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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2. 1]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 관한 대 국방부 질의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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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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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27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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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국방부장관
참조 :
발신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제목 :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 관한 질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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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타당성이 없을 뿐 아니라 많은 문제점을 안은 채 추진되고 있다고 판단하여 다음과 같이 질의하오니 책임 있는 답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무엇보다도 무한군비경쟁과 군사적 대결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사고 하에서 추진됨으로써 그 명분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공군은 F-4, F-5 등 낡은 기종으로 인한 전력 공백을 메우는 한편 한반도 전역을 작전 반경 안에 두고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종들과 견줄만한 기종을 보유함으로써 통일 이후의 한반도 주변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차세대 전투기 도입의 명분으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1994년에는 F-4의 성능개량사업을 포기하고, 1998년에는 F-16을 추가 구매해주겠다는 정부 제안을 거부한 국방부로서는 전력 공백을 언급할 자격이 없습니다. 또한 율곡사업 때 F-15나 F-18을 선택했더라면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전혀 제기될 필요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통일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우리가 아무리 군사력을 늘린다고 해도 주변 강대국을 능가하기 어렵다는 단순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을 뿐 아니라 통일 한국이 주변국의 평화군축을 선도하여 군사적 대결로 점철된 동북아를 선린우호 관계로 바꾸어 냄으로써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지켜내야 하는, 탈냉전과 통일 이후의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주장입니다.

3. 또한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이 유력한 미 보잉사의 F-15K는 이미 차세대 전투기가 아닙니다.
미 공군협회는 자신들이 발행하는 '에어포스 메거진'(2001, 10)에서 F-15K가 F-X 사업에 참여한 라팔, 타이푼, 수호이 등의 다른 기종들보다 한 세대 뒤떨어진 기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군 조종사들도 F-15K를 낡은 기종으로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발된 지 30년(최소 15년)이 다 되고, 기계식 안테나와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는 F-15K가 더 이상 차세대 전투기가 아니라는 것은 국방부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제5세대 기종인 F-22와 JSF를 2005∼2007년에 배치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반면 F-15E는 매년 5대만을 생산, 겨우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F-15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F-15E는 폐기될 수밖에 없는 기종입니다.
그런데도 F-15K를 차세대 전투기라고 하여 도입한다면 이는 우리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4조3천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액수의 국민혈세의 전형적인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4. 한편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한미연합작전과 상호운용성을 내세운 미국의 부당한 압력 속에서 미국에 치우쳐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 파월 국무장관, 럼스펠드 국방장관, 월포위츠 국방부장관, 더글라스 J 페이스 국방부 정책차관, 미 태평양 사령부, 주한미대사관과 주한미군사령부 등이 모두 나서 한국의 정, 관, 군에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한미군사동맹관계와 통신과 무기체계의 상호운용성을 들어 F-15K의 도입을 강권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들도 "F-X 사업이 한미간 정책적 변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압력이 차세대 전투기 기종을 결정할 결정적 요소임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미군사동맹관계는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시급히 벗어나야 할 질곡일 뿐입니다. 국방부 주장대로 통일 이후의 한반도 주변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한미군사동맹체제 하에서 우리 군사주권이 미국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시대착오적 상황은 한시바삐 극복되어야 합니다.
또한 통신과 무기체계의 상호운용성과 관련해서 볼 때도 F-15K나 라팔 등 각기 다른 전투기를 갖고 작전을 하는 NATO도 연합작전을 아무런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걸프전에서 서로 다른 무기체계의 다국적군이 연합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했던 것도 우리 군과 주한미군과의 무기체계가 다를 경우 한미연합작전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미국 측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음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5.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또한 김동신 국방장관이 취하고 있는 대미 굴종적 태도로 인하여 자주국방 실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김동신 국방장관은 지난 제3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기간 중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F-X 사업을 추진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환성과 연합작전 능력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이러한 김 국방장관의 사대적 자세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미국 일변도의 군사 의존에서 벗어나 자주국방을 실현하는데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만 낳게 할 것입니다.
또한 김 국방장관의 굴욕적 자세는 작전요구성능, 가격, 기술이전, 절충교역 등 국방부가 제시한 평가기준을 '빗 좋은 개살구'로 전락시켜 향후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 제기를 불러올 것입니다.

6.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또한 미국 정부의 고압적 자세와 한국 정부의 저자세 때문에 우리의 국익이 크게 손상당할 처지에 있습니다.
프랑스 다소사는 이번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 예상계약금의 100%에 이르는 파격적인 절충교역의 규모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보잉사가 제시한 규모는 70%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의 압력에 밀려 F-15K를 도입하게 된다면 예산 자체만으로도 최소 1조 4천억 원 이상의 국익을 포기하는 것으로 됩니다.

7. 이상에서 제기한 바와 같이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은 명분과 타당성 그 어떤 것도 갖추지 못한 채 군사외적 요소, 곧 한미간 정치외교적 관계에 의해서 결정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우리는 국방부가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을 전면 폐기하고 조속히 평화군축을 토대로 한 장기적인 국방전략을 마련하며, 이에 부응하는 새로운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 전에라도 긴급히 필요로 되는 최소한의 전력 보강은 KF-16을 추가 배치하거나 개량하여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국방부가 미국과 통합전투기 사업에서 탈락한 미 보잉사의 이익이 아닌 부디 우리 민족과 국가의 이익을 앞세우는 결정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01년 12월 27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공동대표 : 서경원·이세우·임종철·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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