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방예산 문제점 11화,12화] 고성능 이지스 구축함 도입 주장의 허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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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이지스 구축함 도입 주장의 허구성(상)
고성능 이지스 구축함 도입? 결국 미국 전략 지원이다
[오마이뉴스 기고] 고성능 이지스 구축함 도입 주장의 허구성(상)
[오마이뉴스 기고] 고성능 이지스 구축함 도입 주장의 허구성(하)
국방부와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비' '대북 전면전 및 주변국과의 해양 분쟁에 대비' 등의 명목을 내세워 탄도탄 대응 및 대잠전 능력이 향상된 이지스 구축함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남한은 미사일 전력에 있어 북한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북한 미사일은 비대칭 위협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지스 구축함에 SM-3나 SM-6 요격미사일을 장착해도 북한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 방어는 불가능하다. 남북 해군력 비교에서 남한은 북한에 대해 2.4배의 압도적 우위를 누리고 있어 북과의 전면전이나 국지전에서 현 전력만으로도 얼마든지 해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주변국과의 해양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허구다.
이에 탄도탄 대응 및 대잠전 능력이 향상된 이지스함 도입의 숨은 목적은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뒷받침하고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를 지원하려는 데에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 대비를 위해 고성능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허구성
북한의 핵‧미사일 등 이른바 비대칭 전력에 대비하기 위해 고성능의 대형 이지스 구축함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허구다. 남한은 미사일 전력에서 북한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즉 북한의 핵·미사일은 비대칭 위협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북의 미사일 수는 2000기(SBS, 2016.1.25.) 대 800~1300기(국방일보, 미국 헤리티지재단, 뉴스데일리 종합)로 남한이 북한보다 양적으로 우위에 있다.
질적 측면에서도 남한의 탄도미사일 전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력보다 우위에 있다. 예컨대 사거리 500km의 북한의 화성-6(스커드-C)과 사거리가 비슷한 남한의 현무-2B를 비교해보더라도 현무-2B의 우위가 확연하다. 화성-6의 원형공산오차는 1000m, 살상면적은 1만6963㎡(랜드연구소, 1991)에 불과하나 현무-2B는 원형공산오차는 50m, 살상면적은 2만㎡(월간조선, 2011.3.)로 정확도와 결합하면 화성-6보다 파괴력에서 훨씬 앞선다.
북한이 2019년 5월과 7월에 시험 발사한 사거리 600km 전후의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남한판 이스칸데르인 현무-2B와 비교해도 현무-2B의 우위가 확연하다. 정확도에서 KN-23의 100~200m(38노스, 2019.10.9.)는 현무 2B의 50m에 훨씬 못 미친다. 살상반경은 KN-23이 50~100m, 현무 2B가 80m 안팎으로 비슷하다. 탄두 중량은 KN-23이 0.5톤, 현무-2B가 2톤(탄두 강화형, 조선일보 2021.9.26.)으로 파괴력에서 현무 2B가 훨씬 앞선다.
북한이 2021년 3월에 시험 발사한 KN-23 이스칸데르 개량형과 현무-4를 비교하면 탄두 중량에서 KN-23 개량형은 2.5톤(한국일보 2021.3.29.), 현무-4는 사거리를 300~500km로 축소시, 약 4~5톤(조선일보, 2021.4,12.)으로 파괴력에서 현무-4가 우위에 있다. 사거리 800km 전후의 화성-9와 현무-2C를 비교해도 현무 2C가 정확도와 파괴력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 화성-9의 원형공산오차는 190m, 현무-2C는 10m다. 탄두 중량에서는 화성-9와 현무 2C가 0.5톤으로 비슷하다고 하나 언론 보도대로 현무 –2C의 탄두가 2톤에 달한다면 파괴력에서 회성-9을 압도한다.(MBN, 2021.5.24.).
이에 정의용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도 국회에서 "북한 미사일 능력이 우리에게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 "미사일 요격 능력도 우리가 절대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국회 운영위 국정감사 회의록, 2019.11.2.). 임호영 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도 일찍이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경우 총량적 측면에서 북한과 상응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우리 군만 보유한 순항미사일의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과 다량의 공대지 유도미사일은 상당 부분 대북 우위를 점하고 있다(국방부 브리핑, 2016.9.9.)고 밝히고 있다.
▲ SM-3 미사일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
이지스 구축함에 SM-3, SM-6 요격미사일을 장착해도 남한 방어는 불가능
합참은 고성능 이지스함을 도입해 SM-3와 SM-6 요격미사일을 동시에 장착한다는 계획이다(세계일보, 2021.11.25.). 그러나 이지스 구축함에 SM-3나 SM-6 요격미사일을 장착한다고 해도 북한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 방어는 불가능하다. 한반도는 종심이 짧아 탄도미사일 방어가 무용지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지스함에 장착되는 SM-3는 고도 100km 이상의 외대기권을 비행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상층 요격하는 미사일로 남한을 겨냥한 주로 고도 100km 이하를 비행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 사거리 300Km의 스커드 B는 정점고도가 아예 100Km 이하에서 형성되어 요격할 수 없고 사거리 500km의 스커드 C의 정점고도는 150km에 이르나 대부분의 비행이 100km 이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SM-3 요격미사일로 고도 100km 이상을 비행하는 스커드 C를 요격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SM-6 역시 요격고도가 34Km로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종말 하층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으나 비행 속도가 마하 3.5에 불과해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동·서해상의 이지스함에서 발사한 SM-6가 도달하기도 전에 남한 땅에 떨어진다. 이렇듯 SM-3를 장착하든 SM-6를 장착하든 이지스함으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하기 위해 고성능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허구성
남한 해군력은 함정 230척에 총 26만 톤, 북한 해군력은 함정 800척에 총 11만 톤으로 남한 해군이 총 톤수에서 약 2.4배의 압도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2021 일본 방위백서). 이에 남한은 북한과의 전면전이나 국지전에서 현 전력만으로도 얼마든지 해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의 해군은 동·서로 분할되어 있어 융통성 있는 작전이 제한되고, (1500톤 미만의) 소형 고속함정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원해 작전 능력이 제한"(국방백서 2014)되기 때문에 연‧근해 작전을 위주로 대응해야 하는 남한 해군에게 원해 작전을 위주로 하는 9000톤이나 되는 대형 이지스 구축함의 추가 도입은 불필요한 과잉전력이다.
한편 이지스 구축함의 함대지 공격 능력을 강화해 북한 핵‧미사일 등의 전략 표적을 타격하려는 발상 역시 타당성이 없다. 한반도 유사시 대북 종심작전을 전개하는 데서 대북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항공기나 미사일 등 보다 신속,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공대지, 지대지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넘쳐나는 조건에서 북한 해안포나 지대함 사거리 밖에서 공격해야 하는 이지스 구축함은 전투서열의 후 순위로 밀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남북 해군력 비교
주변국 위협 및 해양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고성능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허구성
주변국 위협론은 구체성도 타당성도 없다. 일본의 해군력은 함정 140척에 51만 톤, 중국의 해군력은 함정 730척에 212만 톤으로 총 톤수에서 일본은 남한의 약 2배, 중국은 남한의 약 8.1배, 일본의 약 4배에 달해 상호 간 전략 균형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격차를 보인다(일본 방위백서 2021).
그러나 이러한 한중일간 해군력 격차가 일본이나 중국의 한국에 대한 무력 침공을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은 육·해·공 전력에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승수를 갖고 있지만, 러시아, 인도 등 14개의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사시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 크게 제한된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공군 전력은 비슷하고 육군 전력은 크게 뒤지기 때문에 해군력 우위만을 갖고 한국을 침공할 수 없다. 더욱이 남한군 무장은 주로 공세 전력 위주인 데 반해, 자위대 무장은 방어전력 위주여서 남한이 대형 이지스 구축함을 도입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일본의 무력 침공을 방어할 수 있다.
독도나 이어도 등을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해양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대형 이지스함 구축함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 역시 타당성이 없다. 이는 주변국과의 정치‧외교적 분쟁의 장을 군사 대결장으로 만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독도는 엄연히 우리 주권이 미치는 영토로, 일본이 이를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은 한일관계가 아무리 악화하더라도 현 국제질서 속에서는 상정하기 어렵다.
중국 일본과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수역에 있는 이어도는 수심 4.6m에 위치해 해양법상 수중 암초다. 섬이 아닌 수중 암초는 접속수역, 영해와 같은 수역을 창설할 수 없어 한 국가의 영유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어도 관할권 다툼으로 한중일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외교가 아닌 군사력을 동원해 해결하려는 것은 국제법적으로 아무런 명분이 없는 대결적, 호전적 발상이다. 설령 물리적인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군이 아닌 해경이 비폭력적으로 대처해야 할 사안이다.
고성능 이지스 구축함 도입 주장의 허구성(하)
대형 이지스함, 대중 포위전략 동원 가능성 크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대중 포위전략을 뒷받침해주려는 의도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 추가 전력화와 연계해 3개 기동전대로 편성되는 기동함대사령부를 창설"하며 "기동함대사령부는 원해까지 작전 영역을 확장하여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로운 해양 활동과 안전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국방중기계획 2022~2026 보도자료, 2021.9.1.). 그러나 해상수송로는 "석유나 군사, 무역 물자가 통과하며, 침략 경로로도 사용된다"라는 와인버거 전 미 국방장관의 주장처럼 미국의 해양 패권선이다.
바이든 정권은 트럼프 정권에 이어 중국 견제와 포위에 초점을 둔 인도·태평양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미국·일본·인도·호주 중심의 콰드를 결성하고 여기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콰드 기술 실무그룹 비공식 참여를 약속(2021.4.6.)한 바 있으며,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계를 위한 국방 워킹그룹 구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군은 미국, 호주, 일본 등이 대중 견제용으로 진행하는 퍼시픽 뱅가드(2021.7) 등 "중국을 겨냥한 해상 훈련에 잇달아 참여하고 있다."(세계일보, 2021.7.5.) 최근에는 미국 주도 다국적 대잠수함 훈련인 '시 드래곤'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드래곤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콰드 참여국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는 성격을 담고 있다(데일리안, 2022.1.7.).
문재인 정권이 콰드 참여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참여 쪽으로 방향을 잡고 항공모함, 중형잠수함, 대형 이지스 구축함 도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 한국군을 미 본토와 태평양 미군 방어에 동원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 중단!
한국해군의 SM-3나 SM-6 도입은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 지원이 목적
SM-3 블록 IB 요격미사일은 요격고도가 150~500km, SM-3 블록 ⅡA 요격미사일은 요격고도가 1450km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상승·하강 단계와 중간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 따라서 해군이 고성능의 광개토-III 배치-II 이지스 구축함을 도입하고 SM-3를 장착하려는 것은 오키나와, 괌 등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해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SM-6 요격미사일은 사거리 240~460km, 요격고도 34km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미국 등과 연합작전을 전개할 때 미 항모 전단에 대한 DF–21/26 등 중국 항모 킬러 미사일로부터 미 항모 전단을 방어할 수 있다. SM-6 미사일은 함대 방어에 최적화된 요격미사일로 함정방어에서 더 큰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
▲ SM-3 요격미사일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광개토-III 배치-II 이지스 구축함은 사거리 500~800km의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000~1500km의 순항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다. 한국수역에서 발사해도 북한 전역과 중국 동북 연안과 내륙을 타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전력은 북미, 중미 유사시 미국을 겨냥한 북중 ICBM과 이동발사대를 타격할 수 있다. 또한 양안 분쟁 시 미국은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 개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때 한국군 이지스 구축함의 함대지 능력은 미국의 중국 미사일 기지 타격 등에서 긴요할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현실로 될 수 있다. 지난 53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한미동맹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필요시 대응을 위한 군사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공동성명 8항)하였다. 2017년 이후 미 본토 공격 능력을 갖춘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과 증강된 한국군 전력을 반영한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응하는 작전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한국 방어를 넘어 오키나와, 괌 등의 태평양 미군과 하와이와 미 본토 등의 방어에 동원하는 작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선제공격 능력을 갖춘 한국군 전력을 동원해 남한은 물론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선제공격을 기존 작전계획보다 정밀하고 광범위하게 수행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대중 포위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최고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 충돌보다는 미중 충돌이 더 일상적으로, 저·고강도로 발생할 수 있어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에 동원하기 위한 작전계획은 반드시 동아시아에서의 대중 작전계획을 부분적이라도 포함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한미연합군의 새로운 작전) 계획은 북한뿐만 아니라 솔직히 역내 다른 도전들에 의해 제기된 위협의 진화를 감안할 때 계속 발전되고 있다"(연합뉴스>, 2021.12.9.)라는 콜린 킬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의 발언은 새로운 작전계획에 대중작전계획을 포함하려는 미국의 속내를 보여준다.
고강도의 대북 선제공격과 중국에 대한 포위와 압박을 겨냥한 새로운 작전계획의 수립과 한국군의 미 본토와 태평양 미군의 방어를 위한 고성능의 대형 이지스함 등의 도입은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동원될 위험성을 높이고 우리의 안보를 도리어 위태롭게 한다.
또한 광개토-III 배치-II 이지스 구축함 도입에는 2028년까지 3조 9,000억 원이 소요된다. SM-3 요격미사일은 한발 가격이 SM-3 블록 IB는 250억 원(조선일보, 2021.5.11), SM-3 블록 IIA는 435억 원(미 국방예산 기준)이나 된다. 향후 도입될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을 포함한 모든 이지스함에 SM-3 요격미사일을 장착한다면 그 비용만 조 단위를 넘어서게 된다. 따라서 이런 사업은 빨리, 전면 폐기할수록 국가 안보에도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