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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4] 확산탄 폐기 및 금지협약가입을 촉구하며 김태영 국방부장관에게 보내는 2차 공개질의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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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탄 폐기 및 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하며
김태영 국방부장관에게 보내는 2차 공개질의서
 
오는 8월 1일 비인도적 무차별 살상무기인 확산탄의 사용․생산․이전 등을 전면 금지하고 확산탄 전량을 폐기하는 내용의 국제조약이 정식 발효되게 됩니다.
국방부는 확산탄 문제의 심각성에 동의하며 “확산탄금지협약(CCM)이 반복되는 불행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통제수단이라는 점에서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국방부 민원회신, 국방부 비확산 정책과-1127, 2010. 5. 6)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우리가 처한 독특한 안보환경” 때문에 확산탄을 완전히 폐기하고 CCM에 가입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포기하는 것”(국방부 민원 회신, 국방부 비확산 정책과-1127, 2010. 5. 6)을 의미하므로 확산탄 폐기와 금지협약 가입은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내세운 확산탄을 폐기할 수 없는 “독특한 안보환경”이란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로 인한 긴장과 상존하는 전면전 위험’, ‘북한의 장사정포와 5,000톤 이상의 화학무기’, ‘북한의 핵실험 실시와 장거리 로켓 미사일 발사 등 안보환경 변화’, ‘천안함 침몰 사태에서 드러난 안보환경의 취약성’ 등 입니다.   
1. 그런데 국방부가 열거한 “독특한 안보환경”은 확산탄 보유를 정당화할 근거로 될 수 없으며, 오히려 확산탄 폐기와 금지협약 가입 등으로 남북 군사대결을 종식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국방부의 성실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합니다.
첫째,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과 전면전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곧바로 확산탄 보유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될 수는 없습니다.
남북 간 국방비를 비교해 보면 2008년 기준으로 북은 5.5억 달러(통일부 추산), 남은 247억 달러(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남쪽이 북보다 45배나 많습니다. 또 남쪽(주한미군 전력 제외)의 전력이 북에 비해서 우위에 있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2009년 청와대에 "주한미군이나 전시 증원 병력을 빼놓고서도 (현재)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10%가량 우세하다"는 것과 "연간 전력투자비(경상운영비 제외)는 1980년대, 총 누적 액은 2000년대 초반에 벌써 북을 추월하였다"(『신동아』, 2010년 3월호)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북쪽에 대한 남쪽 군사력의 현저한 우위에 있는 현실로부터, 북이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남쪽을 공격하거나 또는 우발적 충돌을 전면전으로 비화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같은 이유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역시 북에 의해 촉발되기 보다는 남쪽의 대북 공세적 전략과 선제 공격적 작전계획의 도입, 이를 뒷받침하는 공세적 무기 도입 및 대규모 한미연합군 훈련 등에 의해 유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둘째, ‘북의 장사정포 위협’ 역시 확산탄 보유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될 수 없습니다.
그간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이 과장됐다는 것은 민간은 물론 정부관변단체 연구자들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공인된 사실입니다. 2004. 10. 18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북의 장사정포 위협이 과장됐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당시 윤광웅 국방장관은 “북한의 장사정포가 포격움직임을 보일 경우 6∼11분 이내에 이를 격파할 수 있다”(연합 2004. 10. 28)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또 북 장사정포에 의한 서울 시민 안전 위협론에 대해서도 윤 장관은 "북측의 포격으로 서울시민 상당수가 사망했을 때는 국제사회에서 인권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국제법상 전범 요건이 형성된다. 때문에 무고한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을 지에 대해서는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해 북이 서울 시민을 상대로 장사정포 사용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또 국방부는 북의 장사정포에 대비하여 2006년부터 합동직격탄(JDAM) 900발을 2012년까지 도입하고 무인폭격기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할 때 무차별적 살상무기인 확산탄 보유를 더 이상 고집할 이유도 명분도 없습니다.     
셋째, 국방부는 “북이 화학무기를 5,000톤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이를 확산탄 폐기에 나설 수 없는 근거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의 화학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으며, 2003년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 회의(OPCW)에서 미국 대표가 “북한 등 화학무기금지협정에 참가하지 않는 나라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우려한다”고 제기하자 러시아는 ‘북한, 리비아, 시리아가 화학 무기를 개발한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미국은 구체적 물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2003. 4. 29 연합)가 지적한바 있습니다. 아울러 북이 화학무기 보유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확산탄 폐기에 나서지 못하는 직접적 근거로 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국방부의 주장은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넷째, ‘북핵 실험 및 장거리 로켓발사 등으로 인한 안보환경 악화’ 주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 국무부 내외의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갖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참여하에 작성된 Atlantic Council Working Group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미국의 대북 군사적 행동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2007. 4)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위협의 주된 원인이 북의 핵무기와 전쟁위협보다는 한미연합군의 군사적 강압과 전쟁위협에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는 주장입니다.
또 안보 환경 평가(전망)와 관련해서도 국방부는 2005년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입안하면서 한반도 전략 환경을 “남북 관계 성숙으로 군사적 긴장이 점차 완화”(「국방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2005. 9. 22, 국방연구원)될 것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반면 2009년에 작성된 「국방개혁 기본계획(2009~20200」은 북한 위협 불변 또는 위협이 증가되었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국방개혁 기본 계획을 입안하고 있던 당시는 북한의 핵 개발과 보유가 기정사실로 되어 가던 때로, 2차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가 단행된 현 시기 안보환경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따라서 당시와 현재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과 현 정부의 비핵개방 3,000 등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일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안보상황의 악화는 정부의 대결적 대북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안보상황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확산탄 보유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남북 대결정책과 확산탄을 폐기하는데 하루 속히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섯째, ‘천안함 침몰 사고에서 드러난 안보환경의 취약성’은 구조적이고 본질적 측면에서 보면 불안정한 정전체제에서 오는 것으로 이명박 정권이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따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했다면 애초에 발생할 이유가 없었던 사고입니다.
2. 미국에서 수입하는 확산탄 종류와 수량을 포함하여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확산탄 종류와 수량, 용도 및 목적에 대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남북 간의 현격한 군사력 격차, 대북 선제공격전략에 따른 공세적 작전계획의 수립, 범정부 차원의 수립된 대북 무력흡수 및 점령통치계획 ‘부흥’의 완성 등을 고려할 때 장차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또는 전쟁은 주로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현대전이 주로 도심에서 치러진다는 특성상 현재 국방부가 보유한 확산탄 사용대상은 북한 군과 주민을 가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확산탄 폐기 및 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하는 우리에 주장이 인도주의적 관점에만 머무른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능한 넓은 지역에, 무수한 파편으로, 모든 것을 무차별로 파괴시킬 것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확산탄은 그 자체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모든 군사공격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할 수 없으며,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무차별 공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협약 체결 움직임이 본격화 된 지 불과 4년 만에 확산탄을 불법화하는 확산탄금지협약이 발효하게 된 것도 확산탄의 반인도적 본성과 불법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이에 8월 1일 확산탄금지협약 발효를 앞두고 국방부가 확산탄 폐기와 금지협약 가입에 나선다면 반인도적 대량살상무기생산, 비축, 사용 및 수출 국가라는 오명을 제거하고 이명박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글로벌 코리아를 실현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국방부가 확산탄 폐기 및 금지조약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3. 1974년 한미 간에 체결된 SALS-K(정식명칭은, 대한민국 내에서의 재래식 탄약보급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아메리카 합중국 정부 간의 합의 각서) 2조는 대한민국 국군 20개 사단 규모의 병력에 대해 미국이 인가한 기준의 (전투예비탄약) 45일분을 확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SALS-K 합의각서는 이와 더불어 한국 소유 탄약의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 소유 재래 탄약을 대한민국 내에 저장할 것을 합의하고 있는데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고 있는 자국 소유의 전시예비탄약 중 8,469발의 확산탄은 바로 이 규정에 근거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2008년 11월, 전시예비탄약과 관련한 한미 간의 인수 협상 당시 지뢰와 확산탄의 경우 한국이 미국에 계속 보관을 요청했다고는 하나 앞서 언급한대로 전시예비탄약과 관련한 결정권이 사실상 미국에 있음을 상기한다면 이를 단순히 한국정부의 요구에 의한 것만으로 볼 수만을 없을 것입니다.
만약 정부가 현재의 입장을 바꿔 확산탄 폐기 및 금지협약에 가입하기로 결정할 경우, SALS-K 합의각서에 의해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된 국제조약의 가입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위 합의 각서의 독소조항을 폐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국방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합니다.
아울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남북 분단과 미군 주둔이란 특수한 군사적 상황 때문에 집속탄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기로 했다.”(한겨레 2010. 3. 24)고 밝혔는데 미군 주둔이 확산탄 폐기 및 확산탄 금지협약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확산탄을 수입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 이후 미국으로 부터 수입하는 확산탄 종류와 수량 및  용도,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겠습니다.  
4. 평통사는 2010. 4. 27 공개질의에서, 우리 정부가 CCM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CCW(특정재래무기 사용의 금지 및 제한에 관한 협약)에는 참여하고 있다는 답변에 근거하여 CCW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의 내용과 이에 임하는 국방부의 입장에 대해 소개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CCW에서의 논의는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관계로 밝힐 수 없다고 하면서 “전력에 손실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 하에 참여하고 있다”(국방부 민원회신, 탄약관리과-1815, 2010. 5. 31)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CCW의 경우 CCM보다 먼저 확산탄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이미 여러 차례 회의가 진행되었음을 상기한다면 단지 결론이 나지 않아 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국방부의 태도는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다고 판단합니다.
확산탄의 문제는 우리 국민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므로 정부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회의의 내용이 어떤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습니다. 결론이 나고서야 내용을 밝힌다면 국민이 정부를 통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 자체가 막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시 검토하시고 CCW에서 진행되고 있는 확산탄 규제의 내용을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 CCW에 참여하는 입장과 관련하여 국방부는 “전력에 손실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 하에 임한다 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를 하고자 합니다. 확산탄의 금지는 좀 더 큰 의미에서 보면 군축에 해당하는데 군축이란 아시다시피 기본적으로 군사력의 감축과 제한을 수반합니다. 그런데 국방부의 입장처럼 전력에 손실이 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전제한 채 국제 군축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결국 군축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국방부가 확산탄의 금지 및 제한과 관련한 국제회의에의 참여하는 입장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하는데 이와 관련하여서도 답변을 주시기 바랍니다.
5. 국방부는 확산탄 폐기와 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하는 평통사 서한과 공개질의에 대해 “현재 보유 중인 확산탄을 폐기하고, 금지협약에 가입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들(북한)은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우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아야 할 것”(민원회신, 국방부 비확산 정책과-1127, 2010. 5. 6)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우리는 우선 이 답변서가 국방부 내에서도 군비증강을 견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의 방안을 제시해야 할 비확산 군축과에서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참담함을 느낍니다.
국방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하고 있는 국가 안보라는 것은 단지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무기를 많이 보유한다 해서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간의 과정은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면 할수록, 공격적 군사정책을 수립하면 할수록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대응을 유발해 남과 북이 서로 평화에 다가서기보다 오히려 점점 더 전쟁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결과를 초래해왔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총칼로써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국방부에 상기시키며 남북한 상호 군축의 시작으로 확산탄의 폐기와 금지협약에의 가입이 좋은 출발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권해드리며 이상에서 제기한 질의에 대해 성실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하겠습니다.
2010년 6월 24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열,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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