도 상당부분 불법적인 것인데 이런 불법이 횡행하니, 경찰이 불법 운운하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구속된 정연길 목사와 박석진 국장은 내일은 이감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처리할 서류가 많아서 이감일이 내일, 또는 모레가 될 수도 있다네요. 
오늘 두 사람은 구속적부심을 준비하기 위해 변호사와 만났습니다. 오늘 새롭게 확인한 사실 중 하나는, 기지사업단 정문 위에 달려있는 CCTV는 그 용도가 방범용이기 때문에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자료들을 검찰이 영장청구용 자료로 사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이 CCTV를 용도 외에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지사업단에 대한 법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구속적부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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