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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2. 12] [퍼옴] 국제 군산복합체의 동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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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군산복합체의 동향


---------------- 김 승 국(평화문제 연구가, 숭실대 강사)/2000년 10월 28일




소련의 붕괴로 위기를 맞이했던 전 세계의 군산복합체는 맹렬한 기업합병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1989년 소련의 멸망은 군산복합체의 밥그릇을 빼앗아갔다. 그 동안 소련을 주적으로 상정해왔던 냉전체제는 끊임없는 전쟁준비를 강요했고 군산복합체는 이러한 냉전체제에 기생하면서 막대한 이윤을 획득했다. 냉전 기간중 군산복합체는 소련 악마 만들기를 통해 전쟁의 이데올로기화에 열중이었는데, 거대한 악마 소련이 사라졌으므로 군산복합체가 기를 쓸 수 없게 되었다.



1. 북한 위협론과 군산복합체


군산복합체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무법자 국가(Rogue State)’라는 새로운 악마를 만들어 냈다. 즉 북한·이라크와 같은 제3세계 반미국가의 대량파괴무기(미사일, 생물·화학·핵무기 등)확산을 새로운 주적으로 상정하여 군산복합체의 부활을 꾀했다. 미국의 군·산·학(학계)·정(백악관, 펜타곤, 의회) 복합체는 이라크 핵개발 위협론을 최대한 부풀려 걸프전을 일으킨 다음 수백억 달러의 전쟁잉여금을 챙겼다. 개점휴업 상태이었던 미국 군수공장이 걸프전 기간중 야간작업에 돌입할 정도로 활황을 맞이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무기공장의 창고에 쌓아둔 재고를 일시에 정리한 다음 새로운 첨단무기 개발비를 걸프전에서 뽑아냈다.


걸프전에서 재미를 본 미국 군산복합체는 기수를 동아시아로 돌려 북한 위협론(핵개발 의혹)을 조작하기 시작하여 1994년에는 북한과의 전면전을 불사했다. 북한을 두들겨 아시아에서 전쟁특수를 누리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달리 북한이 결사적으로 나오자 전쟁특수를 노린 도박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수십만 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제2의 한국전쟁에서 죽게될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불장난을 막았다. 이로써 걸프전을 통하여 살아나려던 군산복합체가 북한이라는 복병에 걸려 다시금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다.


북한에 의하여 군산복합체의 전쟁특수 놀음이 꺾일 무렵 미국의 군수산업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하여 유럽의 군수업계와 기업합병(M&A)을 시도함으로써 불황을 타개하려 한다. 90년대 중반에 열을 올렸던 구미(歐美) 군수업계의 합병은 신자유주의 노선에 따른 구조조정이었다. 구미의 군·산 초국적 자본(무기 메이저)은 시대의 흐름인 세계화(Globalization)전략·정보화 전략에 따라 세계경제의 군사화·전쟁의 첨단과학화(사이버 전쟁)를 기도하면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마쳤다. 세계경제의 군사화는 안보문제를 논외로 하는 초법적인 WTO(세계무역기구) 협상을 통하여, 전쟁의 첨단과학화는 SDI(전략방위 구상)의 복사판인 BMD(탄도미사일 방어 계획; ballistic missile defense)를 통하여 시도한다. NMD(미국 본토 미사일 방어체제; national missile defense)와 TMD(전역 미사일 방어체제; theatre missile defense를 총괄하는 BMD는 북한 위협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북한 위협론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먹이 사슬인 셈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위험하다고 두들겨 팰수록 미국 군산복합체의 무기장사가 잘된다.



2. BMD군확과 군산복합체


냉전 시대에 막대한 군수 이익을 안겨준 소련 위협론 못지 않은 것이 탈냉전 시대의 북한 위협론이다. 북한이 아시아의 안보를 해치는 원흉이므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라도 북한·북한군을 붕괴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데올로기를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전세계적으로 유포했다. 이러한 전쟁 이데올로기가 1994년의 북한 핵개발 위협론에 따른 전쟁 소동때 나타났으며, 북한과의 전쟁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두 번째로 들고 나온 것이 북한 미사일 개발 위협론이다.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이른바 ‘대포동 미사일 증후군(syndrome)’을 퍼뜨린 다음 북한 미사일이라는 악마를 퇴치하기 위한 BMD(NMD, TMD)군확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연구개발비만해도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BMD 우산’을 북한에 씌우려는 움직임 자체가 미국 군산복합체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이다.

1) 일본 자본주의까지 동원한 TMD 군확


미-일 자본동맹의 군사적 표상인 미-일 군사동맹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처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TMD 개발에 나섰다. 이러한 미-일의 TMD개발 동맹에 충격을 받은 러시아-중국-북한이 TMD 반대전선을 꾸리는 바람에 아시아에 신냉전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재래식 무기에 의한 냉전의 독버섯을 빨아먹고 자란 군산복합체가 생존을 위해 ‘TMD 신냉전’을 90년대 중반부터 획책해왔다. 남북 정상회담의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어 북한 위협론이 사실상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TMD 신냉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 북한 미사일 위협론은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 TMD를 통하여 군산복합체의 오랜 숙원인 SDI 우주군확을 복원시킴으로써 지구촌 차원에서 군사적 잉여가치를 얻겠다는 신자유주의적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야망의 덫에 걸린 북한이 가난한 살림에 군비증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고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 군산복합체의 사활이 걸려있는 BMD개발에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이 들어가고, 그 개발 이윤을 군산복합체가 챙기고 있다.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사가 BMD 연구개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보잉(Boeing)사는 꿈의 기술이라는 ‘비행기에 레이저 빔을 설치하는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미쓰비시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군수업체들이 TMD의 주사업체로 선정되었다. 미국 군산복합체는 일본을 끌어들여 일본의 첨단기술을 취득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미국의 속마음을 알고도 TMD군확에 참여하려는 일본 정부는 TMD를 통하여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한다.


1998년에 일본 정부는 TMD의 미-일 공동개발을 위해 98년도 예산에서 약 4억 4천만 엔의 조사실험비를 계상하였는데, 이는 앞으로 소요될 개발비 총액 2조엔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94년 9월 1일 일본 방위장비 공업회(128개 방산업체로 구성)는 TMD의 기술적 과제를 검토하는 ‘방공시스템 연구회’를 조직하고 TMD에 투입 가능한 기술개발 분야를 설정했다. 이 연구회에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끼 중공업, 도시바, 미쓰비시 전기, NEC, 히다찌, 후지쓰 통신, 오끼전기 공업 등 핵심 방위산업체가 참여하는 등 일본 자본주의를 총동원되고 있다. 만일 일본이 TMD 연구개발에 참여할 경우 소요예산은 1999년∼2003년 기간 동안 200∼300억엔이 되며, TMD 체계구축 비용은 4,390∼15,600억엔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 한국의 출혈 강요하는 TMD 군확


이와 같이 TMD 연구 개발에 쏟을 거대한 일본 자본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손아귀로 들어감은 물론이다. 미국 군산복합체는 일본의 자본만 긁어모으는 게 아니다. 미국 군·산·정 복합체는 한국에도 손을 벌여 TMD 군확에 참가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1999년 4월 30일 미국 국방부는 ‘동아시아 전역미사일 배치 계획’이라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즉 한국·일본·대만 등에 대한 TMD 배치계획이라 할 수 있는데, 당시 한국에 대한 권유사항으로는 △한국 전역 방어를 위해 사드SADE 미사일(戰域 高高度 미사일) 4기 △ 수도 방어를 위해서는 저층 미사일 3기와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 25기(25포대의 의미로 봐야 할 것임)를 배치하거나 해상발사 저고도 미사일(NAD) 11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TMD 계획의 일환으로 PAC3 25기 즉 60억 달러 어치의 구매를 한국에 요구하고 있으나, 실제로 한국 국방부가 PAC3 1개 대대 구입비용으로 잡고 있는 액수는 10억 달러 규모이다. 한국 돈으로 1조 2천억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1년 국방 예산이 14조에 조금 못 미치고, 이 중에서도 특히 전력 증강사업에 투입 가능한 비용이 약 5조 정도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단일 무기체계 구입비용으로는 지나치게 많은 액수이다.


1조 2천억 원이라는 한국 국민의 혈세(국방비)가 미국 군산복합체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북한 미사일에 대비하여 ‘미-일-한 TMD 공조체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미국 군산복합체가 한국·일본 자본과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는 것이다.

3) 미국 군산복합체의 노다지 ‘TMD’


이처럼 TMD는 미국 군산복합체에게 노다지이다. 지금까지 TMD에 1천억 달러 이상이 들어갔고, 앞으로 6백억 내지 1천 2백억 달러가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만도 22억 달러에 이르는 미사일 방어 관련 수주액의 60%는 보잉, 록히드, 레이시온, TRW 등 4대 방위산업체가 받았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이들이 미사일 방어가 생산배치 단계에 들어갈 경우 돈방석에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다.


군산복합체로 대변되는 미국 자본주의가 북한과 ‘TMD 이데올로기전(戰)’을 벌이며 (평화 시기일수록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군수업계에게 금덩이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의 공화당 보수파와 군수산업이 유고공습 이후 무기주문 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TMD(및 NMD) 군확을 성사시킨 것이다. 평화를 두려워하는 미국 자본주의가 TMD 군확을 통해 군수업계의 이익을 철저하게 보장하면서 북한을 희생양으로 삼아 군산복합체의 먹이사슬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3. 신자유주의 전쟁양식과 MAI의 ‘안보’ 예외조항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신자유주의형 전쟁양식을 초래한다. 국민국가의 경계선을 없앤 신자유주의는 국경 없는 다국적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신자유주의 노선에 입각한 ‘국경 초월의 전쟁(borderless war)’을 다그치고 있다. 걸프전·유고전(코소보 공습)에서 처럼 다국적 군산복합체가 다국적 나토(NATO)군을 동원하여 다국적 무기로 ‘제3세계 반미 무법자 국가(Rogue State)’를 족친 전쟁양식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구적 차원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 WTO 신자유주의 체제의 다자간 투자협정(MAI)은 군산복합체에 초법적인 특혜를 부여했다.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는 신자유주의에서 안보사항은 예외적인 특권을 누리고 있다. ‘국가안보’라는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들은 MAI의 신자유주의적 조치들로부터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군대, 무기체계 개선, 무기생산, 그리고 군수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정부지출이 포함된다. MAI의 관련 조항에 따르면 협약 당사자국들은 필요 불가결한 안보상의 이해를 위해 그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있다. 안보를 위해서는 무기생산의 길을 무제한 열어주어야 한다는 MAI 협정 자체가 ‘무법자(Rogue)’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와 같이 안보를 위해서 방위산업에 정부가 무제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을 MAI협정이 열어줌으로써 미국 군산복합체의 마지막 고삐가 풀린 셈이다. 신자유주의의 족쇄마저 벗어난 군산복합체는 지구촌 차원에서 군사잉여금을 축적할 자유를 얻었다. 즉 신자유주의의 제도권 밖에서 우주(BMD)군확을 벌이는 한편 세계 곳곳의 분쟁에 개입하며 신속대응군을 즉각 동원할 체제를 갖췄다. 홀가분하게 신자유주의의 틀 마저 초월하여 언제나 전 세계적으로(globally) 신속대응군을 파견하겠다는 세계화 군사전략(군사전략의 세계화)을 군산복합체가 구상하고 있다. 지구촌을 떠도는 신자유주의의 초국적 자본을 지키기 위한 물리력(폭력; Gewalt, force)이 미군이며, 미군의 신속대응군화를 위해 ‘나토 신전략’ 개념과 ‘미-일 신가이드라인’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나토의 신전략 개념과 미-일 신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주변사태란 제국주의적인 군산복합체의 변방(frontier) 즉 군산복합체의 잉여가치 창출의 최전방인 북한·이라크·유고 등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분쟁을 말한다.

4.‘군사혁신(RMA)’을 향한 구미 군수업계의 기업합병 물결


걸프 전쟁이 터졌을 때 이라크에는 매일 2,500회의 출격을 감행한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의 공습으로 무려 6천 개의 폭탄과 2천톤의 무기가 투하됐다. 걸프만에 배치된 미 전투함으로부터는 1개당 230만 달러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288개나 발사됐다. 그래서 하루 16억 달러의 전쟁비용이든 걸프 전쟁을 에워싸고, 냉전해체 뒤 쌓여만 가던 미국무기의 재고를 정리한 실습장이었다는 호된 비판도 있었다. 걸프 전쟁 때도 그랬고 미국의 유고 공습 때도 그랬다. 미국은 거의 피를 흘리지 않으면서 최신식 무기로 하늘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했다. 그렇게 없어진 미사일 재고를 채우기 위해 새 미사일이 보충되고 그래서 군수업체는 돈을 번다.


미국인의 피를 흘리지 않고 다국적 신속대응군을 동원하여 전격적으로 전쟁을 완료한다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군사혁신(RMA;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또는 ‘전자 전쟁(Cyber War)’이다. 미국은 1990년대에 들어서 컴퓨터·통신에 의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전쟁을 수행하는‘군사혁명’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의 재래식 무기를 없애고 ‘군사혁명’에 입각한 새로운 전자무기로 무장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신규 투자가 불가피한데, 歐美의 군산복합체는 이것을 노리고 구조조정(병기생산 체제의 Restructuring)을 해왔다. 물론 歐美 군산복합체의 구조조정이 탈냉전 시대의 무기수요 급감에 대비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미래의 전쟁양태에 대비한 RMA 중심의 무기수요 창출과정(이 과정에서 걸프전·코소보 공습이 일어났다)을 고려하면, 歐美의 군산복합체가‘RMA형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합병을 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5. 세계 각국의 군수산업 재편 현황


탈냉전을 계기로 각국은 군사예산을 극적으로 삭감했다. 미국의 경우 냉전의 마지막 해인 1990년도 국방예산 총액은 304억 8,500만 달러로 최고조에 달했다. 그런데 1991년도의 군사예산은 280억 달러로 감액되고 1993년에 298억 달러, 1994년도 288억 달러, 1996년도 271억 달러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국 국방성의 조달(구매)금액도 1991년의 1억 5,086만 달러에서 1992년에 1억 3,630만 달러, 1994년에 1억 3,422만 달러, 1995년에 1억 3,196만 달러, 1996년에 1억 3,218만 달러, 1997년에 1억 2,814만 달러, 1998넌대 1억 2,881만 달러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군사예산 삭감과 무기 조달 감소에 대한 미국 군수업계의 대응방안은 구조조정, 기업합병(M&A), 군수산업의 민간산업으로의 전환, 탈냉전형의 신무기 개발이었다.


1) 미국 군수업계의 구조조정


미국의 군사조달예산 감축은 군용비행기 제조회사들로 하여금 소수의 제조회사만을 남긴 채 외국에 비행기를 판매하도록 하였다. 전투기·폭격기·수송기·헬리콥터 등 군용항공기 제조회사의 합병을 가져왔는데, 10개 가까이 되던 회사가 록히드 마틴, 보잉, 노드롭 그룸맨(Northrop Grumman)의 세 회사만 남게 되었다.
미국 군산복합체의 제2인자인 GD(제네랄 다이내믹스)도 1991년 대담한 구조조정을 실시하여 산하의 세스나社를 텍스트론(Textron)에 팔아 넘겼고 미사일 사업부를 휴즈에어크래프트社에, F-16 전투기의 포드워스 사업부를 록히드社에 매각했다.


2) 기업 합병(M&A) 바람


1992년부터 군수업체 사이의 M&A는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최대의 화제거리는 보잉사에 의한 맥도날 더글라스사의 흡수합병이었다. 보잉과 맥도날 더글라스의 대형합병에 앞서서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가 1994년에 합병했다. 또한 록히드 마틴은 1997년 7월 노드롭 그룸맨을 공식 합병했다. 이러한 합병의 결과 한때 26개에 달했던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현재 록히드 마틴-노드롭 그룸맨, 보잉-맥도날 더글라스, 레이시온(Raytheon; 미사일 제조업체) 등 초대형 기업으로 정리되었다. M&A의 결과 미국의 군수산업·항공우주 산업에서 소수의 대기업에 의한 극도의 독점현상이 생기고 있다.


미국에서 불어댄 M&A 바람은 유럽으로 건너와 국경을 초월하여 전개되고 있다. 독일·프랑스·영국의 군수업체들이 세계적 규모의 항공우주기업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대대적인 군 조직 개편과 군수산업 합리화를 추진중인 프랑스 정부는 1996년 2월 주요 방위산업체인 톰슨 그룹을 1996년 말까지 민영화하기로 결정한 한편 다소社와 아에로스파시알社의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3) 군수산업의 민간산업으로의 전환


민간산업에로의 전환(conversion)은 연구시설·공장·기지 등을 군사 용도에서 민간 용도로 바꾸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전환을 담당하는 민간조직을 창설하여 민간 연구개발과 기술용역을 지원하고, 고급기술과 제품을 위한 제조전문가를 양성하고 기술자와 과학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 환경적으로 정화된 군사기지를 상업적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을 승인하고, 군사토지를 지역사회로 넘겨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도록 했다.


4) 탈냉전형 새로운 무기의 개발


미국 방위산업체들은 탈냉전에 적절한 새로운 비폭력적 무기를 개발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기도 한다. 그것의 대표적 예는 비살상무기 개발이다. 비살상무기에는 인명의 손실과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살상 수단을 무력화시키는 무기, 비행기 엔진을 멈추게 하여 지상에 묶어두는 장치, 적군을 죽이지 않고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화학제품, 지구상공에 핵폭발을 일으켜 고농도의 전자를 방사하는 EMP, 인간의 인식력을 잃게 하는 초저주파, 명령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기구, 근육이완제, 진정제, 기절총, 레이저, 초강력 마이크로웨이브 등이 포함된다.

6. 군산복합체는 인류에 전쟁을 선사하는 악의 꽃


죽음의 상인 집단인 군산복합체는 경제의 군사화와 군사의 경제화를 통해 자본을 축적해왔다. 군산복합체는 신자유주의의 군사적 전령이다. 1997년의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던 아시아 각국을 순회한 미 국방장관은 미국 무기 구매를 강요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방비 지출·미국 무기 구매를 줄일까 염려한 미국 군산복합체가 국방부 장관을 파견한 것이다. 이미 신자유주의의 그물망 속에 빠진 아시아 각국에 (신자유주의 자본을 엄호할) 미국 무기를 사라고 강요한 미 국방부 장관은 ‘軍-經 複合 신자유주의’의 전령이다.


군산복합체는 ‘현대판 리바이어던(Leviathan)’으로 전쟁의 진흙탕에서 자신의 생존을 도모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뒷전에는 반드시 군산복합체의 전쟁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인류에게 전쟁이라는 페스트균을 퍼트리는 군산복합체를 그대로 두고 평화를 말할 수 없다.


군산복합체는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과 같은 거대 인맥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이 인맥이 유엔에까지 스며들어 유엔을 죽음의 상인들의 소굴로 만들었다. 군산복합체의 영향권 안에 있는 유엔이 전쟁을 말리는 쪽보다는 전쟁을 방관하는 쪽으로 기운 사례가 있음은 이를 반증한다.


군산복합체는 전쟁에 기생하는 악의 집단이므로 평화를 싫어한다. 냉전의 기운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군산복합체의 입김이 있다. 탈냉전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여 전쟁을 획책하는 군산복합체가 한반도 주변의 신냉전을 고수하려는 이유를 알아야 한반도 평화통일의 항로를 발견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평화분위기를 깨기 위해 군산복합체가 얼마나 고심하는가를 알아야 평화통일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마지막 열쇠는 군사문제에 있다. 이 군사문제는 미군철수 여부, 군비축소, 평화협정 체결 등을 포괄하고 있다. 그러므로 (통일이 되는 날까지 냉전·분단 고착화에 매달릴) 군산복합체의 고삐를 우리 민족이 쥐고 ‘평화통일의 요단강’을 건너도록 해야한다. 반평화·반통일의 대명사인 군산복합체를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억누르지 않으면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난망하다. 이런 뜻에서 군산복합체를 반대하는 운동이 매우 의미 있으며, 이 운동이 평화통일 운동과 직접 연계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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