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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31] [유용원의 군사세계] E-X획득협의회 내달2일 개최--깊어지는 국방부와 공군의 갈등과 불신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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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획득협의회 내달2일 개최--깊어지는 국방부와 공군의 갈등과 불신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바빠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이미 보도됐던 내용은 빼고 별로 다뤄지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을 중심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E-X사업의 운명을 결정할 획득심의회는 다음달 2일(수요일)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큰 골격은 이미 잡혀있는 것 같지만 결과가 주목됩니다.

우선 이번 국방부의 E-X사업 전면 재검토 결정으로 국방부와 공군간의 갈등과 불신이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서로 표면에 노출시키는 것은 꺼리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언제 활화산처럼 타오를지 모를 불안감을 갖게 될 정도입니다.
국방부는 국방부대로 공군이 어려운 예산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비싸고 좋은 무기를 사려한다, 오랜 미제 무기 의존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특정업체를 편드는 듯한 오해를 자초하고 있다는 시각인 것 같습니다.

공군은 공군대로 무기를 사서 쓸 소요군의 의사를 무시하는 과거의 일부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기종선정을 왜곡시키고 있다, 일부 언론을 활용해 공군을 애먹이고 있다는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방부가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10여년전 공군 한국형전투기 사업(KFP) 때 공군의 의사와는 달리 FA-18 에서 F-16으로 기종을 변경했다가 두고두고 의혹과 논란의 대상이 됐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비장한'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런 갈등과 불신은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고 지난 수개월간 여러 사례를 통해 쌓이고 쌓인 것입니다.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말 공군이 이스라엘제를 ROC 미충족으로 떨어뜨릴 때 사전협의 없이 결정한 뒤에야 보고를 했다"며 "그렇게 민감한 사안을 어떻게 국방부와 사전협의 없이 결정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대해 공군 소식통은 "우리가 사업을 하루이틀 하느냐. 어떻게 감히 국방부와 상의 없이 결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합니다.

공군은 며칠전 모 언론에 공군이 미 보잉사를 편든다는 내용이 보도된 데 대해서도 강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에 나온 데이터, 예를 들면 보잉사가 23억 달러, IAI사가 9억5000만 달러를 제시했다는 가격정보 등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자료가 공군에서 나갔을리는 없고 국방부 수준 이상에서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공군 일부에선 이 보도와 보도 2,3시간 뒤 이뤄진 사업 전면 재검토 발표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방부는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며 펄쩍 뜁니다.

특히 가격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이 많으신데요, 소식통들은 다소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말합니다. 보도된 두 업체의 액수는 초기 제안가이지 협상 가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본격적인 가격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또 한가지 포인트는 보잉이 호주나 터키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제시해 바가지를 씌운다, 단독 후보로 배짱으로 나온다 하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요. 충분히 그런 의심을 한 만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 가격은 이 사업에 국방부가 국내 업체 물량확보와 기술축적을 위해 국내 업체에 대해 30%의 옵셋을 추가토록 함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 것이라고 보잉측은 주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동안 해외 무기도입 사업의 옵셋은 총 계약금액의 30%를 적용해왔는데, E-X사업의 경우 여기에다가 나머지 70%의 30%를 더해 총 51%(30+21%)가 총계약금액의 옵셋이 된 것입니다. 옵셋 증가에 따라 보잉도 본전을 뽑으려고 제안가가 올라갔다는 것이지요. 호주와 비슷한 옵셋 조건이라면 호주 판매가와 비슷한 15~16억 달러선(4대 기준)에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가격과 옵셋 부분은 사업이 재추진되더라도 핵심적인 논란과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내달 2일 열릴 획득협의회 결과를 지켜본 뒤 다시 글을 올리겠습니다. 사업을 원점에서 재추진한다면 ROC를 다소 낮춰 참여 업체를 늘리려 할 가능성이 많을 것 같군요. 그럴 경우 소요군인 공군이 얼마나 수긍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사업 참가 '선수'들도 얼마나 몰릴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국방부의 이번 결정은 일단 구태에서 벗어난 '용기 있는' 것으로 보이고 가격 협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과연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이었는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10여년을 끌어온 공군의 숙원사업이자 현정부의 대표적 안보정책인 협력적 자주국방의 상징적 사업인 E-X사업이 다시 순항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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