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8][89차 평화군축집회] 군 고위급회담 중단, MD예산 증액 기도 국방부 규탄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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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차 평화군축집회]
군 고위급 회담 중단!, 주한미군 C4I 이전비용 협상 공개!
미사일방어망(MD)예산 증액기도 국방부 규탄!, 군축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미군기지 이전 비용 떠안는 군 고위급 회담을 중단하라!
한미 양국은 29일 한미 연합사 회의실에서 장수만 국방부 차관과 월터 사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표로 참여하는 군 고위급 회담 2차 회의를 열고,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런데 군 고위급 회담은 월터 사프 사령관의 요구에 따라 개최되는 것이다. 군사잡지인 D&D 포커스(2009. 1월호)에 따르면 월터 사프 사령관은 ‘기지이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더욱 더 강한 압박을 가하라’는 미 국방부의 메시지에 따라 지난 1월 16일 이상희 장관을 만나 평택기지 이전사업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7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월터 사프 사령은 기지이전과 관련한 미타결 쟁점사항을 자국의 요구에 맞게 관철하기 위해 직접 담판에 나섰다는 뜻이다. 한미 양국이 각종 워킹 그룹(실무 대책반)과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서 기지이전문제를 협의해왔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월터 사프 사령관이 제기한 7대 요구사항은 우리의 국익을 크게 훼손하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불법․부당한 요구일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군은 병원과 통신센터 등 5천억 원에 달하는 특수시설 공사에 대해서 주택공사가 현물로 기부하기로 되어 있던 기존 합의를 깨고 공사비를 현금으로 자신들에게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사프 사령관은 23일에 열린 고위급 회담 1차 회의에서 삼성물산 컴소시엄이 평택기지에 건설하고 있는 주한미군 및 가족 임대 주택사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증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평택 미군기지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미 육군기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24일 그의 발언은 7대 쟁점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폭적 양보를 노린 압박성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미2사단 이전비용까지 한국정부에 떠넘긴 것도 모자라 더 많은 한국 국민의 고혈로 세계 최고의 기지를 짓겠다는 주한미군의 몰염치한 요구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의 온갖 부당한 요구로 기지이전협정이 아무런 구속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지금, 국익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미국의 불법․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고 평택기지이전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고위급 회담을 즉각 중단하고 7대 요구사항을 공개하라!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주한미군 C4I이전비용 협상 내역을 전면 공개하라!
미군기지 C4I 비용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있다. 2008년 8월 PMC(사업종합관리업체) 권고안에 따르면 미군기지 C4I 이전비용은 약 1조원에 달하며 이 중 한국이 부담할 액수만 해도 무려 5,000억 원을 넘어선다. 이는 국방부가 2003년 처음 제시한 액수의 25배에 달하며, 2004년 국회에 보고한 480억 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총액 기준으로는 2007년 기지이전종합계획(MP)에서 제시된 3,816억 원 보다 6,000억 원이나 폭증한 액수이다. 우리 국민은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C4I 이전비용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사이에 체결된 용산기지협정 5조 3항에 따르면 C4I 비용은 기반시설 설치비, 기존 시설 설치비, 기존장비 이전비용, 900만 달러 이내의 교체 장비로 구성되며 이전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C4I 현대화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또 용산기지이전협정의 협상 주체인 외교통상부는 C4I 이전비용 폭증 가능성을 반박하며 ‘기반 시설은 단순 시설로서 설치비의 가변성이 크지 않고 장비 이전비 역시 범위가 한정되어 있으며, 가변성이 큰 대체시설 제공 경비는 상한선을 900만 불로 설정했기 때문에 C4I 관련 총 경비는 일정한 범위로 한정 될 수 있다’(외교통상부, 2004년 11월)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C4I 비용이 폭증할 이유도 들쭉날쭉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용산협정이 국회에서 비준되고 기지이전사업이 실제 집행과정에 들어서자 C4I 비용은 크게 늘어났다. 국방부는 2007년 3월에 C4I 이전비용으로 3,816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 밝혔다. 비용이 크게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그 이전에는 “주한미군 C4I 체계에 대한 정보를 몰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미측 용역회사가 미측 가격 기준”으로 산정한 비용이므로 C4I 비용은 절대 3,816억 원을 넘지 않지 않는다”며 “중복된 부분을 걷어내고 한미가 정확히 분담하면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기까지 했다. 실제 2007년 10월에는 이전비용을 한국 1,200억 원, 미국 800억 원으로 분담하게 되리라는 보도(연합 뉴스 2007.10)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C4I 이전비용은 줄기는커녕 1조 원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국방부는 C4I 비용이 재차 늘어난 이유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C4I 비용이 크게 늘어난 원인이 주한미군 C4I 체계의 성능향상과 현대화 비용 때문일 것으로 본다. 주한미군은 광 섬유기간 망 사업(The Korea Optical Fiber Backbone Replacement), 광 통신망 구축, 다지털 마이크로 웨이브 프로그램 등 C4I 기반체계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들은 시작 시점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공교롭게도 그 완료시점이 미군기지 이전 사업 완료시점인 2012년과 일치한다. 미국은 ‘C4I는 현대전 전력의 핵심 분야이므로 현대화하는데 한국 측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04년 말~2005년 초 방위비 분담금에 C4I 현대화 항목을 추가할 것을 요구한 적도 있었다. 우리는 이와 함께 C4I 이전비용이 늘어난 또 하나의 원인으로 미 2사단 지역 C4I 구축비용의 한국 전가에 있다고 본다. 2007년 MP 작성 시 한미는 공동사용시설은 비용을 분담하기로 합의했는데 C4I도 그 대상이다. 그런데 C4I 이전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은 한미가 책임구역과 시설을 동일 공정과 성능으로 구축할 경우에나 적용가능하다. 미측 책임구역과 시설에 설치될 C4I 체계 성능을 향상시킬 경우―주한미군은 현재 C4I 기반체계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한측 책임구역과 시설의 C4I 체계도 덩달아 향상시켜야 하므로 비용분담 방식을 적용하게 되면 우리 정부는 용산기지이전 협정 5조 3항을 위반해 훨씬 큰 비용을 떠안게 된다.
만일 우리의 추정대로 주한미군 C4I 현대화 비용과 미 2사단 C4I 체계 구축 비용의 일부마저 우리가 떠안음으로 해서 C4I 비용이 폭증했다면 그것은 용산협정과 LPP 협정을 위반한 불법이다. 그간 미국은 간간이 향후 한반도 전구작전을 해․공군 위주로 운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는 곧 지상 작전은 한국군 위주로 운용하겠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주한미군 지상군 C4I체계의 쓸모는 크게 낮아진다. 그런데도 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주한미군 C4I 체계 성능향상과 현대화비용을 우리가 떠안는 것은 이만저만한 예산낭비가 아니다.
국방부가 국민들이 잘 모르겠거니 하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민들이 미군기지이전사업에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엿가락처럼 늘어난 C4I 비용에 있기 때문이다. 미증유의 경제위기에 빠져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서민 생계가 도탄에 빠져들고 있는 이때 주한 미군 C4I 이전비용까지 떠안을 수 없다. 국방부는 C4I 관련 한미 협상 내역을 전면 공개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라!
미사일방어망(MD)예산 증액 기도 국방부를 규탄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0~2014 국방중기계획’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조기에 전력화 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 미사일(PAC-2) 48기를 모두 도입한 뒤 PAC-3를 구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 한다. 또 국방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전력으로 주로 원거리 정보수집 및 원거리 정밀타격 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국방부의 주장은 북한 위성 발사를 구실로 MD 예산을 노골적으로 증액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MD 관련 예산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SAM-X 사업(PAC-2)사업 1조 1천억 원,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2,500억 원 탄도탄 작전통제소 200억원, 이지스 구축함 3척에 4조 5천억 원 등 최소 6조 가량이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일본의 사례에서 볼 때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지 모른다.
국방부는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MD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하지만 이는 설득력 없는 주장이다. 북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선제 핵공격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억제력 차원에서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또 국방부가 아무리 ‘한국형 MD’는 미국의 MD 체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나 MD 작전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계속행사기로 했으며, 한국군 자체로는 탄도탄에 대한 조기경보수단이 없다는 점, 국방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패트리엇 레이더의 탐지거리를 넘어선 중국 동북부 지역과 러시아 시베리아 일대에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한국형 MD는’ 미국의 동북아 TMD의 일부로 기능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형 MD’는 미국만 좋은 일 시켜주는 셈이고 우리에게는 대미 종속과 평화역행,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입지 축소 등 국익 훼손과 국민 혈세의 낭비만 안겨준다. 또 일본의 군비증강을 비판할 명분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국방부의 주장은 단견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MD 체계의 실효성 면에서도 국방부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 설령 수조원에 달하는 국민혈세를 들여 MD 체계 구축에 성공 한다 해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총으로 총알을 맞히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지난 4월 5일 북한 인공위성 실험 시 요격을 장담했던 일본은 요격을 커녕 위성 발사 시간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일본이 MD에 쏟아 부은 예산만 약 7천억 엔(약 10조원)이다. 사실이 이렇다면, 더욱이 지리적 종심이 짧은 한반도 지형 상 MD의 실효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북한 핵․미사일을 해결하는 유일하게 올바른 길은 북이 문제시하는 미국의 대북 핵 선제공격 계획과 남한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폐기하는 동시에 북의 핵문제도 해결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군축협상 뿐이다.
우리는 정당성과 설득력이 없고 실효성도 의심스러운 MD에 수조원에 달하는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방부는 MD 예산 증액 기도를 중단하고 군축에 나서라!, 세계 평화세력과 연대하여 MD 구축 저지를 위해 투쟁하자!
군축으로 복지 실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자!
2009년도 국방예산만 해도 3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남한은 세계에서 11번째로 국방비를 많이 쓰고 있는 나라다. 또 국방비 부담률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반면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나고 서민들은 1년에 1 천만 원이나 하는 등록금을 부담할 능력이 없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빛을 불기만 하고 국민 대다수의 생존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미군 퍼주는 돈만 줄여도, 필요 없는 무기를 조금만 덜 사도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할 걱정, 대학생 등록금 걱정을 덜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기지이전비용 등 한해에 미군에게 퍼주는 돈은 약 5조 6천억 원에 달한다. 반면 6조원이면 비정규직 (월급 100만원)50만 명을 정규직(월급 200만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미군에게 1년만 퍼주지 않아도 비정규직 50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전환을 예고하는 한반도 정세로 군축을 실현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도 무르익고 있다. 한반도비핵화, 주한미군 철수, 남북 군축을 모두 실현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투쟁하자!, 평화군축 단체, 노동자, 농민, 학생, 서민 대중의 광범위한 연대투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복지 실현을 위해 투쟁하자!
2009년 4월 28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