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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31]][보고] 제44차 국방부 앞 평화군축집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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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차 평화군축집회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뒷받침하는 국방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제44차 평화군축집회가 29일 낮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평통사 회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힘차게 열렸다.
인천평통사 정동석 사무국장의 우렁찬 사회로 참석자들은 선배열사들에 대한 묵념과 '임을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집회를 시작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뒷받침하는 국방부를 규탄한다!"
참석자들의 힘찬 구호소리에 봄을 시샘하느라 세차게 불던 꽃샘바람의 기세도 한 풀 꺾인 듯 하다.
첫 번째 연설은 지난 19일부터 대북선제공격을 위해 한반도 전역에서 실시된 '한미연합전시증원훈련'(RSOI)과 '독수리훈련'(FE)을 규탄하는 내용이다. 연설에 나선 평통사 박석분 총무국장은 "북이 핵보유 선언과 6자회담 조건부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훈련으로 북이 느꼈을 위협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국방백서에서 '주적'개념 삭제는 국민기만극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이후 최대규모의 전쟁연습으로 '바다에 떠다니는 비행장'이라는 키티호크함이 동원되고 본토 미군까지 합쳐 17,000여 명이 참가한다. 이 훈련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고 포장된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 확대'를 검증하기 위한 훈련으로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훈련이다."
박 국장은 "이번 훈련에 키티호크함과 함께 핵잠수함이 동원된 사실이 일부 시민단체에 의해 폭로돼 한반도 비핵화 선언 위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고 밝히고 "명백한 것은 미군은 한국군을 동원해 동북아와 북에 대한 선제공격을 위한 연습을 노골적으로 전개했다는 사실"이라며 분개했다.
또한 "이번 훈련에 동원된 한국군들이 미군들 다니는 길목에 다리를 놓아주고 먼저 정찰을 하고 심지어 일부 한국군들이 인민군 복장으로 '적'을 대신해 동원된 것은 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을 삭제한 것이 현실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국장은 "주한미군은 전 세계 미군을 신속히 움직이기 위해 해당 국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어떤 나라든 미국에게 '자주적'으로 임하면 무모한 전쟁 놀음에 동원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국방부가 미국에게 자주적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서 주한미군경비지원협정과 매향리미군사격장 직도 이전에 관한 보고가 진행됐다.
먼저 공동길 평화군축팀 부팀장이 나와 지난 3월 15일 한미간 5차 협상에서 잠정 타결된 주한미군경비지원금협상에 대한 보고를 했다. 공 부팀장은 "평통사는 협상이 열리는 국방부와 외통부 앞에서 줄기차게 협정의 폐기와 지금 당장 폐기가 불가능하다면 대폭 삭감해야한다고 주장했으나 불행히도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5차 협상에서 지원금 규모는 원화기준으로 7,000억원, 기간은 2년, 미국이 요구한 추가항목에 대해서도 사실상 미국요구대로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 부팀장은 "정부가 이번 협정부터 소폭 감액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사실은 '기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달러가치가 하락된 상황에서 원화기준으로 금액을 정한 것은 사실상 미국에겐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7,000억원을 달러로 환산하면 미국입장에선 작년 지원금보다 사실상 12% 인상된 금액으로 지원받게 된다.
공 부팀장은 "앞으로 국회 동의 절차 과정에서 이러한 기만성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고 통과된다 하더라도 2년 동안 협정의 문제를 꾸준히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미군문제팀 박종양 부장의 직도 상황 보고. "갈매기가 많아 '갈매기섬'이라고 불리던 직도에 폭격연습이 시작된 건 지난 71년. 그러나 미군이 언제부터 훈련장을 사용했는지는 국방부도 모르고 있는 상태. 지금은 폭격으로 인해 섬은 온통 자갈밭으로 변했으며 불발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3건이나 발생했고, 인근 섬 주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인 어장피해는 심각한 상태이다."
산림청 소유인 직도를 국방부가 허가도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분노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에 국방부는 직도의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실폭연습 중단과 연습탄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계속 훈련을 진행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박 부장은 "30일, 90여 개 단체가 모여 전북 대책위를 결성하고 '주한미군의 역할확대·전력증강·군산미군기지 확장·군산미군기지 스텔스 전폭기 등 배치' 반대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7일 평택 K-55(오산 Air Base) 소속 미 헌병들의 인근 상가를 대상으로 한 금품탈취와 성상납 범죄에 대한 보고도 진행됐다. 평통사 미군문제팀 박인근 국장은 "10여 명의 헌병들이 인근 상가를 돌아다니며 일명 오프리미트(off limit : 미군전용출입업소에 사실상 영업정지) 권한을 휘두르며 금품을 탈취하고 여성종업원들로부터 성상납과 심지어 주변업소 종업원들(러시아, 필리핀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까지 한 것은 주한미군의 지위를 규정한 SOFA 어느 조항에도 나와 있지 않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형사재판권 22조에 따라 신병을 인도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서울평통사 서영석 대표가 2조원 규모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도입 사업(E-X)을 규탄하는 정치연설을 했다. 국방부는 오는 2011년까지 총 4대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도입하기 위해 올 해 안에 기종선정 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한 대당 가격이 5,000억원이나 하고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전혀 불필요한 무기를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입하는 것은 미국 압력에 따른 것으로 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군비경쟁을 촉발할 뿐이므로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북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훈련을 중단할 것과 외국 군수산업의 배만 불리게 할 뿐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사업 중단할 것"을 국방부에 강력히 촉구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오늘 집회에는 평통사 홍근수 상임대표와 변연식·임종철 공동대표, 정혜열·이관복 고문, 민가협 조순덕 의장을 비롯한 어머니들, 임방규 선생을 비롯한 통일광장 선생님들, 불교통일연대 이용길 대표, 평화통일연구소 고영대 상임연구원, 서울·인천·부천 평통사 회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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