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31~2013. 1. 1] 제주해군기지 예산 부대조건, 선 검증 후 예산집행/정부는 즉각 공사 중단해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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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의 현장에서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몇 년간 질기게 싸운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은 2012년 대선 패배로 인해 큰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2012년 마지막 날, 제주 해군기지 예산을 비롯한 내년도 예산에 관해 국회에서 마지막 협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국회 앞으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협의가 되면, 곧바로 본회의에서 처리를 한다니, 비장한 마음들을 여미고 나왔습니다. 평통사는 강정구 상임대표와 오혜란 사무처장을 비롯한 사무처 실무자들이 칼바람을 맞으며 국회로 나갔습니다.
며칠 동안 국회 앞에서 살다시피한 강동균 회장과 마을 주민들을 비롯하여 십 수명의 사람들이 오전 9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전액 삭감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며 100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강정에서도 지킴이들이 강정교 위에서 100배를 같이 올렸습니다. 평통사는 배종열 상임대표를 비롯하여 10여 명의 회원들이 주민들과 같이 새해를 맞기 위해 강정을 찾았습니다. 공사는 12월 31일에도, 1월 1일에도 거침없이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요구하며 백배를 올리고 있는 활동가들(사진출처 한겨레)>
오후 2시에 열린다던 본회의는 오후 4시로, 다시 7시, 그리고 9시 이후로 연기되었고 결국 해를 넘겨 새벽 6시 경에야 결론이 났습니다. 201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여야 합의로 부대의견을 달아 거의 다 통과되었는데 그 부대조건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2011년 11월 7일 국회 예결위 제주해군기지소위원회의 권고사항인,
1.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할 것
2.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3.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 보수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위 3개 사항을 70일 이내의 기간 내에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 단 70일이 경과될 때까지 국회보고를 위한 의사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서면 보고로 대체한다.
그리고 제주해군기지, 크루즈 시설, 친수시설 등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방위사업청과 국토부 예산을 적절히 구분해 편성토록 한다"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여야 합의로 전액 통과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비통함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산 집행 부대조건이 희망이 근거입니다. 부대조건을 요약하면 "검증 먼저, 국회에 보고 후 예산 집행"이므로 정부는 이에 따라 즉각 공사를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검증기간 만이라도요. 또 국회는 3가지 조항에 대한 검증에 책임있게 대처할 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겨레 기사 보기 : 여도 야도 우왕좌왕..새해 첫 새벽 날샌 국회(2013. 1.2)
국회 앞에서 밤새도록 100배를 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새해를 주민들과 함께 맞기 위해 강정으로 내려간 사람들의 마음도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국회 앞에서, 공사 현장 앞에서, 그리고 강정포구 앞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에 나선 사람들은 그 투쟁의 자리에서 새해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로 끌어안으며 위로했습니다. 다시 용기를 내자고 격려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새로운 투쟁의 길이 열릴 거라고, 그러니 다시 시작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3년 1월 1일 오전 7시 30분. 강정포구 방파제 위에 올라선 사람들은 잿빛 하늘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먹구름 뒤에서 해가 당당히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떠오르는 해. 그 해를 향해 주민들은 제를 지냈습니다. 지킴이들,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제주도와 육지에서 온 사람들도 함께 마음을 모았습니다. 바다가, 바람이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해, 새로운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당장 제주 해군기지 문제 검증을 위한 70일간의 공사 유예기간 동안 해야 할 일들을 빨리 정리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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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2013년 1월 1일 그 사이에도 레미콘은 밤새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을 통과하고,
강정마을 새해맞이 행사 - 1월 1일 오전 7시, 포구에서 용왕신에게 강정의 평화를 기원하며 제를 올린다.
해군기지 백지화 염원 가득 백배를 하고
가장 작은 고을 강정에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라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