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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9] `준위 하나 구워삶으면 OK'..허술한 군납체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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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위 하나 구워삶으면 OK'..허술한 군납체계> 2004/05/19 16:03 송고


10년이상 자리이동 없어 `비리 무풍지대'..업체들 준위에 `올인'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군 장비 구매와 정비업무에 각각 종사하면서 군납업체로부터 3억1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특전사 준위 2명이 수사기관에 적발되면서 허술한 군납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군납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에 따르면 특전사 물품구매 담당인 양모 준위(구속기소)와 정비반장인 황모 준위(〃)는 2000~2003년 낙하산 납품업체 등 7개 군납업체로부터 각각 1억4천50만원과 1억7천5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각각 평균 3천500만원과 4천300만원 가량의 뒷돈을 매년 챙김으로써 자신들이 군에서 정상적으로 받는 임금의 1.5배 가량을 `부수입'으로 벌어들였다.

이처럼 특전사의 준위급 실무자가 억대 뇌물을 챙길 수 있기까지는 군납제품의 구입에 앞서 제품의 형식, 제조회사 등 사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 이들에 대한 인사이동이 10년 이상 이뤄지지 않는 등 비리예방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분석했다.

양씨 같은 실무자들은 군납제품의 사양 결정과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사양을 결정하지 않은 채 납품이 됐더라도 기술점검을 명목으로 제품의 적격 여부를 평가할 수 있어 특정제품을 계속 납품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

따라서 군납업체로서는 자신들이 취급하는 물품과 같은 사양을 군납품 사양 리스트에 올리기 위해, 또 사전에 선정된 군납품 사양 리스트를 알아내기 위해, 그리고 계약체결후 계약유지를 위해 군내 구매담당 실무자를 상대로 3단계 로비를 해야하는 구조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물품구매 담당인 양씨의 경우 수입품으로 납품받던 낙하산을 국산품으로 바꾸면서 뇌물을 받았고, 정비반장인 황씨는 군납품 정비과정에서 품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해당업체의 납품이 중단된다는 점을 이용, 뒷돈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양씨가 물품구매 담당으로 17년을 일하고, 황씨가 정비업무에 10년을 종사한데서 보듯 이권개입 가능성이 있는 자리에 인사이동이 거의 없었던 것도 비리를 키운 온상이었다는 지적이다.

납품업자들로서는 언제 담당자가 바뀔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들에게 `올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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