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12. 12] [퍼옴] 5개 비핵지대조약에 관한 비교 고찰
평통사
view : 2593
5개 비핵지대조약에 관한 비교 고찰
(A Comparative Study on the Existing Nuclear-Weapon-Free Zone Treaties)
이 철 기(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Ⅰ. 서 론
전대미문의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핵무기의 등장은 세계평화와 인류의 안전에 심각하고도 긴급한 과제를 던져주었다. 핵무기를 근절시키고 핵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인류의 노력은 계속되어 왔으며, 특히 소수 강대국들에 의한 핵무기 독점은 비핵국가들로 하여금 자국의 안전과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만들었다. 그러한 노력의 하나가 바로 비핵지대의 창설이다.
비핵지대는 일반적으로 핵무기 자체가 완전히 부재할 뿐만 아니라, 핵무기 사용이 금지된 지역을 의미한다. '비핵지대'(nuclear-weapon-free zone: NWFZ)의 개념은 1950년대 중반이후 발전해 왔는데, 비핵지대 구상은 두가지 각기 다른 필요에서 제기되었다. 하나는 세계적인 핵무기 비확산(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해당지역 국가들에 의한 핵무기 개발을 방지함으로써 해당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보장하려는 의도이다. 비핵지대화 구상의 또 다른 의도는 역내국가들에 대한 역외 핵무기국가들의 핵무기 사용을 방지하려는데 있다. 이는 비핵지대조약들이 원래 역내 핵위협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했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보유 강대국들로부터 핵위협 제거를 중요한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서 분명히 나타난다.
기존 비핵지대조약들은 해당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그 성격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점들을 반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N총회의 결의들은 비핵지대 개념의 일반적인 정의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75년 UN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는 '비핵지대의 개념'(the concept of a nuclear-weapon-free zone)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비핵지대는 UN총회에 의해 그 지위가 인정되고, 어떤 국가집단이 주권의 자유로운 행사를 통하여 조약 또는 협약에 의해 설정된 지대로 간주될 수 있다.
(a)적용지대의 경계를 설정하는 절차를 포함한, 해당지대에 적용되어지는 핵무기의 전반적인 부재(total absence)를 내용으로 하는 규정(statute)이 확립되어 있으며,
(b)그러한 규정으로부터 발생하는 의무의 이행을 보장할 '국제적 검증 및 통제체제'(an international syatem of verification and control)가 설립된다."
1957년 폴란드에 의해 중부유럽에 대한 비핵지대 창설이 제안된 이래, 현재까지 중남미, 남태평양,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한반도 등 5개 지역에서 비핵지대가 창설되는 성과가 있었다. [틀라텔롤코 조약](Treaty of Tlatelolco)으로 불리는 [중남미 핵무기금지조약](Treaty for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in Latin America)을 비롯해, [남태평양 비핵지대조약](South Pacific Nuclear Free Zone Treaty) - 일명 [라로통가 조약](Treaty of Rarotonga),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African Nuclear-Weapon-Free Zone Treaty) - 일명 [펠린다바 조약] - (Traety of Pelindaba), [동남아시아 비핵지대조약](Treaty on the Southeast Asia Nuclear Weapon-Free Zone) - 일명 [방콕조약](Bangkok Treaty),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그것이다.
이처럼 이미 5개 지역에서 비핵지대가 창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비핵지대조약들의 특징에 관한 분석과 그 성격에 대한 비교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무엇 보다도 남북한은 1992년 1월 20일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를 핵무기가 없는 지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다른 비핵지대조약들에 대한 분석은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의 성격을 규명하고 그 문제점을 분석하는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논문의 목적은 다음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존의 5개 비핵지대조약들에 대한 성격 비교를 통해, 비핵지대조약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성을 찾아내고 아울러 각 비핵지대조약들의 특수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성격 비교는 적용지역을 설정하는 기준과 지리적 범위, 조약이 규정한 규제대상과 서면국들에게 의무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기본적인 금지조치들, 무해통항권과 기항권, '소극적 안보보장'(NSA)을 포함한 국제적 보장문제, 검증제도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다른 비핵지대조약들과 비교를 통해 [한반도비헥화 공동선언]의 특징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 현재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1992년 2월 19일 본문 교환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등으로 인해 사실상 그 기능이 정지돼 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가 다시 재개될 경우 공동선언의 이행문제와 관련해 양측간에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의 보완점을 검토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Ⅱ. 비핵지대의 성격
1. 비핵무기지대て비핵지대て비핵화 개념 비교
일부에서는 "비핵무기지대"(nuclear-weapon-free zone: NWFZ)와 "비핵지대"(nuclear-free zone: NFZ) 그리고 "비핵화"(denuclearization) 개념의 차이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우선 "비핵무기지대"(NWFZ)와 "비핵지대"(NFZ)의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라로통가 조약]의 경우, 핵무기 뿐만 아니라 핵폐기물의 덤핑과 평화적 목적의 핵실험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핵무기지대"(NWFZ)와 달리 "비핵지대"(NFZ)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도통가 조약]의 공식 명칭 역시 [남태평양 비핵지대조약](South Pacific Nuclear Free Zone Treaty]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주장은 일명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NPT체제 이전에 설립된 [틀라텔롤코 조약]을 제외하고, 그 이후의 비핵지대조약들이 모두 평화적 목적의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구분은 별 의미가 없다. NPT체제는 핵무기 뿐만 아니라 "기타 핵폭발장치"(other nuclear explosive devices)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일반적인 명칭은 "nuclear-weapon-free zone(NWFZ)"으로 통일되고 있는 형편이며, 우리말 해석은 "비핵무기지대" 보다는 "비핵지대"로 통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비핵지대"와 "비핵화"가 다른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특히 이 문제는 남북한간에 1991년 12월 31일에 채택한 바 있는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서 "비핵화" (denucleariz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국내에서 일부 제기된 바 있다. 이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한이 주장해온 "한반도 비핵지대화"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관련해서, "비핵화"는 "비핵지대"와는 다음 몇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한에 대한 핵무기국가들의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핵무기국가에 의한 핵우산의 철폐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핵무기 적재 함정 및 항공기의 영토와 영해내 기항 및 통과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UN과 [제네바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 CD) 등 국제군축관련 회의에서는 "비핵지대"(NWFZ)와 "비핵화"(denuclearization)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비핵화"가 "비핵지대"와 다른 개념이라는 주장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무기 존재 및 사용을 여전히 유지하려는 한국의 자의적 의도를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비핵지대"와 "비핵화"의 개념이 서로 다르며 이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은 개념을 작위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결과로써,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펠린다바조약](Treaty of Pelindaba)의 시초가 된, 1964년 [아프리카단결기구](OAU)에 의해 채택된 선언의 명칭은 [아프리카 비핵화 선언](Declaration of the Denuclearization of Africa)이다. 또한 아프리카 비핵지대와 관련해 UN총회에서 1961에 채택된 결의를 비롯하여, 그 후 매년 아프리카비핵지대 창설을 촉구하기 위해서 채택된 결의의 명칭에는 "아프리카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Africa)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틀라텔롤코 조약]의 경우에도, 조약의 성립과정과 조약문상에 "비핵화"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틀라텔롤코 조약]의 시초가 된 바 있는, 1962년 11월 볼리비아 등 일부 남미국가들에 의해 UN총회에 제출된 결의안의 명칭은 [중남미비핵화지대에 관한 결의안](Draft Resolutionon a Latin America Denuclearized Zone)이다. 또한 중남미 비핵지대 창설을 위해 1966년 5월에 설립된 준비위원회는 [중남미 비핵화 준비위원회](Preparatory Commission for the Denuclearization of Latin America)라는 명칭을 지니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틀라텔롤코 조약]의 조약문상에는 "비핵화지대"(denuclearized zones)와 "중남미 비핵화" (denuclearization of Latin America) 표현들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2. 비핵지대와 NPT체제의 관계
비핵지대 구상은 한편으로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NPT체제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비핵지대는 적어도 핵무기의 수평적 확산을 방지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으며, 비핵지대조약들이 추구하는 주요한 조치의 하나인 핵무기의 비보유(non-possession)는 실제로는 NPT체제의 준수를 의미한다. NPT체제 출범의 중요한 동기를 제공한 폴란드의 [라팩키계획](Rapacki Plan)의 골자는 폴란드를 포함하여 주변의 체코와 동서독 등 중부유럽을 비핵지대화하자는 것이다.
핵무기의 확산을 방지하려는 목적의 NPT체제와 관련해, 비핵지대의 창설은 세가지 다른 동기에서 추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핵무기 보유 강대국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써, NPT체제하에서 핵무기 보유가 인정된 '핵무기국'(nuclear-weapon state)들은 세계적인 NPT체제의 유지라는 차원에서 특정지역의 비핵지대화를 지지하거나 추진해 왔다. 한반도비핵화는 남북한에 의한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 일본의 핵무기 보유를 방지하려는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국들의 의도가 중요한 동기로 작용한 경우이다.
둘째는 비핵지대를 창설하려는 지역의 비핵무기국가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써, 역내에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거나 개발하려는 의도를 지닌 이른바 '문턱국가'(threshold state)들을 겨냥하여, 이들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거나 이미 개발된 핵무기를 폐기시키려는 동기이다. 대부분의 기존 비핵지대조약과 비핵지대화 제안들은 역내국가들의 이같은 동기에서 출발하였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지역의 비핵지대화를 꾀하고 있는 [펠린다바 조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목적을 띠고 있다. 실제로 [펠린다바 조약]의 탄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1991년 7월의 NPT 가입으로 가능했다. 또한 중동과 남아시아에서의 비핵지대화 제안은 각각 이스라엘과 인도를 겨냥한 것이다.
셋째는 NPT체제하에서 핵무기를 독점하고 있는 핵무기국가들로부터 자국의 안전과 안보를 확보하려는 비핵무기국가들의 동기이다. NPT 협상과정에서 핵무기국가들과 비핵무기국가들간에 심한 대립을 보인 점은, 비핵무기국가들이 핵무기 보유를 포기하는 경우 핵무기국가들의 핵공격과 핵위협으로부터 어떻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NPT협상은 비핵무기국가들에 대한 안보보장을 조약에 포함시킬지의 여부와 그 구체적인 형태에 관한 합의를 도출해 내는데 실패했다. 다만 NPT 제7조에 "본 조약상의 어떠한 규정도 어떤 국가집단이 각기 자국 영토에서 핵무기의 완전한 부재를 보장하기 위해서 '지역조약들'(regional treaties)을 체결하는 권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NPT가 비핵지대조약 체결을 통한 비핵지대의 창설을 비핵무기국가들이 핵무기국가들로부터 안보보장을 받는 방안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핵무기국가들에 대한 안보보장은 조약체결에 앞서 1968년 6월 19일, UN에서 '적극적 안보보장'(PSA: positive security assurance)의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의 형태로 채택된다. 그러나 집단안보방식에 의해 핵무기국가로부터 침략이나 침략위협을 받은 비핵무기국가를 다른 핵무기국가들이 지원한다는 이같은 PSA방식의 실효성에 대해 많은 비핵무기국가들이 의문을 표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비핵무기국가들에 대한 안보보장문제는 NPT 서명후의 모임에서 또 NPT평가회의들에서 계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결국 비핵무기국가들에 대한 안보보장문제는 1978년 제1차 UN군축특별총회 이후, 핵무기국가들이 비핵무기국가들에 대해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개별적으로 약속하는 '소극적 안보보장'(NSA: negative security assurance) 형식을 취하게 된다.
비핵지대와 NPT체제의 관련성은 비핵지대조약들의 검증제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비핵지대조약들은 평화적 핵활동이 핵무기 개발에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IAEA와 [안전협정](safeguards agreement) 체결을 통해 이 기구의 사찰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틀라텔롤코 조약] 제13조는 IAEA와 [안전협정] 체결을 통해 IAEA의 통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라로통가 조약]과 [펠린다바 조약] 그리고 [방콕 조약] 역시 IAEA와 [안전협정] 체결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비핵지대는 NPT체제의 강화와 NPT체제하에서 비핵무기국가들에 대한 안보보장문제와 관련해, 1995년에 개최된 [NPT 재검토 및 연장회의](NPT Review and Extention Conference) 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NPT 재검토 및 연장회의]는 NPT를 항구적으로 연장하는 결의문과 함께, [핵 비확산과 군축의 원칙와 목적](Principles and Objections for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Disarmament) 의 결의문을 별도로 채택한 있다. 그런데 이 결의문은 NPT의 충분한 실현과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추구하여야할 원칙와 목표들을 7가지의 표제하에 열거하고 있는데, 그 7가지 표제 가운데 하나로서 비핵지대를 들고 있다. 비핵지대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5. 관련지역내 국가들간에 자유롭게 채결한 약정(arrangements)에 기초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된 비핵지대조약의 설립이 세계와 지역 평화를 향상시킨다는 확신을 재확인한다.
6. 특히 중동과 같은 긴장지역에서, 모든 대량파괴무기금지지역의 설정 뿐만 아니라 비핵지대의 발전은 각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가운데 우선적 과제로서 장려되어야 한다. 2000년의 재검토회의 때까지 추가적인 비핵지대의 설립은 환영될 것이다.
7. 모든 핵무기국가들의 협력, 그리고 관련 의정서에 대한 이들 핵무기국가들의 존중과 지지는 비핵지대와 관련 의정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필수적이다.
그런가 하면, [NPT 재검토 및 연장회의]에서는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의 요청에 의해서, 모든 중동국가들이 예외없이 NPT를 존중하고 완전한 IAEA안전조치를 이행할 것과 아울러 중동지역에 핵무기와 기타 대량파괴무기금지지대를 조속히 창설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이 별도로 채택된 바 있다.
Ⅲ. 비핵지대의 기본조치
기존 비핵지대 조약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관련국가들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들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대별하면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비보유'(non-possession)와 '비배치'(non-stationing), '비사용 및 비사용위협'(non-use or non-threat of use)이 그것이다.
'비보유'는 역내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써, 비핵지대의 가장 기초적인 조치이다. 이는 핵무기의 제조(manufacture)て생산(production)て획득(acquisition)의 금지와 핵무기 보유를 위한 실험(test)의 금지를 내포하고 있다. 해당지역의 역내국가들이 모두 NPT당사국인 경우, '비보유'는 NPT체제의 준수를 의미한다. 반면 해당지역이 NPT 비당사국과 핵무기 보유국 - NPT가 인정하고 있는 "핵무기국가"(nuclear-weapon State)건 또는 사실상의 핵무기보유국이건 - 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특히 핵무기 보유국가가 있는 경우 핵무기의 포기를 조건으로 한다. 아프리카에서 [펠린다바 조약]의 성립도 남아프카공화국의 핵폭발장지 폐기와 NPT 가입으로 가능했다.
'비배치'는 비핵지대로 설정된 해당지역의 지리적 범위에 적용되는 것으로써, 핵무기의 접수(receipt)て비축(stockpiling)て저장(storage)て설치(installation)て전개(deployment)て수송(transport)등의 금지를 포괄하고 있다. 특히 '비배치'와 관련해 두가지 점에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하나는 핵무기를 탑재한 역외 핵무기국가 소유 핵함정의 영해 '통행'(transit) 문제이다. [UN 해양법협약](UN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은 외국선박의 영해에서의 '무해통항'(innocent passage)의 권리를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이것이 군함에도 적용되는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로 남아 있다. 다른 하나는 핵무기 탑재 함정의 '기항'(port calls)과 핵무기 탑재 항공기의 기착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미국 등 일부 핵무기국가들이 유지해 온 이른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NCND(neither confirming nor denying)정책에 의해 모호성이 더해 왔는데, [라로통가 조약]을 비롯해 대부분의 비핵지대조약 들은 이의 허용 여부를 개별 조약당사국에 일임하고 있다. 특히 함정의 기항과 항공기의 기착 문제는 해당국가의 절대적인 주권사항으로써 해당국가의 사전 허가가 필수적이다.
한편 '비사용 및 비사용위협'은 역외 핵무기국가들에 적용되는 것으로써, 비핵지대 성공의 중요한 요건 가운데 하나이다. 핵무기국가들이 해당지역의 비핵지대 지위를 존중하고 이를 보장하겠다는 의사가 없는 한 비핵지대 구상은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무기국가들이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 방지를 보장하는 것을 '안보보장'(security assurance)이라고 한다. '안보보장'에는 어떤 핵무기국가로부터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받은 비핵국가를 나머지 핵무기국가들이 적극적인 군사적 지원 등을 통해 안보보장을 제공하는 '적극적 안보보장'(positive security assurance: PSA)과 핵무기국가들이 비핵국가들에 대해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보장하는 '소극적 안보보장'(negative security assurance: NSA)이 있다.
UN총회 결의와 문서들은 비핵지대의 요건으로서 핵무기국가들의 이같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1975년 UN총회 결의는 핵무기국가들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UN총회에 의해 그 지위가 인정된 모든 비핵지대의 경우, 모든 핵무기국가들은 조약과 협약 또는 의정서와 같은 형식의 충분히 구속력을 지니는 '정식의 국제적 문서'(a solemn international instrument)를 통해 다음의 의무들을 약속하거나 재확인해야 한다.
(a) 비핵지대의 '설립문서'(the constitutive instrument) 역할을 하는 조약 및 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핵무기의 완전한 부재에 관한 모든 규정들에 대한 존중
(b) 비핵지대의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영토(territories)내에서, 앞서 언급한 조약 및 협약의 위반을 수반하는 행동을 행하는데 어떠한 형태로든지 이바지하는 것의 금지
(c) 역내국가들에 대해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의 금지"
한편 1978년에 개최된 [UN군축특별총회]의 [최종문서](Final Document) '62절'(paragraph 62)은 핵무기국가들의 의무를 보다 명확하게 다음과 같이 두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62. 비핵지대의 존중과 관련해, 핵무기국가들은 비핵지대의 합법적인 당국과 협상되어진 양식에 따라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해 약속 하도록 차례로 요청받았다.
(a) 비핵지대의 지위에 대한 엄격한 존중
(b) 역내국가들에 대한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의 금지"
이처럼 핵무기국가들이 역내 비핵국가들에 대해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보장하는 이른바 '소극적 안보보장'(NSA)은 비핵지대의 주요한 조치를 구성한다. 따라서 비핵지대 조약들은 핵무기국가들로부터 해당지역의 지위 존중과 '소극적 안보보장'에 대한 약속을 조약 본문에 부속된 의정서 형태로 부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의정서를 '보장의정서'(gurantee protocol)라 한다. [틀라텔롤코 조약]의 [부속의정서 Ⅱ]와 [라로통가 조약]의 [의정서 2], 그리고 [펠린다바 조약]의 [의정서Ⅰ]과 [방콕 조약]에 부가된 [의정서]가 바로 그것이다.
Ⅳ. 비핵지대조약의 현황
1. 중남미 핵무기금지조약
[틀라텔롤코 조약]은 인간 거주지역에 설정된 인류역사상 최초의 비핵지대화 조약일 뿐 아니라, 상설감시기관을 통한 국제적 통제체제를 설립한 최초의 협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남미 비핵지대화 구상은 쿠바미사일 위기가 그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 즉, 중남미 지역을 비핵지대화함으로써 쿠바가 소련 핵미사일 기지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62년 11월,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에쿠아도르가 [중남미 비핵화에 관한 결의안](Draft Resolution on a Latin America Denuclearized Zone)을 UN총회에 제출하였으며, UN총회는 1963년 11월 27일, 중남미 지역의 비핵지대화를 권고하는 [결의 1911(ⅩⅦ)]을 채택하였다. 또한 1966년 5월에는 [중남미 비핵지대화 준비위원회](Preparatory Commission for the Denuclearization of Latin America)가 설립되었으며, 이와 함께 조약안에 대한 본격적인 토의가 진행되었다. 토의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된 사항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폭발 실험의 허용을 포함한 핵의 평화적 사용의 용인문제였다. 이 문제는 특히 브라질에 의해 강력히 제기되었는데, 결국 동 조약 18조는 IAEA에 대한 사전통고와 감시를 조건으로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장치의 폭발"(explosions of nuclear devices for peaceful purposes)"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비핵지대조약의 현황
(라로통가조약은 96.3월, 기타 조약들은 96.1월 현재)
조약명 |
틀라텔롤코조약 |
라로통가조약 |
펠린다바조약 |
방콕조약 |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
서명
발효 |
67.2.14 서명
68.4.23 발효 |
85.8.6 서명
86.12.11 발효 |
96.4.11 서명 |
95.12.15 서명 |
92.1.20 서명
92.2.19 발효 |
형식 |
본조약 31개조
4개 부록
2개 의정서 |
본조약 16개조
4개 부록
3개 의정서 |
본조약 22개조
4개 부록
3개 의정서 |
본조약 22개조
1개 부록
1개 의정서 |
본문 6개항
1개 부속합의서 |
당사국
|
o본조약 32개국1
o의정서Ⅰ:프て네 て영て미(서명て비 준)
o의정서Ⅱ:중て프 て러て영て미(서명 て비준) |
o본조약 13개국2
o의정서1:프て영て 미(서명)
o의정서2:중て러( 서명て비준),프て 영て미(서명)
o의정서3:중て러( 서명て비준),프て 영て미(서명) |
o본조약 50개국
(서명)
o의정서1:5대핵국 (미서명)
o의정서2:5대핵국 (미서명)
o의정서3:프て스 (미서명)
|
o본조약 10개국 (서명)
o의정서:5대핵 국(미서명) |
o남북한 |
※ 보기 중:중국, 프:프랑스, 러:러시아, 영:영국, 미:미국, 네:네덜란드, 스:스페인
1. 쿠바는 서명했으나 미비준, 가이아나て세인트키츠て네비스는 비준했으나 미발효
2. 바누아투て통고는 서명했으나 미비준
<출처> UN Centre for Disarmament Affairs, The United Nations Disarmament Yearbook 1995(New York: UN Publication, 1996), pp.243-278; SIPRI, SIPRI Yearbook 1996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6), pp.769-784를 참고로 작성.
[틀라텔롤코 조약]은 1967년 2월에 조인되고, 1968년 3월부터 효력이 발효되었으며, 1990년과 1991년, 1992년 등 세차레에 걸쳐 개정된 바 있다. [틀라텔롤코 조약]은 31개조에 달하는 본 조약외에도 두 개의 [부속의정서](Additional Protocol)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부속의정서 Ⅰ](Additional Protocol Ⅰ)은 조약이 정한 적용지역내에 있는 영토에 대해 "법률상 또는 사실상"(de jure or de facto) 국제적 책임이 있는 "대륙외 또는 대륙내 국가들"(extra-continental or continental states) -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미국 - 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써, 이들에 의한 이 지역의 비핵지대화 준수를 규정하고 있다. 또 [부속의정서 Ⅱ](Additional Protocol Ⅱ)는 '보장의정서'(guarantee protocol)로서, 핵무기국가들에 대해 중남미 지역의 비핵지대 지위 존중과 조약당사국들에 대한 핵무기 사용 및 위협의 금지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1996년 1월 현재, 본 조약의 경우 30개 서명국 가운데 27개국이 비준을 완료했다. 또한 [부속의정서 Ⅰ]에는 관련당사국인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미국 4개국 모두가, [부속의정서 Ⅱ]에는 핵무기 보유 5개국이 모두 비준한 상태이다.
2. 남태평양 비핵지대조약
비핵지대 창설의 두번째 결실은 남태평양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1985년 8월, [남태평양포럼] (South Pacific Forum) 16개 회원국 가운데 13개국은 쿡군도(the Cook Islands)의 라로통가에서 남태평양 지역을 비핵지대화하는 내용의 [남태평양 비핵지대조약]에 서명하였다. 1996년 1월 현재 호주를 비롯해서 뉴질랜드, 파푸아 뉴기니아(Papua New Guinea), 피지(Fiji), 쿡군도(the Cook Islands), 키리바티(Kiribati), 나우루(Nauru), 니우에(Niue), 솔로몬군도(the Solomon Islands), 투발루(Tuvalu), 사모아(Samoa) 등 11개국이 비준한 상태이다. [라로통가 조약]의 성립은 당시 이 지역에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던 비핵화 분위기에 힘입은 바 크지만, 이 지역내에 있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프랑스의 빈번한 핵실험과 태평양에 방사능폐기물을 덤핑하자는 일본의 제안 등이 보다 직접적인 동기로 작용했다.
[라로통가 조약]은 전문과 본문 16개조, 그리고 4개의 부록(Annex)으로 된 본 조약과 역외강대국들을 대상으로한 [의정서](Protocol)로 구성되어 있다. [의정서 1](Protocol 1)은 이 지역에 영토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영국,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로 하여금 적용지역내에서의 핵무기 제조ㅗ배치ㅗ실험금지를 준수하도록 그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의정서 2](Protocol 2)는 미국ㅗ영국ㅗ구소련ㅗ프랑스ㅗ중국의 5대 핵무기국가들이 역내국가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을 것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의정서 3](Protocol 3)은 5대 핵무기국가들의 이 지역에서 핵실험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의정서에 대한 서명은 구소련과 중국만이 초기에 서명하였으며, 핵실험장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를 비롯해 서방국가들은 서명을 거부해 왔다. 그러다가 프랑스의 마지막 핵실험이 끝난 후인 1996년 3월 프랑스, 미국, 영국이 서명함으로써, 의정서 관련국가들이 모두 서명을 마친 상태이다.
3.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
아프리카대륙을 비핵지대화하는 내용의 [펠린다바 조약]은 1996년 4월 11일, 아프리카 50개국에 의해 서명 되었다. 아프리카 비핵지대의 창설은 1960년에 일부 아프리카국가들에 의해 아프리카의 비핵지대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UN총회에 제출된지 36년만의 결실이다. 아프리카에서 비핵지대 구상은 초기에는 프랑스 핵실험이 그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으며, 70년대 이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개발 의혹이 주요 동기로 작용했다.
1961년 UN총회에서는 아프리카 대륙내에서의 전면적인 핵실험금지와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비핵지대화한다는 내용의 UN총회 [결의 1652(ⅩⅥ)]가 통과되었으며, 한편 1964년 [아프리카 단결기구](Organization of African Unity: OAU)는 아프리카내에서 핵무기 통제와 제조 금지를 규정한 국제협약을 UN후원하에 체결할 것을 촉구하는 [아프리카 비핵화선언](Declaration on the Denuclearization of Africa) - 일명, [카이로선언](Cairo Declaration) - 을 채택했다. 아프리카 대륙내에서 핵무기의 실험ㅗ제조ㅗ사용ㅗ배치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핵무기 제조와 사용에 이용될 수 있는 무기 및 과학적 자료, 기술원조 및 기술이전을 전면금지하고 있는 이 선언은 같은 해 카이로에서 열린 비동맹정상회의에서 지지되었으며, 1965년 UN총회에서 [결의 2033(ⅩⅩ)]에 의해 승인되었다.
그 후, 아프리카 비핵지대화에 관한 관심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개발 의혹과 함께 1974년부터 재차 고조되었다. UN총회는 [아프리카 비핵화선언]의 이행을 거듭 요구하는 한편 [결의 31/69]를 통하여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핵분열 물질 및 기술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전금지를 촉구했다. 아프리카의 비핵지대 설립 문제는 그 후에도 UN에서 거의 매년 연례적으로 다루어져 왔다.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아프리카 비핵지대 창설에 결정적인 돌파구 역할을 한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NPT 가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91년 7월 NPT에 가입하고 9월에는 IAEA와 [안전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자체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으로 만든 6개의 핵폭발장치를 제조했으며 이를 NPT 가입 직전에 폐기했음을 1993년 3월에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종 조약문은 1995년 5월과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와 펠린다바에서 개최된 두개 전문가집단의 합동회의에서 마련되었으며, 6월 23일 OAU 정상회의에서 승인되었다. 또한 UN총회는 같은해 11월, 이 조약안의 내용을 지지하고 관련국가들에 조기 서명과 비준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라로통가 조약]과 형식 및 내용 면에서 매우 유사성을 띠고 있는 [펠린다바 조약]은 전문과 본문 22개조, 그리고 4개의 부록(Annex)으로 이루어진 본 조약과 여기에 부속된 3개의 [의정서]로 구성되어져 있다.
한편 3개로 이루어진 [의정서] 가운데, [의정서Ⅰ](ProtocolⅠ)은 5대 핵무기국가들이 역내국가들에 대해 핵무기사용 및 사용위협을 않을 것을 보장하는 내용의 '보장의정서'이다. [의정서 Ⅱ] (Protocol Ⅱ)는 이 지역에서 5대 핵무기국가들의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으며, [의정서 Ⅲ] (Protocol Ⅲ)는 이 지역에 영토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와 스페인에 대해 적용지역내에서 핵폭발장치의 획득て보유て배치て실험て방사능물질 덤핑을 금지하는 의무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 동남아시아 비핵지대조약
[동남아시아 비핵지대조약]은 1995년 12월 15일 방콕에서 ASEAN 회원국들에 의해 서명되었다. 서명국은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10개국이다.
동남아시아 비핵지대는 ASEAN국가들에 의해 1971년부터 추진되어 온 [동남아시아 평화ㅗ자유ㅗ중립지대](Zone of Peace, Freedom and Neutrality in South-East Asia: ZOPFAN) 창설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써, ZOPFAN의 이상을 계승하였다고 할 수 있다. ASEAN은 1971년 11월 27일, 동남아시아를 역외강대국들의 간섭으로부터 해방된 [평화ㅗ자유ㅗ중립지대](ZOPFAN)로 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콸라룸푸르 선언](Kuala Lumpur Declaration)을 채택했으며, 또 1976년 [ASEAN 일치선언](Declaration of ASEAN Concord)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평화지대의 조기달성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80년대 중반에 접어 들면서 비핵지대화 개념은 ZOPFAN의 중요한 구성요소(an important component)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1984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7차 ASEAN각료회의는 [ZOPFAN 실무집단](Working Group on ZOPFAN)에 의해 작성된 비핵지대화에 관한 권고를 승인하였다. 그러나 비핵지대화를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것은 1992년 이후로써, UN총회의 지지 결의가 한 몫을 했다. 동남아시아 비핵지대 창설에 실무적인 측면에서 큰 공헌을 한 것은 [아세안지역포럼](ASEAN Regional Forum)이다. [방콕 조약]은 전문과 본문 22개조, 1개의 부록(Annex), 그리고 1개의 의정서로 구성되어 있다.
5.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남북기본합의서]와 함께 1992년 2월 19일 정식으로 발효된 남북한간의 합의문서로서, 서문과 6개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한반도를 비핵지대화하자는 주장과 구상들은 그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다. 이같은 제안들은 1970년대 초부터 주로 외국학자들에 의해 동북아시아 비핵지대화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제기되어 왔다. 그 가운데 [알렌 화이팅], [윌리암 컨닝험], [몰톤 핼퍼린], [마에다 히사시] 등의 한반도 비핵지대화 주장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그 구상의 진보성에도 불구하고 내용상에 많은 문제점 및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학문적 차원의 막연한 구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한반도 비핵지대화 구상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동북아시아 비핵지대화 실현의 연장선상에서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기 보다는 주변 강대국들간의 이해관계 조정에 중점을 둔 강대국 중심안이라는 점이다.
한반도 비핵지대화 주장이 보다 현실적인 과제로 등장한 것은 북한에 의해 제기되기 시작한 1970년대 말부터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1978년 12월, 일본 사회당 대표단의 방북에 즈음하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비핵지대화를 공식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1980년 10월의 제6차 당대회 선언, 1981년 3월 일본 사회당과의 공동선언, 1984년 1월 최고인민회의 결의문, 1986년 6월 정부성명, 1987년 7월 외교부 성명 등을 통하여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꾸준히 주장하여 왔다. 또한 1990년 5월 31일에 발표된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한 군축제안]에서도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주장하면서 ⸁남한내의 모든 핵무기의 즉각 철수를 위한 공동 노력, ⸂핵무기 불생산て불구입, ⸃핵무기적재 외국비행기て함선의 한반도내 출입て퉁과 금지를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주장은 남한내의 미군철수와 전술 핵무기 철거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남한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국제정세의 변화와 남한고위급회담의 개최등 남북한 관계의 진전은 한반도 핵문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결국 세 차례에 걸친 접촉 끝에 1991년 12월 31일 남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하기에 이른다.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서문에서 그 목적을 "남과 북은 한반도를 비핵화함으로써 핵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에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공동선언의 이행과 비핵화에 대한 검증문제를 토의하고 실행하기 위하여 [남북공동핵통제위원회] 설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て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별도로 채택한 바 있다.
Ⅴ. 비핵지대조약들의 성격 비교
1. 적용지역의 범위
.조약의 적용되는 지역의 범위를 설정하는데는 두가지 기준 개념이 있다. 하나는 '영토' (territory) 개념이고, 다른 하나는 '외각 경계선'(outer perimeter) 개념이다. 전자는 조약당사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합한 지역을 적용범위로 하는 것이다. 후자는 조약당사국들의 영토 뿐만 아니라 공해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을 적용지역으로 설정하여 이러한 외각 경계선을 지도를 통한 도표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영토' 개념은 [펠린다바 조약], [방콕 조약],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이 채택하고 있다. 반면 [틀라텔롤코 조약]과 [라로통가 조약]은 '외각 경계선'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펠린다바 조약]은 그 적용지역의 범위와 관련해, "이 조약과 의정서는 아프리카 비핵지대내의 '영토'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영토'(territory)의 개념에 대해, "육상영토와 내해, 영해, 다도해 그리고 그 위의 영공, 뿐만 아니라 해저와 그밑의 하층토"로 정의하고 있다.
우선 [펠린다바 조약]은 그 적용지역의 범위와 관련해, "이 조약과 의정서는 아프리카 비핵지대내의 '영토'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영토'(territory)의 개념에 대해, "육상영토와 내해, 영해, 다도해 그리고 그 위의 영공, 뿐만 아니라 해저와 그 밑의 하층토"로 정의하고 있다. [방콕 조약]도 영토 개념을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적용지역을 조약당사국 등의 '영토' 뿐만 아니라 '대륙풍'과 '배타적 경제수역'(EEZ) 까지 포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핵무기국가들은 바로 이 점이 자신들의 국제해양법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방콕 조약]의 승인에 반대하고 있다.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적용지역의 범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공동선언과 함께 남북한이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표현된 "남"과 "북"이 각각 한반도 군사분계선 이남을 사실상 관할て통치하고 있는 한국과 군사분계선 이북을 사실상 관할て통치하고 있는 북한을 의미하며, 또 제11조에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을 "1953년 7월 27일자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이 적용되는 지역은 남북한의 관할권이 미치는 영토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외각 경계선' 개념을 채택하고 있는 [틀라텔롤코 조약]의 경우, 적용지역을 북미대륙을 제외한 광범위한 서반구 전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역내국가들의 영토는 물론 외각 경계선내에 위치한 역외국가들의 속령과 공해도 포함된다. [라로통가 조약]의 경우, 조약이 적용되는 외각 경계선을 [부록Ⅰ]에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외각 경계선을 표시하는 지도를 부속하고 있다. 적용지역은 동쪽으로는 [틀라텔롤코 조약] 적용지역의 경계선과 접하고, 서쪽으로는 호주의 서해안과 파푸아뉴기니에 접하며, 남쪽으로는 [남극조약]의 적용 한계선인 남위 60둁와 경계하며, 북쪽으로는 키리바티의 영해에 해당하는 북반구의 일부를 포함하여 대체로 적도와 경계선을 이룬다. [라로통가 조약]의 적용지역의 범위에는 [틀라텔롤코 조약]과 마찬가지로 공해도 포함된다.
2. 규제대상
비핵지대가 핵무기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핵무기의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고, 규제 대상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가의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규제 대상이 단지 핵무기만을 가리키는가 아니면 모든 핵폭발장치를 포함하는가. 또 핵무기의 개념이 핵탄두만을 의미하는지, 완전 조립상태에 한정하는지, 미사일 같은 운반수단까지를 포함하는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틀라텔롤코 조약]은 규제 대상을 "핵무기"(nuclear weapons)로 규정하고 있는데,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핵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고 전쟁 목적(warlike purposes)을 위해 사용하기에 적당한 일련의 특성들을 지니고 있는 장치"로 정의하면서, "그 장치의 수송(transport) 및 추진(propulsion)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도구는 그것이 핵장치로부터 분리할 수 있고 불가분의 부분이 아니라면, 이 정의에 포함되지 않는다" 밝히고 있다. 이처럼 대상을 핵무기로 구체화하고 있고, "전쟁 목적"에 한정하고 있는 것이 이 조약의 특징이다. 이는 "평화적 목적"(peaceful purposes)의 핵폭발장치의 실험과 보유를 사실상 허용하고 있는 [틀라텔롤코 조약]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다.
반면 [라로통가 조약]과 [펠린다바 조약]은 규제 대상을 단순히 핵무기 뿐만 아니라 "핵폭발장치"(nuclear explosive device)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두 조약은 똑 같이 '핵폭발장치'를 "사용 목적에 관계없이 핵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핵무기와 기타 폭발장치(other explosive device)"로 정의 하면서, "미조립과 부분 조립된 형태의 무기와 장치는 포함되나, 분리할 수 있고 불가분의 부분이 아니라면 그러한 무기 및 장치의 수송 및 운반수단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콕 조약]의 경우, 규제 대상을 "핵무기"로 표현하고 있는 점에서는 [틀라텔롤코 조약]과 동일하다. 그러나 평화적 핵실헙의 허용에 관한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핵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폭발장치"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서, 그 내용은 전쟁 목적이건 평화적 목적이건 모든 핵폭발장치를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는 [라로통가 조약] 및 [펠린다바 조약]과 같다 할 수 있다. 한편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규제 대상을 "핵무기"로 표현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3. 금지조치
모든 비핵지대조약들은 비핵지대의 2대 기본 조치인 '비보유'와 '비배치'를 조약당사국들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틀라텔로코 조약]은 핵무기의 실험(testing)て사용(use)ㅗ제조(manufacture)ㅗ생산(production)ㅗ획득(acquisition)의 금지와 핵무기의 접수(receipt)ㅗ저장(storage)ㅗ설치(installation)ㅗ전개(deployment) 및 어떤 형태의 보유(any form of possession)도 금지하고 있고, [라로통가 조약]은 핵폭발장치의 제조(manufacture)ㅗ획득(acquire)ㅗ보유(possess)ㅗ통제(control)의 금지와 핵폭발장치의 영토내 배치(stationing)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으로 [펠린다바 조약]은 핵폭발장치의 개발(develop)て제조(manufacture)ㅗ비축(stockpile)て획득(acquire)ㅗ보유(possess)ㅗ통제(control)의 금지와 핵폭발장치의 영토내 배치(stationing)를 금지하고 있고, [방콕 조약]은 핵무기의 개발(develop)て제조(manufacture)ㅗ획득(acquire)ㅗ보유(possess)ㅗ통제(control)의 금지와 핵무기의 영토내 배치(stationing) 및 운반(transport)을 금지하고 있다. 또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핵무기의 시험ㅗ제조ㅗ생산ㅗ접수ㅗ보유ㅗ저장ㅗ배비ㅗ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핵무기 실험의 경우, [틀라텔롤코 조약] 만이 평화적 목적의 핵실험을 허용하고 있을 뿐, 나머지 모든 비핵지대조약들은 일체의 핵실험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비핵지대조약들은 비핵지대가 갖추어야 할 이같은 기본적인 금지조치 이외에 몇가지 부가적인 금지조치들을 부가하고 있다. [라로통가 조약]은 방사능폐기물과 기타 방사능물질의 해상 덤핑(dumping)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남태평양지역에서 핵보유국들의 핵폐기물 덤핑과 일본의 덤핑 제안에 대한 우려에서 조약에 첨가되었다. 또 [펠린다바 조약]은 방사능폐기물과 기타 방사능물질의 덤핑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핵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방콕 조약]의 경우는 방사능폐기물과 기타 방사능물질의 해상 덤핑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더 확대하여 대기에서의 폐기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국내 영토나 다른 국가의 육상영토내에서는 IAEA의 기준과 절차를 따를 경우 이를 허용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의 경우,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비핵지대조약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NPT에서도 금지하고 있지 않다.
4. 무해통항 및 기항
비핵지대가 적용되는 지역내에 있는 해상의 경우는 육상과 다른 성격을 지니게 된다. 지상영토의 경우, 해당국가의 절대적 주권이 미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해상의 경우, 그것이 영해이건 또는 공해이건간에 다른 국제법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우선 공해의 경우, [UN해양법협약]은 "공해의 자유"(freedom of the high seas)를 규정하고 있어, 공해상에서는 모든 선박과 항공기의 자유로운 항해 및 통과가 허용된다. 이에 따라 공해를 적용지역에 포합시키고 있는 [틀라텔롤코 조약]과 [라로통가 조약], [방콕조약]의 경우, 영해를 제외한 공해수역에서는 핵무기를 적재한 군함이나 항공기라 하더라도 행해 및 통과가 허용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UN해양법협약]은 한 공해 또는 배타적 경제수역과 다른 공해 또는 배타적 경제수역간에 위치한 국제해협에서 "모든 선박과 항공기"(all ships and aircraft)의 '통과통항'(transit passage)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영해에서의 '무해통항'(innocent passage)이다. 선박에 대한 무해통항권은 국제법상 인정돼 온 관습이다. 그러나 군함도 무해통항권을 향유하는지는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문제이다. [UN해양법협약]은 "본 협약에 따라 연안국 또는 내륙국을 막론하고 모든 국가의 선박들(ships of all States)은 영해에서 무해통항권을 향유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비핵지대의 경우 이와 관련해 핵무기를 탑재한 역외 핵무기국가 함정의 무해통항권이 인정되는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한편 선박과 항공기의 '기항'과 '기착'의 경우, 해당국가의 절대적인 주권사항으로서 해당국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비핵지대조약들은 대체로 영해에서 무해통항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외국 선박 및 항공기의 기항 및 기착의 허용 여부는 해당국가에 일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라로통가 조약]과 [펠린다바 조약]의 경우, 우선 국제법에 따른 항해자유의 권리를 준수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또한 두 조약은 "각 조약당사국은 주권의 행사에 따라, 외국 선박과 항공기의 자국 항구와 공항에 대한 기항 및 기착, 외국 항공기에 의한 영공의 통과, 그리고 무해통항과 다도해 해상교통로 통항 및 해협의 통과통항의 권리를 벗어난 방식으로 자국 영해 및 다도해에서 행해지는 외국 선박의 항해를 허용할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자유를 보지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영해에서의 무해통항권은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반면 기항권은 해당국가에 일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반면 [방콕 조약] 제2조 2는 무해통항권과 관련해, [UN해양법협약]의 조항에 의한 무해통항권의 준수를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기항과 기착의 허용 여부는 [라로통가 조약] 및 [펠린다바 조약]과 마찬가지로 해당국가에 일임하고 있다. 한편 [틀라텔롤코 조약]의 경우, 무해통항권 및 기항권과 관련해 명시적 규정를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이것은 조약 협상 과정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문제로써, 조약 초안을 작성하기 위해 구성되었던 준비위원회에서 국제법의 준수와 해당국가에 일임하기로 양해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의 경우는 이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간에 어떠한 양해도 이루어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북한은 1991년 10월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시 제출한 [조선반도 비핵지대화에 관한 선언 초안]과 핵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같은 해 12월 판문점에서 열린 대표접촉에서 제출한 초안에서 "조선반도와 그 영해내에서 핵무기를 적재했거나 적재했을 수 있는 비행기와 함선들의 영공 또는 영해 통과, 착륙 및 기항의 금지"를 주장한 바 있다. 또 이 문제는 비핵화 공동선언의 이행합의서 채택을 위해 열렸던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회의에서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5. 국제적 보장
비핵지대의 실현과 성공을 위해서는 해당지역 역내국가들의 핵무기 부재에 대한 의지가 일차적 요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역외 핵무기국가들이 해당지역의 비핵지대 지위를 존중하고 이를 보장하겠다는 약속과 의사가 없는 한, 비핵지대는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핵무기국가들에 의한 비핵지대의 국제적 보장은 두가지 점에 대한 약속을 의미한다. 하나는 비핵지대의 지위를 존중하겠다는 약속이고, 다른 하나는 비핵지대에 속하는 역내국가들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 하거나 사용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이른바 '소극적 안보보장'(negative security assurance: NSA)이다. 비핵지대에 대한 핵무기국가들의 이같은 국제적 보장은, 일반적으로 비핵지대조약에 부속된 [의정서]에 핵무기국가들이 서명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러한 '보장의정서'(gurantee protocol)는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을 제외한 기존의 4개 비핵지대조약에 모두 부속되어 있다. [틀라텔롤코 조약]의 경우, [부속의정서 Ⅱ]의 제1조와 제2조에 5대 핵무기국가들에 의한 비핵지대 지위존중을 규정하고 있다. 제1조는 "てててててて중남미 비핵화의 지위는 본 의정서 당사국들에 의해 의정서에 규정된 모든 목표와 조항에 따라 충분히 존중되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제2조에는 "てててててて조약이 적용되는 영토에서 조약 제1조의 의무에 대한 위반을 포함하는 행동을 수행하는데 어떤 방법으로든지 이바지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부속의정서 Ⅱ]의 제3조는 "てててててて중남미핵무기금지조약의 당사국들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NSA를 명시하고 있다.
[라로통가 조약]은 [의정서 2]의 제2조에 비핵지대의 존중과 관련해, "각 당사국은 조약에 대한 위반을 가져오는 조약당사국의 어떠한 행동이나 또는 의정서에 대한 위반을 가져오는 의정서당사국의 어떠한 행동에도 이바지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5대 핵무기국가들이 해당지역내에서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내용을 [의정서 3]에 별도로 부속시키고 있다. 또한 NSA조항은 [의정서 2]의 제1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각 당사국은 (a)조약당사국들 또는 (b)[의정서 1]의 당사국이 국제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남태평양비핵지대내의 어떠한 영토에 대해서도 핵폭발장치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라로통가 조약]을 모델로 하고 있는 [펠린다바 조약]도 [라로통가 조약]과 유사한 내용 및 형식으로 의정서를 통해 비핵지대에 대한 국제적 보장을 담보하고 있다. [펠린다바 조약]에 부속된 [의정서 Ⅰ]의 제2조는 아프리카비핵지대의 지위 존중과 관련해, 또 [의정서 Ⅱ]는 핵실험 금지에 대한 보장을 담고 있으며, NSA조항은 [의정서 Ⅰ]의 제1조에 규정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방콕 조약]은 비핵지대의 존중에 관한 보장과 NSA를 각각 [의정서] 제1조와 제2조에 명시하고 있다. [의정서] 제1조는 "각 당사국은 동남아시아비핵지대조약을 존중하고, 또 당사국들에 의해 조약 및 의정서에 대한 위반을 가져오는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이바지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2조에는 "각 당사국은 어떤 조약당사국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 더욱이 동남아시아비핵지대내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을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의 경우,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핵무기국가들의 국제적 보장과 관련된 규정이 전혀 없다.
6. 검증제도
다른 군비통제 및 군축조약들과 마찬가지로 지핵지대조약들 역시 조약의 이행과 준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검증(verification)제도를 지니게 마련이다. 특히 비핵지대조약은 핵무기 개발을 사전에 탐지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하고도 효과적인 검증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핵지대조약들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평화적 핵활동이 핵무기 개발에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핵지대 창설은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려는 NPT체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IAEA와 [안전협정](safeguards agreement) 체결을 통해 이 기구의 사찰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5개 비핵지대조약들은 IAEA에 의한 사찰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설치된 상설기관에 의한 사찰을 받도록 하는 '이중통제체제'(double control system)를 확립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비핵지대조약들의 검증제도와 관련된 또 다른 특징은 타방 당사국의 요청에 따라 현장사찰을 실시할 수 있는 '특별사찰'(special inspection)을 제도화하고 있는 점이다. 이같은 특별사찰제도는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을 제외하고, 4개 비핵지대조약들이 채택하고 있다.
우선 [틀라텔롤코 조약]은 IAEA와 '안전조치협정' 체결을 통해 IAEA의 통제를 받도록 되어 있는 것은 물론, 자체 상설감시기관인 [중남미 핵무기금지기관](Agency for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in Latin America: OPANAL)의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이 조약 제16조는 특별사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특별사찰은 제13조에 규정된 IAEA와 '안전조치협정'에 따라 실시되며, 또 타방당사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의심을 받고 있는 당사국에 대해 OPANAL이 실시할 수 있다. 다음으로 [라로통가 조약]도 IAEA와 '안전조치협정' 체결과 자체 상설감시기관인 [자문위원회](Consultative Committee)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라로통가 조약]의 경우, IAEA와 '안전조치협정'에 따라 실시될 수도 있으나, [자문위원회]에 의한 특별사찰 실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펠린다바 조약] 역시 IAEA와 '안전조치협정' 체결을 의무화하고, 또 상설감시기관인 [아프리카핵에너지위원회](African Commission on Nuclear Energy)의 설치를 규정함으로써, 이중통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펠린다바 조약]의 경우, 특별사찰의 실시는 사실상 IAEA에 위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자체 사찰기관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사찰의 실시를 IAEA 사찰팀에 요청하고 [아프리카핵에너지위원회]는 이 사찰팀에 동반할 위원회의 대표를 지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제로는 IAEA에 사찰업무를 위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방콕 조약]의 경우도 이중통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조약은 IAEA와 '안전조치협정' 채결을 그리고 자체 감시기관으로 [동남아시아비핵지대위원회](Commission for the Southeast Asia Nuclear Weapon-Free Zone)의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외무장관급으로 구성되는 [동남아비핵지대위원회]는 검증을 담당할 하위 상설기관으로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를 두고 있으며, 실질적인 업무는 [집행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 특별사찰을 위해 [사실발견단](fact-finding mission)을 의심을 받고 있는 "접수국"(receiving State)에 파견할 수 있는데, 이 [사실발견단]은 IAEA로부터 파견된 사찰원으로 구성됨으로 사실상 특졀사찰업무를 IAEA에 위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은 이행을 감시하고 검증을 담당할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고 있어 이중통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て운영에 관한 합의서] 제2조는 위원회의 임무와 기능으로 다음 7가지를 들고 있다. 즉, ⸁공동선언의 이행문제를 토의한데 따라 부속문건들을 채택て처리하는 문제와 기타 관련사항,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한 정보교환에 관한 사항, ⸃사찰단의 구성て운영에 관한 사항, ⸄사찰대상의 선정, 사찰절차て방법에 관한 사항, ⸅핵사찰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에 관한 사항, ⸆핵사찰 결과에 따른 시정조치에 관한 사항, ⸇공동선언의 이행과 사찰활동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해결에 관한 사항 등이다. 사찰제도와 관련해서는 제4항에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에 대하여 상호사찰을 실시한다"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특별사찰제도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비핵지대조약의 성격 비교
조약명 |
틀라텔롤코조약 |
라로통가조약 |
펠린다바조약 |
방콕조약 |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
적용지역 |
o경계선 기준
-영토 및 공해 포함 |
o경계선 기준
-영토 및 공해 포함 |
o영토 기준
-영토 한정, 공 해 제외 |
o영토 기준
-영토 및 경제 수역て대륙풍 |
o영토 기준
-남북한 영토 |
규제대상 |
o핵무기:통제할 수 없는 방식 으로 핵에너지 를 방출할 수 있고, 전쟁목 적에 사용할 수 있는 장치 |
o모든핵폭발장 치:핵무기와 기 타핵폭발장치
|
o모든핵폭발장치
:핵무기와 기타 핵폭발장치
|
o핵무기:통제할 수 없는 방식 으로 핵에너지 를 방출할 수 있는 폭발장치 |
o핵무기
(구체적 규정 없음) |
금지조치 |
o실험て사용て제조 て생산て획득て접 수て저장て설치て 전개 금지
o평화적 목적 핵 실험 허용 |
o제조て획득て보유て통제て배치て실험 금지
o평화적 목적 핵실험 금지 o방사능폐기물 해상덤핑 금지
|
o개발て제조て비축 て획득て보유て통 제て배치て실험 금지
o평화적 목적 핵 실험 금지
o방사능폐기물 해상덤핑 금지
o핵시설에 대한 무력공격 금지 |
o개발て제조て획득 て보유て통제て배 치て운송て실험て 사용 금지
o평화적 목적 핵 실험 금지
o방사능폐기물 해상덤핑て대기 중 폐기 금지 |
o시험て제조て생 산て접수て보유て 저장て배비て사 용 금지
o평화적 목적 핵실험 금지
o핵재처리시설て 우라늄 농축시 설 보유 금지 |
무해통항
허용 |
o규정 없음(국제 법 준수て해당국 에 일임 양해) |
o원칙적 허용 |
o원칙적 허용 |
o원칙적 허용 |
o관련규정 없음 |
기항허용 |
o규정 없음(국제 법 준수て해당국 에 일임 양해) |
o해당국에 일임 |
o해당국에 일임 |
o해당국에 일임 |
o관련규정 없음 |
국제적
보장 |
o지위존중:의정 서Ⅱ의 1て 2조
oNSA:[의정서Ⅱ 의 3조 |
o지위존중:의정 서2의 2조
oNSA:의정서2 의 1조 |
o지위존중:의정 서Ⅰ의 2조
oNSA:의정서Ⅰ 의 1조 |
o지위존중:의정 서의 1조
oNSA:의정서의 2조 |
o관련규정 없음 |
검증제도 |
o이중통제체제
-IAEA와 안전 협정체결 의무
-OPANAL설치 o특별사찰 실시
-IAEA와
OPANAL 별도 실시 가능 |
o이중통제체제
-IAEA와 안전 협정체결 의무
-자문위원회 설치
o특별사찰 실시
-IAEA와 자문 위원회 별도 실시 가능 |
o이중통제체제
-IAEA와 안전 협정체결 의무
-아프리카핵에 너지위원회설치
o특별사찰 실시
-IAEA에 특별 사찰 요청(위원 회사찰팀 동반) |
o이중통제체제
-IAEA와 안전 협정체결 의무
-동남아비핵지 대위원회 설치
o특별사찰 실시
-집행위원회가 IAEA사찰단으 로 구성된 사실 발견단 파견 |
o이중통제체제
-남북핵통제공 동위원회 설치 o상호사찰 실시 |
Ⅵ. 결론
핵무기의 부재와 핵무기의 사용이 금지된 지역을 만들려는 공통된 목적에서 창설된 비핵지대조약들은 비핵지대로서의 기본적인 요건들을 어느정도 공유한다. 비핵지대 창설 목적은 다음 두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 하나는 국제안보적 차원으로써, 해당지역 국가들에 의한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여 해당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이것은 핵무기의 확산을 방지하려는 국제적 노력과도 관련된다. 역외 핵무기 보유 강대국들은 세계적인 NPT체제 유지라는 차원에서, 특정지역의 비핵지대화를 지지하거나 추진한다. 한반도비핵화는 남북한에 의한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려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의 의도가 중요한 동기로 작용한 경우이다. 또한 역내국가들의 입장에서는 역내에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거나 개발하려는 의도를 지닌 이른바 '문턱국가' (threshold states)들을 겨냥하여, 이들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거나 이미 개발된 핵무기를 폐기시키려는 목적이다. 대부분의 기존 비핵지대와 비핵지대화 제안들은 역내국가들의 이같은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비핵지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목적을 띠고 있었다. 또한 중동과 남아시아에서의 비핵지대화 제안은 각기 이스라엘과 인도를 겨냥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역내국가의 국가안보적 차원으로써, 역외 핵무기국가들로부터 제기되는 안보 위협을 제거하려는 목적이다. 이는 핵무기국가들이 해당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방지하고, 또 핵무기국가들에 의한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제거하여 자국의 안보를 확보려는 것이다. 비핵지대 성공의 주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핵무기국가들로부터 제기되는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어떤 비핵지대 조약은 핵무기국가들의 핵실험 금지와 핵폐기물의 덤핑 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남태평양지역의 비핵지대를 도모하고 있는 [라로통가 조약]의 경우, 해당지역에서 프랑스의 핵실험 금지와 핵폐기물의 해상 덤핑 방지가 중요한 동기로 작용했다.
[라로통가 조약]은 그 이후에 창설된 비핵지대조약들의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각 비핵지대조약들은 해당지역의 특수한 여건에 따라 다름대로의 특징과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NPT 이전에 만들어진 [틀라텔롤코 조약]은 NPT체제와 양립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비핵지대조약들은 대체로 3대 기본조치라고 할 수 있는 '비보유'て'비배치'て'비실험'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으며, NPT체제 이전에 성립된 [틀라텔롤코 조약]을 제외하고 평화적 목적을 포함한 일체의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라로통가 조약]을 비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