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27] 한국인 피폭2세 고 김형률 12주기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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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7일(토) 오전 11시, 부산 민주시민공원 소극장에서 한국인 피폭2세 고 김형률 씨의 12주기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김봉대 아버님과 이곡지 어머님 등 유족과 신임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 피폭2세 환우회 한정순 전 회장을 비롯하여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 날 추모제는 강제숙 김형률추모사업회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추모제에서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배성민 노동당 부산시당 부위원장, 그리고 일본에서 온 고바야시 히츠에 전국피폭자청년동맹 국제부 청년대책부장이 추모사를 해주었습니다. 또한 한정순 전 회장은 최근 돌아가신 환우의 이야기를 담은, 고 김형률 씨에게 보내는 추모 편지를 낭독했으며 고 김형률 씨를 빼닮은 조카의 추모편지 낭송도 이어졌습니다.
최봉태 변호사도 추모사를 통해 원자폭탄을 제작한 록히드마틴 등 미국 군수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며 미국의 사과를 촉구한 고 김형률씨의 유지를 반드시 실현하자고 했습니다.
한편, 한국인 피폭2세인 김옥숙 작가가 자신의 어머님을 비롯한 한국인 피폭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흉터의 꽃>, 권병재 작가가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할아버지의 하루>를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 날 추모제에서는 고 김형률 씨의 유해를 합천으로 이전했으며, 아버님이 보관하고 있던 고인의 유품들을 부산민주공원에 기증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공유했습니다. 김봉대 아버님이 김종세 민주공원 관장에게 유품을 기증하는 기증식이 추모제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김형률을생각하는모임 전진성 부산대교수는 "부산 민주공원에 형률씨의 유품자료실이 잘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이곳에 자료실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반독재 민주회에서 인권과 평화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봉대 아버님은 "생전에 형률이의 유해가 합천으로 이전하고, 유품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추모제를 마친 후 지난 2015년 민주공원에 심은 추모나무를 둘러보고, 고인의 유해가 안치된 합천으로 이동했습니다. 김형률 추모사업회는 앞으로도 해마다 부산과 합천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일본 당국이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평화로운 한반도, 핵없는 세상을 이루어 고인이 영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