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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2][2010년 국방예산 분석 ③] 흑표 예산 882억 원을 삭감해야 하는 이유 - K-2 전차 사업, 기술 불안정하고 경제적 타당성도 낮아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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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9 16:56 ㅣ최종 업데이트 09.12.19 16:56
차기 전차 K-2 흑표 시제품
ⓒ 국방과학연구소
2010년도 방위사업청 소관 예산 가운데 논란의 중심은 단연 K-2전차(흑표) 사업이다. 2012년까지 흑표 1차 양산에 소요되는 액수는 무려 4조 원에 달한다. 2, 3차 양산계획도 예정되어 있다. 문제는 엄청난 규모의 국민혈세가 소요되는 흑표사업이 과연 타당성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국방위 예비심사에서 흑표 예산이 통과된 다음날인 11월 24일, 변무근 방사청장은 "흑표의 핵심부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 내년도 예산을 집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결함이 드러난 부품은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 팩(Power Pack)으로 흑표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파워 팩은 4년간 연구 개발 끝에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국내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방과학연구소와 흑표 개발에 참여한 현대 로템㈜은 이를 바탕으로 터키와 4억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은 바 있다.
국방부가 작년 예산 심사 때 흑표예산을 의결해줄 것을 국회에 요구하면서 내세웠던 명분중의 하나도 터키와의 수출 계약 문제였다. 그런데 파워 팩의 결함으로 터키로의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 뻔하고 내년 예산 882억 원의 집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는 이를 계기로 흑표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불요불급한 K-2 예산 882억 원을 삭감해야 할 것이다.
K-2 전차는 불요불급한 과잉 전력
사실 흑표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은 2008년 국회 예산심사 때도 제기된 바 있다. 국회 국방위 수석전문위원은 "80억 원대 고가의 차기전차 도입보다는 흑표 개발을 통해 습득된 기술을 이용해… (중략) K1 전차의 성능 개량 등 저비용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기했다.
이와 함께 국방위도 "방위사업청은 흑표사업에 대한 철저한 원가검증 및 대당 단가 인하 등 효율적 추진방안을 마련 후 사업 추진 전에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라"는 부대의견을 채택하였다.
예산을 승인해 주면서도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K1 전차는 23억~35억 원, K1A1은 45억 원인데 비해 흑표의 1대당 원가는 78.1억 원~85억 원으로 K-1의 약 3배, K1A1의 약 2배에 달한다.
대북 방어의 차원에서 보면 K-2 전차는 불요불급한 과잉전력이다. 국방부는 전차가 남한 2300대, 북한 3900대(<국방백서 2008>)로 북한군 기갑전력이 남쪽에 비해 수적으로 우세하며 남한의 M계열 전차(미국제 M47과 M48 전차)는 30년 이상 된 구형으로 더 이상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이 보유한 전차 중 비교적 신형은 400~800대의 T-62뿐으로 나머지 대부분(T-34/54/55/59)은 1940~60년대에 도입된 구형탱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반면 남한은 신형 전차만 해도 K1A1 500대, T-80 80대, K-1 1000대 등 모두 1600여 대([MILITARY BALANCE], 2008, 387~391쪽)에 이르고 있어 신형 전차 보유에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또 남한의 전차 전력은 미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의 제3세대 전차보유국으로 주변국과 비교에서도 월등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불요불급한 대북 공격무기인 흑표 예산의 삭감은 곧 북미 대화의 진전으로 곧 일정에 오를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에도 부합한다.
산악지대 많은 한반도, 전차의 작전효용성 낮아
작전 효용성에서 보더라도 K-2 사업은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한반도와 같이 산악 지형 위주의 협소한 작전 전구에서는 기동군단이 작전의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2개의 기동군단 운영을 염두에 둔 흑표사업이 작전 효용성에서 의심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년 국방예산(안) 예비심사 때 국회 국방위 수석전문위원도 "산악지형의 특성으로 전차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전차전력 확대 필요성은 명분이 부족하다"([2009년도 방사청 소관 예산안 검토보고서], 64쪽)고 지적한 바 있다.
K-2 전차가 "세계 전차 발전 추세에 발맞추고 노후 전차를 대체하며 군 구조 개편에 따른 전력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목적 하에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국방부의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육군이 국방개혁을 방패삼아 흑표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여론의 공감을 얻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에 흑표 예산 삭감은 육군 위주의 전력증강에 제동을 걸고 지상군 감축과 육∙해∙공 합동성 강화라는 국방개혁의 본래 취지에도 부합한다.
이처럼 흑표사업은 경제적 비효율성, 남한 전력의 대북 우위, 한국의 지형에 맞지 않은 군사적 효과의 제약성 때문에 그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이다.
2010년 국방예산(안)에는 흑표 외에도 K1A1 전차 2300억 원, K-9자주포 3883억 원, 다연장로켓(MLRS) 806억 원, K21 장갑차 3962억 원, F-15K 6800억 원, 광개토-Ⅲ급 구축함 2733억 원, SAM-X 및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철매-Ⅱ 등 MD(미사일 방어)관련 예산 6013억 원, 합동원거리공격탄(JASSM급) 등 이른바 '북핵 대비 정밀유도무기' 도입 예산 2890억 원 등 대북 공격용 무기 도입 예산이 허다하다.
불요불급한 무기도입을 위한 예선 편성은 쓸데없이 국방비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요인이다. 이들 예산만 걸러낸다 해도 국방비는 대폭 삭감이 가능하며 사회복지와 한반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오혜란님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화군축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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