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9] 강정마을 소식 - 통나무도 노숙에 나서다/ 박석진 국장에 대한 2회 공판 열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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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시작된 24시간 공사는 10월 28일과 11월 4일 잠시 중단되었지만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11월 10일 새벽, 두 번째로 강정에서 제작된 케이슨 공사가 완료되자 공사는 다시 중단되었고 경찰 병력도 철수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개되고 있는 공사 양상은 케이슨 제작이 완료되면 24시간 공사가 잠시 중단되고 하루나 이틀 다음 공사 준비를 진행한 후 5~6일간 24시간 공사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10일)과 내일(11일) 공사는 일시 중단되고 12일부터 다시 24시간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24시간 공사저지 활동이 전개된 지 벌써 3주째, 지킴이들은 지칠대로 지쳐 나가떨어지기 직전입니다.
지킴이들과 주민들은 조금이라도 공사를 지연시키기 위해 기지사업단 정문 앞에 자전거와 장작용 통나무를 갖다놓았습니다.
사람이 없을 때는 의자 위에도 통나무을 놓아둡니다.
사람이 부족하니 밤에는 노숙용 패드 위에도 통나무를 놓습니다. 사람과 통나무가 함께 노숙을 하는 겁니다.
삼성, 대림의 용역이자 하수인인 경찰들은 사람들 뿐 아니라 그 통나무와 자건거들도 하나씩 옮겨놓습니다.
이런 일을 세상에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명분도 없고 불법적이며 부실하기까지 한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위해 수 백명의 경찰이 동원됩니다.
경찰은 한 밤중에도 대기하고 있다가 사업단의 연락을 받으면 내장까지 보일 것 같은 조명등을 켜고 '고착작전'을 폅니다. 자고 있는 사람들을 그대로 들어다 도로에 던져놓기도 하고 어둠을 이용하여 무리하고 교묘하게 팔을 꺾어 지킴이들에게 고통을 줍니다.
단 1분이라도 더 버텨야 공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는 지킴이들은 온 몸에 피멍이 들고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어도, 단 한 번도 공사차량을 그대로 보내는 일이 없습니다.
다행히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조차도 예산 삭감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하니,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밀어부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게 되기를 고대합니다.
한편 박석진 국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9일 오후 2시, 제주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제주지역 목회자 등 기독교인들은 공판 전에 법원 앞에 모여 구속자 석방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공판에서 변호인은 검찰측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판사도 검찰측이 제출한 증거자료들 중 많은 부분을 본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과도하고 무리하게 범죄혐의를 씌우려는 검찰 측의 무책임한 행태가 다시 한 번 드러나는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변호인은 박석진 국장의 업무방해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 측이 제출한 40여 장의 영상증거자료 CD를 모두 검토한 결과 수 시간 동안 연좌하여 공사를 방해했다는 검찰 측 주장이 대부분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영상자료 중 사업단 팬스 위에 설치한 CCTV를 통해 확보한 영상자료들은 공사장 보호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부분까지 촬영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증거자료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판사는 보다 자세하게 논지를 밝혀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판사는 지난 1회 공판에서 변호인이 요청한 현장검증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가?" "경호상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하는 등 곤혹스러워 하더니 다음 기일에서 결정하자고 하였습니다.
3회 공판은 11월 27일 오후 2시에 열리며 변호인이 증인으로 요청한 구슬환 서귀포 경찰서 경비과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과 주요 영상자료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변호인은 가족들과 협의하여 다음 주 중에 박석진 국장에 대한 보석신청을 진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