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8. 21] [기획예산처 앞 1인시위 15일차 보고]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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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목) 기획예산처 앞 15일차 1인시위 보고 오늘은 올 여름들어 제일 무더운 것 같습니다. CMS 업무 처리를 하느라 15분이나 늦게 시위에 들어갔습니다. 기획예산처 직원들은 이미 점심식사를 하러 다 나갔을 것 같아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조달청 앞으로 갔습니다. 그곳은 바로 앞에 건널목이 있고 맞은편에는 성모병원이 있어 병원일을 본 후 조달청 연금매장에 들리느라 건널목으로 건너오는 시민들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곳에서 1인시위를 하니 병원에서 조달청 쪽으로 건너오는 시민들이 1인시위를 정면에서 볼 수 있는 조건이 되었습니다. 파란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10여 명의 시민들의 조달청을 향해 걸어왔고, 거의 모두가 1인시위 피켓에 쓰인 글을 읽었습니다. 건널목을 건너오는 시민들, 길을 가는 시민들, 빨간 신호에 멈춰선 자동차에 탄 시민들, 오토바이 택배 아저씨들 한 분 한 분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몇 분이나 우리의 주장이 쓰인 피켓을 읽는지 세어보았습니다. 조달청 앞에서 진행한 40여 분간의 1인시위 동안 무려 400분의 시민이 피켓을 읽었습니다. 제가 확인하지 못한 분들까지 더한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읽었을 것입니다. 400명까지 확인한 후 기획예산처 앞으로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획예산처 직원들을 '마중'했습니다. 이곳에서도 몇 분이나 피켓을 읽는지 세어보았습니다. 오후 1시 15분까지 모두 542명의 시민이 저희들의 주장에 "눈을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491번째 시민은 저와 눈을 맞추고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우리의 1인시위는 시민들에게 작지만 의미있는 파문을 일으키는 일입니다. 오늘 542명의 시민 중 오직 한 분만이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한 데서 보듯 우리의 투쟁은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설고 부담스러울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고 미미한 것같은 투쟁은 반미투쟁의 새로운 영역을 일궈내는 씨앗이 될 것입니다. 기획예산처 직원들은 "오늘도 누가 왔어. 오늘은 웬 아줌마던데"라고 자기들끼리 말할 지도 모릅니다. 그들 중에는 "저렇게 하는 데가 있어야 해"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정직하고 양심적인 공무원도 있을 것입니다. 1인시위가 이루어지는 기간 내내 기획예산처 장관을 비롯한 직원 모두는 크든 작든 마음 한 편에 '뭔가-그건 양심이겠지요'를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1인 시위를 전개하는 동안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면서도 선명하게 우리의 주장을 알리려면 어떤 구호가 좋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최근 자주국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그것은 어찌되었든 지금까지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바꾸어내자는 국민적인 요구에 기초한 것인 만큼 국방비를 증액해서는 결코 자주국방을 이룰 수 없다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내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국방비 증액하면 미국에 더 종속된다"는 구호는 어떨까요? 물론 그 근거는 유인물 등 선전물을 통해 알려야 하겠습니다만...... 8월의 연속 1인시위를 마친 후 우리는 더 대중들 속으로 들어갑시다. 보다 자세하고 정성스럽게 우리의 주장을 알려내는 선전물을 들고 대중들에게 다가갑시다. 9월부터 시작될 캠페인을 마음으로부터 준비합시다. 워밍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1인시위, "국민 대중들에게 진실을 알려 힘을 준다"는 심정으로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