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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대형 공격 헬기(아파치 롱보) 중단 촉구 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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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공격 헬기(아파치 롱보)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의 서한

도입 명분이 없고 군사적, 경제적 타당성을 결여한
대형 공격 헬기(아파치 롱보)도입 사업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국방부 장관 귀하!

국방부는 오는 6~7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AH-X(대형 공격 헬기)사업 추진기본전략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의 유력한 기종으로 미 보잉사의 신형 아파치 롱보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대형 공격 헬기(아파치 롱보)사업은 도입 명분에서 정당성이 없으며 군사적 효용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결여한 것이므로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합니다.

1. ‘육군의 노후화된 공격헬기 대체’를 내세운 아파치 헬기 도입은 정당성이 없습니다.

국방부는 노후화된 500MD 대체를 대형 공격 헬기 도입 목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500MD는 지상군과 협동으로 대전차 근접전투에 운용되는 전력인 반면 대형 공격 헬기는 지상군과 별도의 종심작전을 염두에 둔 전력으로서 500MD의 대체전력이 될 수 없습니다. 이에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500MD 대체 전력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나라당 의원들 까지도 “(500MD와) 작전개념이 다른 아파치 헬기는 효율적인 대체전력이 아니다”(김무성 의원, 2008. 10. 8)라며 대형 공격 헬기 도입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또 국방부 주장은 노후 공격 헬기를 대체하기 위한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약 210대)이 이미 착수됐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또한 국방부의 주장은 현재 남한의 헬기보유량은 700여대로써 북한의 300여대와 비교해 2배 이상의 압도적인 헬기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2022년까지 도태되는 500MD를 제외하고도 남한의 공격용 헬기 보유대수는 코브라 헬기(AH-1F, AH-1J) 60대로 북한의 24대(Mi-24)에 비해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2. 대북 종심작전을 염두에 둔 대형 공격 헬기 도입 주장 역시 설득력이 없습니다.

공격용 헬기는 상대방의 지대공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악지형이 80%이상인 한반도에서는, 특히 북의 지대공 요격 능력을 고려할 때 생존성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대형 공격 헬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파치 롱보도 포병과 전투기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종심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라크 전쟁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따라서 아파치를 북한의 종심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포병과 공군의 항공지원 및 이를 지휘할 C4I체계 및 공군의 공역통제, 종심 지역 상황을 확인 할 수 있는 조인트 스타즈와 같은 광역 전장 감시 체계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한국군은 조인트 스타즈와 같은 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종심작전에 필수적인 C4I를 미군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태이므로 미군의 지원 없이는 대북 종심작전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첨단 전장감시체계와 지휘통제체계를 갖추고 있는 주한미군도 한미연합훈련에서 아파치 롱보를 종심작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생존성 등의 문제로 포기했다는 사실은 종심작전용으로 대형 공격헬기를 도입하려는 주장의 허구성을 입증해줍니다.

3. 서해 5도 방어를 위해 대형 공격 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해 5도 방어를 위해 대형 공격 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형 공격헬기 사업 목적에 대한 숱한 비판이 제기되자 국방부가 새롭게 제기한 논리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군내부에서조차 서해 5도의 현존 전력과 F-15K 및 국산 경공격기(KA-1) 등 남쪽의 우세한 항공 전력을 고려할 때 남한군은 북의 서해 5도 기습 작전을 방어하고도 남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의 입장에서 볼 때 서해 5도 점령은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인데다가 가공할 만한 한미연합전력에 비추어 점령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실익은 없고 오히려 손실만 더 큰 군사행동이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북의 서해 5도 기습 점령을 가상한 시나리오 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북의 공기 부양정을 막기 위해 대형 공격 헬기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대형 공격헬기가 전투기 가격과 맞먹다는 점에서 장기판에 비유하면 ‘졸’과 ‘차’를 맞바꾸는 결정이자 빈대 잡으려고 화염방사기를 사는 결정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것입니다.

4. 막대한 운영 유지비 등 경제적 타당성을 결여한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을 폐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형 공격 헬기는 막대한 운영유지비가 소요됩니다. 특히 국방부가 유력한 기종으로 검토하고 있는 아파치 헬기의 경우 다른 기종에 비해 더 많은 운영유지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습니다. 2007년 한국국방연구원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36대의 아파치 롱보의 연간 유지비는 2007년도 불변가 기준으로 연간 800억 원이며 2015년 이후 본격 운영이 되면 연간 100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아파치 헬기의 대당 연간 운영유지비는 22.2억원~27.7억원으로 코브라 헬기 7억원의 4배가 넘고 F-16의 24억원에 버금가는 수치입니다. 이에 2조 5천억원~3조원이 소요되는 도입 비용은 물론 막대한 국민혈세가 운영유지비로 소요되는 아파치 헬기 도입 사업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마땅합니다.

5. 항공 전력의 구조적 측면에서도 대형 공격헬기 사업은 타당성이 없습니다.

대형 공격헬기 소요 제기는 High-Low Mix 개념에 따라 육군 항공 전력을 구성/ 운영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High-Low Mix 개념은 아파치 롱보 구매를 위해 억지로 도입된 것으로, 이 개념에 따라 한국형 공격헬기는 아파치 롱보 도입을 전제로 작전요구성능(ROC)이 하향 조정되어 소형으로 개발됩니다. 이는 국방부가 아파치 헬기를 도입할 구실을 찾기 위해 한국형 공격 헬기 소요를 중/대형급에서 소형급으로 수정했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 결정대로라면 육군은 한국형 기동헬기 양산, 소형 공격헬기 연구 개발, 대형 공격헬기 해외구매 등 세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며 육군 방위력 개선비의 30%를 매년 헬기 전력에 쏟아 부어야 합니다.
이에 국회 국방위원회는 High-Low Mix개념에 따른 사업추진방식의 적절성(경제적 타당성 및 전투효과)등의 문제(국회 국방위 수석전문위원, 2011년 방사청 소관 예산안 및 기금 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 2010. 10)를 제기하고 있으며 2005년 한국형헬기(KHP)사업 사전 평가 자료에서도 “다 기종 헬기의 운용은 많은 예산의 낭비를 초래 할 수 있다”고 제기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항공 전력의 구조적 측면에서도 숱한 문제점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6. 대형 공격 헬기 획득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고 투명성을 상실한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을 중단하십시오.

방위사업청은 2010년 7월, ‘공격형 헬기 획득방안 및 사업추진 기본전략 수립 연구 용역보고서’를 3급 비밀로 규정하여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으며 당초에 계획했던 공청회마저 취소한 바 있습니다. 이는 국방부가 대형 공격 헬기 도입을 전제로 한국형 공격헬기의 성능과 경제성을 평가 절하하려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것입니다.
방사청 일부와 업체 주장에 따르면 한국형 공격헬기의 대전차 미사일(헬파이어) 장착 능력은 16기이지만 용역 업체인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은 이를 업체의 과장된 주장으로 간주하여 한국형 헬기 소요 대수를 과다 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구 용역을 담당한 한국 산업 개발 연구원 역시 “수리온 기반 공격헬기의 대전차미사일(헬파이어) 장착능력이 16기라는 업체 주장이 확인되면 (공격헬기 해외 구매와 국내개발에 대한) 경제성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국방부는 공격 헬기 획득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비롯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아파치 헬기 도입 기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7.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대형 공격헬기 도입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적극적 억제전략(선제공격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 비서관은 지난 3월 22일 국방개혁 세미나 연설에서 "전략적 정밀 타격 능력을 확충하고 공격용 헬기와 차세대 전투기를 보강하는 것은 더욱 상위의 전투개념으로 상대의 위협을 원천적으로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격용 헬기가 북에 대한 선제공격을 위한 무기체계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선제공격은 한반도의 위기를 조장하고 확대하여 결국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는 남북, 북미,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국민대중과 국제사회의 노력과 요구에 전면 역행하는 일입니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며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물론 군사적, 경제적 타당성을 결여한 대형 공격 헬기 도입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2011년 5월 24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문규현, 배종열,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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