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5. 29] AH-X를 비롯한 무기도입에 관한 제3차 질의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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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29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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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국방부장관
참조 : 지상전력과
발신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제목 : AH-X를 비롯한 무기도입에 관한 제3차 질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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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질의서(3월 27일자)에 대한 귀 부의 회신(5월 11일자)을 보고 국방부의 독단과 무성의한 태도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형 공격용 헬기(AH-X) 도입 사업을 비롯한 대형 무기도입 사업과 관련하여 다시 질의하오니 책임 있게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저희는 무엇보다도 대형 공격용 헬기 도입을 비롯한 무기도입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라는 대통령 지시(4월 14일)나 국방장관의 전면 재검토 지시(4월 8일)를 무시하고, 또한 국회 국방위원회 방위력 개선 사업 소위원회(4월 13일)와 국방위원회(4월 18일)에서의 공격용 헬기 도입을 비롯한 무기도입 사업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한결같은 문제 제기를 외면한 채 대형 무기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귀 부의 독단과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 부는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지시가 있은 직후에 '국방일보'(4월 17일자) 기고문(이성률 중령)을 통해 저희 평통사에 보낸 두 차례의 회신 내용을 부언하면서 대형 공격용 헬기 도입의 정당성을 강변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형 공격용 헬기 및 차기 전투기 도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은 직후에 2000년도 하반기에 실시한 차기 전투기(F-X) 시험평가 결과를 서둘러 발표(국방일보, 4월 24일자)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정작 대통령이 강조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도 하고 있지 않으며,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른 재검토 작업의 진척 사항에 대해서도 전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귀 부의 대응 태도를 보면서 저희는 귀 부가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지시를 실없는 것으로 만들고, 국회 국방위원회의 문제 제기를 은폐, 호도시키는 데 급급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나아가 국방장관이 밝힌 무기도입 사업의 전면 재검토 주장이, 저희가 이미 4월 24일자 항의서한을 통해서도 밝혔듯이, 그저 명분 찾기나 시간 벌기 용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하 고 있습니다.
귀 부는 이와 같은 의혹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하며, 신속히 무기도입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과 전면 재검토 작업의 진척 사항에 대해서 밝혀야 합니다.
나아가 귀 부가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다고 한다면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의 시험 평가 결과를 폐기해야 하며, 아직 발표하지 않은 공격용 헬기 도입 사업의 시험 평가는 일단 그 결과를 공개한 다음 폐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차기 전투기 사업 시험 평가 결과와 같이 자화자찬하는 식의 발표는 무기도입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해 둡니다.
아울러 새로운 시험 평가는 무기도입 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따른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새롭게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3. 한편 저희는 귀 부의 무책임성과 기만성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 부의 5월 11자 회신은 저희 평통사의 3월 27일자 질의서와 4월 24일자 항의서한의 핵심 질의 내용에 대한 답변을 일체 빠뜨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귀 부가 3월 21일자 회신에서 스스로 주장했던 내용에 대해서조차 책임지려고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귀 부가 3월 21일자 회신에서 "전차를 도입하는 대신 대형 공격용 헬기를 도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한 주장이나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의 최첨단 미사일을 도입해야 한다"고 한 주장의 허구성과 문제점에 대해서 저희가 3월 27일자 질의서를 통해 충분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귀 부는 이번 5월 11일자 회신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귀 부의 태도는 3월 21일자 회신에서 귀 부가 주장한 내용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또한 귀 부는 5월 11일자 회신에서 이미 언론 등을 통해서 명백히 허구로 드러난 내용들에 대해서조차 마치 정당한 주장인 양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반도와 같이 75%가 산악지형인 곳에서는 헬기가 가장 효과적인 무기체계"라는 주장이나 "북한의 탱크 전력이 숫자도 많고 주포 구경도 커서 남한의 탱크 전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주장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와 같은 귀 부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에 찬 것인지는 우리가 이미 수 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여기서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귀 부의 전력 평가 기준의 문제점에 대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을 따름입니다.
한편 귀 부가 이렇듯 합리성과 투명성을 결여한 채 무기도입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이유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제기했듯이 미국 정부와 군산복합체들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이에 저희는 국방부가 하루 빨리 미국 등의 로비 실태를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방부가 진정 불법 로비로부터 자유롭다면 그 실태를 못 밝힐 이유가 없으며, 국민 혈세를 축내는 불법 로비 근절에 국민과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4. 이에 저희 평통사는 귀 부에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대형 공격용 헬기 도입을 둘러싼 귀 부와 저희 평통사 사이의 오랜 공방은 더 이상 양자 사이의 논쟁을 통해서만 결론이 날 수 없는 상황임은 귀 부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대형 공격용 헬기 도입을 둘러싼 귀 부와 저희 평통사 사이의 공방은 이미 국민적 관심사로 되어 있으며, 연합뉴스나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과 같은 주요 언론과 각종 매체들을 통해서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국민적 관심사로 볼 때 공개 토론회를 통해서 국민들의 직접적인 판단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좋은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공개 토론회를 통해서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한다면, 이는 당국과 NGO 간의 입장 차이를 해소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귀 부의 전향적인 판단과 조속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2001년 5월 29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공동대표 : 홍근수·임종철·이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