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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3. 18] [통일뉴스] 국방부, KMH사업 설명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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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KMH사업 설명회 강행
참여연대, "절차무시 월권행위, 감사결과 기다려야"

[통일뉴스] 이철화 기자 2004-03-17 오후 6:58:00


국방부가 어제(16일) 현재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중인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 개발사업의 공개설명회를 강행해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는 16일 용산 국방회관에서 KMH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해외 헬기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15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KMH 개발사업의 공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미국의 벨과 보잉, 시콜스키와 카만사를 비롯해 유럽의 유로콥터, 아구스타웨스터랜드, 그리고 러시아 업체 등 해외헬기체계 업체 7개곳이 참여했으며 국방부는 이들 업체에 제안서를 배포했다.

이 자리에서 KMH 개발사업단은 현재운용중인 헬기를 기동과 공격헬기로 대체하는 후속기종을 개발한다는 목표아래 국내.국외업체가 참여하는 통합설계팀을 운영, 기동헬기의 경우 2010년, 공격헬기의 경우 2012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사업단측은 ▲군이 요구하는 성능에 충족된 헬기를 경제적 비용으로 전력화 시기에 맞춰 적기를 개발하고 ▲핵심부품 국산화 및 기술확보 이 두가지 점을 기본방침으로 세우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동헬기는 2005년까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이듬해인 2006년부터 상세설계를 시작해 2010년 체계개발을 완료하고, 공격헬기의 경우 2007년부터 상세설계를 시작으로 2012년 체계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기동헬기는 약 300여대, 공격헬기는 약 170여대 총 470여대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사업단측은 설명했다.

이 사업은 국방부와 산업자원부가 지원하고 조달청이 계약담당, 국방과학연구소가 기술관리를 하며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가 운영책임을 맡고 그 아래 ADD(국방과학연구소), KARI(한국항공우주연구원)가 공동운영한다고 사업단은 밝혔다.

그러나 KMH 개발사업은 지난 11월 국회에서 '비용대비 편익분석조차 하지 않은 채 예산을 계상했다는 점' 등이 지적돼 현재 감사원에서 감사가 진행 중에 있다.

국방위원회는 작년 11월 6일 2004년 국방부 예산을 확정하면서 "KMH 사업은 감사원의 정책감사가 종료되고 국회의 보고절차를 거친 후 사업을 집행하기로 했다"며 "최종적으로 국방위의 승인 없이는 예산을 사용할 없다"고 명시한 바 있다. 특히 그 자리에는 조영길 국방장관을 비롯해 전 KMH 개발사업단장 정원모 준장도 참여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17일 '감사중인 KMH 사업, 공개설명회 왠말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방부가 40조에 달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을 절차를 어기고 강행하고 있다"며 "사업추진을 전면중단하고 감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논평은 "아직 국회에 최종 감사결과를 보고되지 않았고 국회가 이에 대한 최종 승인을 한 바도 없는 상황 속에서 국방부가 해외 참가업체들에게 공개적으로 사업을 설명하고, 제안서까지도 배포한 것은 국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명백한 월권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40조원의 국책사업에 대해 대통령도 없는 상태에서 절차조차도 무시하고 강행하려는 것은 도덕적 해이 그 자체"라 지적하고 "고건 국무총리가 선량한 관리자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면 이번 사업에 대해 엄격한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방부도 지난 2월 23일 1983년이래 20조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던 코만치 헬기 개발사업에 대해 향후 무인화되는 전장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전면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사양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헬기산업이 미래 전장환경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나온 결과이다. 또한 코만치 사업은 개발기간 지연과 엄청난 예산증액으로 말미암아 다른 국방예산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이렇듯 사양산업에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도 거치지 않고 사용되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국방부는 경제적 타당성도 낮고 국회로부터의 승인도 받지 않은 KMH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감사원의 최종 감사결과와 17대 국회의 승인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KMH 사업은 현재 육.해.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노후화된 헬기를 대체하고 미래 안보환경에 운용될 수 있는 첨단화된 헬기 5백여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2012년까지 연구개발비 2조원을 포함해 총 15조원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군 전력증강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항공 선진국들이 헬기 개발에서 최초 예산보다 3배에서 10배 이상 추가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과적으로 30조~50조를 초과하는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그러나 헬기는 전략무기가 아닌데다 세계적으로 민간헬기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여서 수출 전망도 밝지 않아 과잉투자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KMH 개발사업 공개설명회를 강행하고 시민사회단체가 이를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이 문제가 '제2의 차세대 전투기(FX) 도입사업'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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