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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8] 굴욕적 <전쟁예비물자(WRSA-K) 양도 합의각서> 재협상 촉구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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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 <전쟁예비물자(WRSA-K) 양도 합의각서> 재협상 촉구 기자회견
미군탄약(WRSA-K) 저장관리비 2조7천억원 받아내라!


지난 10월 17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서명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한국 내 미국의 동맹국을 위한 전쟁예비물자로부터의 탄약, 장비 및 물자의 양도에 관한 합의각서>(이하 )가 11월 26일 발효되었다.
이 합의각서는 한국이 그동안 미군 탄약을 저장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포함하지 않는 등 매우 불평등하고 군사주권을 침해하며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에 우리는 굴욕적인 체결을 규탄하며 전면적인 재협상을 촉구하고자 한다.

1. 굴욕적 협상으로 국민의 이익을 훼손한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에는 2004년과 2005년 반출한 탄약의 과거저장비(43억원)를 제외하고는 한국이 미국의 전쟁예비물자(WRSA-K)를 저장관리에 소요된 비용 즉, 과거지원비(항만하역, 선적, 철도 및 육로 수송, 저장, 정비, 처리)가 산정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1974년에 체결되어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대한민국 시설에서의 미국 소유 재래식 탄약의 수령, 저장, 수송, 재산계정, 재물조사, 검사, 비군사화, 정비, 경계 및 불출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아메리카 합중국 정부간의 합의각서에 대한 의정서>(이하 SALS-K 의정서> 2 a (7)에는 "이 탄약을 한국 정부 외의 사용자를 위하여 한국 저장지역으로부터 반출할 경우, 미국 정부는 그 탄약의 유지, 저장 및 수송을 위하여 발생한 직접 비용과 그 재고의 보충을 위하여 발생한 비용을 대한민국 정부에 보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995년에는 한미간에 합의각서를 체결하여 WRSA의 반출, 이양, 비군사화 등에 대하여 저장관리비를 산정하고 이를 WRSA 물자의 인수와 상계 처리한 전례가 있다.
또,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월 평통사와의 면담에서 WRSA를 반출할 경우 그 간의 관리비용을 미국으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9월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의 조경태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종천 국방차관이 과거지원비를 받아내겠다고 답변한 바도 있다.
이처럼 법적 근거가 분명하고 전례도 있으며 국방부도 받아내겠다고 한 과거지원비에 대해 국방부는 이제 와서 ‘미국은 과거지원비를 받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국방부가 과거지원비를 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굴욕적이고 일방적인 미국 퍼주기 협상의 치부를 덮기 위한 궤변이다.
이로 인해 WRSA-K 전체물자 52만5천톤에 대하여 톤당 과거지원비 17만원, 평균 저장기간 30년으로 계산하면 우리는 최소 2조6,775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 반면, 미국은 이 금액에 자국 처리 시 수송비와 폐기비용 13억 달러 중 거의 대부분을 합한 금액만큼의 이익을 얻게 되었다.
굴욕적 협상은 이 뿐이 아니다. 미인수 탄약 17만7천톤의 2020년까지의 미래저장비를 최소 비용(2,009억원)으로 평가한 것, 우리가 계속 보관을 요청했다는 확산탄과 지뢰(8만9천톤)에 대한 미래 저장비(최소 2,420억원)를 미국에게 면제해 준 것, 미인수 전쟁예비물자의 비군사화처리를 한국 내 시설에서 하도록 허용한 것, 정비해야 할 탄약을 인수하면서 그 정비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기로 한 것 등은 이번 협상이 미국의 이익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우리 국민에게 온갖 불평등하고 부당한 부담을 떠넘긴 협상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는 국방부가 법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굴욕적인 협상을 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논리에 사로잡힌 결과라고 본다. 이에 우리는 침략적이고 예속적인 한미동맹 강화에 매달려 굴욕적 협상으로 우리 국민의 이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고 부당한 부담을 안긴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2. 불평등한 협상으로 우리나라의 군사 주권을 침해한 국방부를 규탄한다!

는 한국이 WRSA-K 물자를 인수하고 프로그램을 종료한 뒤에도 ‘보안과 최종용도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미국의 무제한적 접근을 허용하고 있고(제6조), 한국이 인수한 물자에 대한 권리 또는 점유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경우 먼저 미국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제4조 나) 또, 한국이 인수한 물자를 국내 안보, 적법한 자위권 또는 국제연합 헌장에 부합되는 조치를 위하여 사용하거나 사용을 허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 인수 물자는 “가 발효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현 상태, 현 위치” 조건으로 양도한다.”고 못 박고 있는 반면, 미인수 탄약은 2018 년까지, 한국이 계속 보관을 요청한 탄약은 2024년까지 반출을 완료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도록 하고 있다.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탄약 국산화율이 85.6%(2006년 현재)로 충분한 자급능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탄약부문의 방위산업 가동률은 2004년 57%에 머물고 있는 조건에서 거의 전부가 장기저장으로 쓸모가 없거나 쓸 수 있어도 사고위험 등이 높은 탄약을 인수한 것은 탄약 자급화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다. 
또, 이런 고물탄약의 인수 및 관리비용 등에 막대한 국방예산을 소진하면 고가정밀탄약의 국내 생산 기반은 그만큼 축소되게 된다. 이는 저가의 재래식탄약은 국내 생산하고 고가의 정밀탄약은 미국의 수입에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탄약 수급에서의 대미 종속적인 구조를 더욱 고착시키게 된다.
는 노후 폐기탄약 저장관리 부담을 한국에 떠넘기고 합동직격탄(JDAM)이나 토마호크 유도탄과 같은 정밀탄약을 개발 생산하는데 집중하려는 미국의 군사전략과 탄약현대화정책에 봉사하는 것일 뿐이다.
이처럼 는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군사주권을 침해하고 굴욕적인 결과를 감수하도록 한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3.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 역행하여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체결을 규탄한다!

비록 지체되고 있지만 6자회담의 진전으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전망이 열리고 있는 지금,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모의 탄약을 한국군이 소유하게 된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적신호가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남북한 전력의 현격한 격차로 외부의 공격 가능성이 없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자력으로 충분히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조건에서 막대한 규모의 전쟁예비탄약을 인수한 것은 우리 정부 스스로 한반도에서 군비경쟁과 전쟁위기를 증폭시키는 행위다.
특히, 우리 정부가 확산탄 및 지뢰의 한국 내 계속 보관을 ‘대북 억지력 유지’ 또는 ‘전략적 고려’ 차원에서 요청했다는 것을 심각한 문제다.  
지뢰는 남북 분단과 대결의 상징으로 남북 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위해 이를 남북이 함께 제거해가고 있는 마당에 대북 전쟁용으로 백만 발이 넘고 매설 밀도가 세계 1위인 지뢰를 계속 한국에 보관하겠다는 것은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흐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다. 이는 북으로 하여금 대북 공격의도를 의심케 함으로써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 내 계속 보관을 요청한 확산탄 및 지뢰는 반출권을 포함해 그 권리와 책임을 미국이 갖고 있어 미국이 이를 자국의 침략전쟁 또는 간섭전쟁이나 여타 군사작전을 위해 반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점에서도 확산탄 및 지뢰의 한국 내 계속 보관은 우리 주권을 유린하고 우리 군을 미국의 세계패권유지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위이다.  
확산탄과 지뢰는 각기 국제금지조약이 맺어져 있을 정도로 그 반인도성이 악명 높고, 한국정부 또한 유엔차원의 국제지뢰 제거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그와는 정반대로 2024년까지 확산탄과 지뢰를 한국에 남겨 두겠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제4조 다 항에는 “(한국이 인수하는) 탄약, 장비 및 물자를 국내 안보, 적법한 자위권 또는 국제연합 헌장에 부합되는 조치를 위하여 사용하거나 사용을 허가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규정은 한국이 인수한 WRSA를 우리 국민(국내 안보), 북한(적법한 자위권), 제3세계 민중(국제연합 헌장에 부합되는 조치)을 대상으로 직접 한국이 사용할 수 있고 또 미국이 필요에 따라 이를 한국에 요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은 또 한국이 한국 민간인이나 다른 나라 정부 또는 군, PKO, 다국적평화유지군 등에 한국이 인수한 물자를 양도함으로써 이들로 하여금 한국 국민이나 북한을 상대로 사용하도록 할 수 있고 또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평화유지군에 이 인수물자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세계패권전쟁을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 역행하여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체결을 강력히 규탄한다.

4. 굴욕적인 전면 재협상 하고 과거저장비 2조7천억원 받아내라!

WRSA-K 인수 합의는 우리의 막대한 국익손실을 초래하고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며 우리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의 보편적인 원칙에도 역행하는 굴욕적이고 불공정한 협정이기 때문에 재협상해야 한다.  
는 절차상으로도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으로서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하나 이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성을 결여한 협정이다.
제10조에도 “이 합의각서는 당사국 상호간의 서면 합의에 의해서만 개정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협정수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과거지원비의 경우 에는 과거지원비를 받지 않도록 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다시 제기할 수 있다. 과거지원비 처리는 규정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과거지원비 보상을 미국에 얼마든지 요청할 수 있다.  
나아가 미국이 인가한 기준에 따라 한국군 20개 사단 규모의 45일분 어치의 전쟁예비탄약을 저장하도록 의무화한 불평등한 협정인 SALS-K 합의각서를 폐지해야 한다. 미국이 이 조항을 이용해 앞으로도 미국 소유의 재래식 탄약을 한국이 구입하도록 할 수 있고 또 한국의 확산탄 금지국제조약이나 대인지뢰금지조약 가입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WRSA-K가 종료되더라도 SALS-K 합의각서가 존재하는 한 미국은 도태 또는 소요초과 탄약을 미 본토에서 한국으로 옮겨 이를 미군전용탄약으로 지정함으로써 한국군으로 하여금 이를 저장관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SALS-K 합의각서는 폐지돼야 한다.
우리는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미군쓰레기 탄약 관련 문서의 폐기와 전면 재협상을 관철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힘차게 투쟁해 나아갈 것이다.

2008. 12. 18.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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