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8]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타결에 즈음한 긴급 기자회견문-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위협하는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강력히 반대한다!
평통사
view : 3356
-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타결에 즈음한 긴급 기자회견 -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위협하는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강력히 반대한다!
한미당국이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통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기존 300km에서 800km로 늘리고, 550km 미사일에 대해서는 탄두 중량을 1,000kg으로, 300km 미사일은 탄두 중량을 최대 2000kg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현재 500kg으로 제한된 무인항공기 중량도 2,500kg까지 늘리는데 합의했다.
남한의 미사일 전력은 북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사거리 연장은 불필요하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우리 정부가 이번에 미사일지침을 개정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남쪽의 미사일 전력이 북에 비해 2~3배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800~900기 중 대남용이라 할 수 있는 스커드 B, C는 모두 400기이며 한국군이 보유한 단거리 미사일은 1,170기이다. 뿐만 아니라 탄착정밀도에서 최소 8배 이상 차이가 나고 반응속도도 크게 앞서는 등 성능에 있어서도 남한의 탄도미사일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순항미사일의 전력까지 포함한다면 남북 간 미사일 전력 격차는 한층 크게 벌어진다. 북한에는 없는 순항미사일을 남한은 이미 지상과 해상에 실전 배치하고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미 군축협회의 대럴 킴벌 사무총장도 "시간적인 지체가 있을 수 있으나 북한의 모든 목표물은 이미 한국에 의해 공격이 가능하고 미국도 이를 타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북한의 미사일이 남한군에 실제적인 군사적 위협이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한미당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하고 무인항공기 중량을 대폭 늘이는 것은 대북 선제공격 전략을 실행하고 주변국과의 군비경쟁 국면에로 본격 진입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은 대북 선제공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 대응조처를 명분으로 삼아 이른바 ‘능동적 억제’를 국방정책지침으로 채택했다. ‘능동적 억제’란 북한 위협에 대비 북의 핵과 미사일 기지, 전쟁지휘부 시설, 핵심전력 등을 선제 타격하거나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될 때 북의 핵·미사일 시설을 먼저 공격하는 '선제타격' 작전계획을 확정했다고 한다. 또 북한이 선제타격을 받고 확전하거나 전면전을 감행해올 경우에는 3일 내에 북한 전체 화력의 90%를 궤멸시키는 계획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문화일보 2012. 5. 3)
뿐만 아니라 한미 연합군 사령부는 올해 8월 20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연습한 것으로 확인됐다.(MBC, 2012. 9. 11)
이처럼 이명박 정부는 대북 선제공격을 위한 군사전략과 작전계획, 전쟁연습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천 수석이 7일 발표에서 "만약 북한이 무력공격이나 도발할 경우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을 조기에 무력화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효과적이고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미사일 사거리 연장이 곧 대북 선제공격 전략을 실행하는 수단으로서 추진되고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은 북한의 핵,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반도를 극단적인 군사대결로 몰아가는 조치이다. 또 이는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armed attack occurs)”로 자위권을 한정하는 유엔헌장 제51조 위반이며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 제5조에도 반하는 불법적인 것이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 봉쇄전략에 가담하는 것이다.
미사일 사거리를 800km로 연장하면 중국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를 포함하여 중국 동북부의 상당 지역이 사정권 안에 들게 된다. 또한 800km 이상, 탄두중량 무제한으로 탄도미사일 연구 개발시험까지 가능해짐으로써 한국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중국 전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대북방어에는 불필요한 최대 작전반경 1800km의 F-15K도입이나 미 항모전단 정박을 전제로 건설되는 제주해군기지가 중국에 대한 견제와 포위를 노리는 것처럼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역시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 봉쇄전략에 본격 가담하는 것이다.
당장 관영 신화통신 등이 경계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서 보듯이 중국은 이에 대해 중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미사일 지침 개정을 조건으로 MD 참여 등 미국 요구를 수용하는 밀실 합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역행하는 미사일 사거리 연장과 무인항공기 중량 확대에 동의해준 이유는 무엇인가?
천영우 수석은 7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확충을 위해 대북 감시 정찰 능력과 MD 능력도 함께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방부는 개정된 미사일 지침을 토대로 미사일 능력을 실시간 발휘할 수 있도록 탐지-식별-결심-타격이 즉각 가능한 일련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9월 10일 프랭크 로즈 국무부 부차관보는 "한국·호주와 탄도미사일방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슬린 힉스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 부차관은 지난달 24일 MD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과 관련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하면서 "굳이 미사일을 사용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레이더망을 통해 기여할 수도 있다"고 구체적인 참여 방안까지 제시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미국은 이명박 정부의 미사일 지침 개정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미국의 핵심적 요구인 MD 참여에 대한 밀실 합의를 관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 2차 북핵 실험 이후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위해 한국이 미국 MD에 참여하는 이른바 ‘패키지딜’을 검토했던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한중관계의 마지노선”이라고 간주하는 것에서 보듯이 한국의 MD 참여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의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서 동북아에 심각한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14조원에 이르는 F-35, 글로벌 호크 등 대규모 미국산 무기도입 계약을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 짓기를 원하고 있다. 또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경비(비인적 주둔비)의 42%만을 방위비분담금으로 부담하고 있다면서 이를 50%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국회도 이에 대해 철저히 추궁하여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미사일 지침 개정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군비경쟁을 야기할 것이다.
미사일 지침 개정은 군사기술적 차원에서 한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능력을 보유함으로써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주변국과의 본격적인 군비경쟁에 돌입하기 위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는 국방부가 2013년부터 미사일 전력증강 예산으로 5천억 원씩을 반영해 주도록 요청했다는 것에서 보듯이 국방예산 증액으로 이어질 것이다. 대북 정책 차원에서는 북을 노골적으로 자극하고 북의 군비증강을 야기하여 북의 붕괴를 유도하게 될 것이다. 미사일 지침 개정을 두고 북한 전역을 남한 어디서나 타격할 수 있다는 언론의 대대적 보도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이명박 정권의 파탄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비판여론을 잠재우고 야권 대선 후보의 한반도 평화공약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미사일 전력의 압도적인 대북 우위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전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미국 MD에의 한국이 참여하는 길을 터줄 미사일 지침 개정을 강력히 반대한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미사일 사거리 연장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이명박 정부에 엄중히 촉구한다.
2012. 10. 8.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