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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6] [국방개혁안에 대한 논평] 국방부는 작전권 환수 의지 없고 평화군축에 역행하는 국방개혁안을 즉각 철회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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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작전권 환수 의지 없고 평화군축에 역행하는 국방개혁안을 즉각 철회하라!


국방부는 지난 13일 국방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국방개혁의 목표를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 정예 강군 육성”으로 설정하고 첨단 전력증강과 질적 정예화를 통해 과학기술군으로 정비하여 첨단전력으로 무장한 정예군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68.1만명을 2020년까지 18.1만명 감축하여 50만 병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러한 국방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필수요건으로 신규 무기체계 전력화기간 보장과 2015년까지 매년 11% 내외의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하였다.

이번 국방부의 국방개혁안은 개혁이란 미명아래 대규모 첨단무기 확보와 국방비 증액을 노린 반개혁적이고 반국민적인 군비증강안이다.
국방부 스스로도 이번 군 구조 개선은 병력감축이 주안점이 아니라 미래의 안보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방위충분성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듯이, 이번 국방개혁안은 30년이 넘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군사정권 아래에서 형성된 방만하고 비대한 군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혁이란 미명아래 군부의 숙원인 대규모의 첨단무기와 예산 확보를 노린 군비증강안에 불과하다.
국방개혁안에 따르면 우리는 주한미군과의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력도 증강해야 하고,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따라 부여되는 대북전쟁억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력도 확보해야 하며 동북아에서의 방위력도 보강해야 하는 등 이중, 삼중으로 군비증강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군비증강안은 발전하는 남과 북의 화해와 단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며, 서민들의 삶과 나라경제를 외면한 채 오로지 군의 이익을 쫓겠다는 군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방안이다.
또한 이상희 합참의장은 전군지휘관회의에서 국방개혁안에 대해 “국방개혁을 위한 첨단무기와 예산확보는 전제조건”이라며,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추진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라며 대국민, 대정부 협박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군부의 수장인 이상희 합참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첨단무기와 예산확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소규모의 병력 감축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군부가 군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는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군부의 이익만을 쫓는 이기적인 집단임을 명백히 드러내는 것이다.
이번 국방부의 국방개혁안을 추진하려면 약 700조원, 한 해에 약 50조 원을 들여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이번 국방개혁안이 결코 국방개혁안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국방부가 국방비 감축을 전제로 한 국방개혁안을 다시 작성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국방부의 국방개혁안은 우리 군을 미군의 지휘체계에 더욱 철저히 예속시키고 미군의 지원병 노릇을 충실히 하게 만드는, 한국군의 미군 지원병화 방안이다.
국방부는 이번 개혁안에서 “한미동맹관계 지속, 유지”, “연합방위체제 미래지향적 발전”, “대체불가 미측 전력은 지원체제 계속 유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한미연합지휘체계 변화에 대비한 합참 중심의 전쟁수행체제”를 준비하고 “군령과 군정 구분으로 인한 전투력 통합운영” 상의 문제를 개선하며 “합동성 강화를 위한 조직과 기능 배분”에 내재한 문제점도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는 주한미군의 역할확대에 따른 한국군의 임무 변환에 걸맞게 한국군을 재편하겠다는 것으로, 한미군사지휘관계를 더욱 종속적으로 밀착시켜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미국은 미2사단을 미래사단으로 전환하고 내년 1월에 미7공군을 동북아 공군전투사령부로 개편, 창설하는 등 주한미군의 역할을 아태기동군으로 확대하기 위한 지휘체계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지휘체계도 대북방위를 목적으로 성립한 현재의 체제를 광역작전이 가능한 연합지휘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SPI(안보정책구상)의 의제 중 하나가 ‘한미지휘관계 연구’이며, 그 결과를 올해 SCM(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보고하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국방부가 내놓은 국방개혁안 중 육군의 1군과 3군 사령부를 통합해 신설되는 지상군작전사령부 예하 6개 군단을 비롯한 사단급 부대의 작전영역이 현재보다 2~3배 확장된다는 내용이나 해군, 공군의 전력증강으로 신속대응능력이 확충되고 감시, 타격능력이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내용은 한국군이 한미연합체계 아래 한반도 광역작전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국방부가 이번 국방개혁안에 PKO(평화유지군) 상비부대 편성을 기정사실로 하고 유엔 상비체제를 MOU 단계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데서도 확인된다. 이는 아태지역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다양한 군사작전에 한국군이 즉각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으로, 이미 국방부는 국회 동의 없는 해외파병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가 국방개혁안을 발표하기 전에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직접 보고하고 미군 측이 지작사 창설 방안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이번 국방개혁안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징표가 아닐 수 없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98년에는 똑 같은 안에 대해 "작전계획 개정없이 지작사를 창설하는 것은 무리"라며 반대한 미군이 이번에는 동의한 것이다.

우리의 국방개혁에서 핵심은 작전권 환수를 비롯한 자주국방의 확립이다. 작전권을 온전히 틀어쥐지 못한 채 자주국방과 안보를 거론할 수 없으며, 국방에서의 자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온전한 주권을 갖고 있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가 작전권 환수에 앞장서기는커녕 도리어 미군의 지휘체계에 더욱 종속적으로 재편되는 방안을 내놓고도 이를 ‘국방개혁’이라 하는 것은 자가당착으로서, 국방당국자들의 사고체계가 친미예속적으로 체질화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국방당국자들은 종속적인 한미동맹에 매달리는 한, 어떤 국방개혁안도 결코 자주국방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국방부는 허울좋은 국방개혁론을 즉각 철회하고 작전권 환수 의지와 일정이 담긴 자주국방안을 새로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번 국방개혁안은 여전히 북을 전쟁 상대로 설정하여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에 역행함으로써 변화, 발전하는 남북관계를 도외시한, 반통일적 방안이다.
국방부는 이번 개혁안에서 2010년까지 “대북전쟁억제능력 확충”을, 2015년까지 "대북전쟁억제능력 확보“를 밝히고 있다. 국방부의 계획에 따르면, 최소한 2015년까지는 북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군사력이 주한미군 전력을 제외하고도 북의 군사력을 이미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국방부만 여전히 북을 주된 위협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심지어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대북 군사력 평가에서 단순한 수치비교보다는 훈련의 양과 질을 고려한 질적인 평가가 중요하다”는 궁색한 논리를 끄집어내면서까지 '대북 군사력 열세론'을 사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것이 오로지 국방예산을 늘리기 위한 것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남북 화합과 통일의 시대에서 군이 개혁을 말한다면 당연히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병력, 무기, 군사비의 감축 방안 등을 내와야 한다. 그래야 남북이 소모적인 군사적 대립과 경쟁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함으로써 통일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번 국방개혁안에서 2020년까지 50만으로 병력감축을 이루겠다고 한다. 이는 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적인 감축으로서, 이를 병력감축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거니와 남북간 군사적 신뢰나 군축과는 전혀 동떨어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국방부가 현 시기에 병력감축을 논한다면 변화, 발전하는 남북관계를 반영하여 평화군축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와 계획아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국방부가 제시한 50만으로의 병력감축안은 이미 국내 군사전문가들이 제안하고 보수적인 국회의원들도 동의하고 있는 30만 명 감축안보다 후퇴한 안이다.
우리는 국방부가 북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와 인식을 바꾸어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통일 실현’이라는 민족적 염원에 부합하는 새로운 국방개혁안을 만들어낼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번 국방부의 국방개혁안은 내용에서 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방개혁안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올해 1월부터 기초연구에 착수하여 6월에 안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김대중 정부 당시의 개혁안에 기초한 것이라고는 하나, 2020년까지 국방개혁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9개월만에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졸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게다가 방위사업법안과 마찬가지로 이번 국회에 상정, 통과를 기정사실로 하고 추진하는 것은 국민적 의사수렴과정을 사상한 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국방부가 내용에서나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번 국방개혁안을 즉각 철회하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국민적 의사를 수렴하여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작성할 것을 촉구한다.


2005년 9월 16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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