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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국제민중법정 제2차토론회] 6/7 히로시마 한국원폭희생자 위령제 - 추모사 모아보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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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한국원폭희생자 위령제] 추모사 모아보기 

 

6/7 한국원폭희생자 위령제

 

6월 7일, 히로시마 평화공원 한국원폭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원폭 79년, 한국원폭희생자 위령제>를 진행했습니다. 약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원폭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사 순서가 있었습니다.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추모사>

 

삼천리 화려한 금수강산, 대를 이어 가꾸어 온 우리의 역사. 한밤중의 모진 찬바람과 역사의 강풍에 휘말려 타국에서 미국의 원자 폭탄에 산화하신 영령들이여, 79년의 세월 동안 어찌 한순간이라도 편히 영면하셨겠습니까.

 

저는 이곳 에바마치(江波町)에서 부모님과 함께 피폭을 당했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오늘 이 자리에 서서 영령님들께 생존자의 서러움을 알리고자 합니다. 한국원폭피해자 합천지부장으로서 20여 년간 근무하며 피해자들의 가난과 병마 속에서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원폭 투하 이후 의지할 곳이 없어 고향으로 귀향하게 되었고, 추운 날씨 속에 배를 타지 못해 선착장에서 2주 이상 대기하였습니다. 개인 선박을 이용하려다 풍랑을 만나 수중고혼이 된 분들도 계셨습니다. 고향에 남아있던 분들은 원폭에 의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친인척들이 무사히 귀환하자 얼마나 반가워했겠습니까.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우환동포(憂患同胞)로 변해갔고, 피폭 환자들은 병원 약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평생 상처가 완치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현재 생존하신 피폭자분들의 평균 연령이 85세로, 사경에 있는 상황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더욱이 원폭 피해자의 자손들이 방사선에 의한 유전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은 너무도 가슴 아픕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은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배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국으로서 미국은 하루빨리 이를 폐기하고 세계 평화의 길을 선도해야 함을 영령들 앞에서 선언합니다.

 

또한, 일본국은 전쟁에 광분하여 대한민국을 침략하고 인적 물적 강제 수탈을 자행하여 많은 한국인들이 전쟁터에서 희생되거나 군수품 공장에서 노역하였습니다. 가난이 대물림되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한 세기가 지난 오늘까지도 평화를 위한 사죄 한 번 없습니다. 일본국이 세계평화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정부는 일제강점기와 6.25 동족상잔으로 국토가 두 동강이 났지만,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자립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도 소중히 여기며 법안이 잘 실행되는 법치국가로서,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해방된 지 8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쟁 피해자로 소외된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 원자폭탄에 의해 희생된 5만 영령들께서 영혼이라도 그리던 고국 땅에 안치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편히 영면하옵소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장 추모사>

 

히로시마의 6월도 바라보는 곳마다

화려한 꽃이요 초록의 잎들입니다.

피는 꽃 피는 잎잎이 다 원한의 원폭에 희생된

한국인원폭피해자 한분 한분입니다.

이 분들이 원자폭탄에 희생되어

우리 가슴을 때려 울려

이렇게 꽃피우고 잎 피우는가 봅니다.

79년전 원자폭탄의 희생자 중 10% 이상이 되는

10만여명의 한국인원폭피해자는 강제 징용이나 강제 징병

또는 정책적으로 이용당하여 이 곳 이국땅에

정착한 사람들로 무고하게 희생되신 분들입니다.

이 자리에 서면 지금도 희생자들의 몸부림과

울부짖음과 그들이 겪었던 고통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긋한 아픔을 안고 

형형색색 만말한 꽃들을 보면서

우리의 가슴마다 원폭으로 희생되신 원혼들이

꽃으로 피어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언제쯤

이곳 이국 땅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희생되신

한국인원폭피해자의 원혼을 모국인 대한민국 땅으로

모실 수 있을런지요??

언제쯤

원자폭탄으로 희생된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말한마디 없는 가해자의 사과와 배상이 있을런지요??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1,700여명의 한국인원폭피해자가

생존해 있으며, 3,150명의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머리를 숙여 원폭희생자를 추도하는 여러분,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는 대를 이어 고통과 병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원폭피해자 2세, 3세인 그 후손들의

인권과 권익을 위한 특별법이 언제쯤 온전하게 개정되고

제정되어 우리의 피 눈물을 닦아 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동안 한국원폭피해자와 후손회에

대한 큰 관심과 지원 그리고 무한한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유월 피어나는 예쁜 꽃들과 눈부신 초록의 잎들처럼

우리 다 함께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억에 남는 이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쿠보 겐이치 일본반핵법률가협회 회장 추모사>

 

위령의 식전에 즈음하여 일본인 참가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일본 제국 육군의 한 병졸로 중국 대륙에서 종군하셨습니다. 그 아버지는 나에게 '전쟁만은 절대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말할 수 없는 일을 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원폭이 떨어졌을 때, 은행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던 사람이 그림자만 돌에 남기고 죽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료관에 전시되어 있는 '사람 그림자 돌'의 에피소드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뭐라 말할 수 없는 공포심에 사로잡혔습니다. 일상이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한순간에 빼앗기는 것의 공포입니다. 저는 그 아버지나 어머니의 자녀로서 전쟁도 핵무기도 없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 초등학생 시절의 은사가 변호사가 된 저에게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우리 아이가 조선 사람과 결혼한다고 해. 어떻게든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고하는 것입니다. 저는 놀랐습니다. 조선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이렇게 깊이 일본인에게 스며들어 있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풍토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일본 반핵 법률가 협회는 지난 8년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위하여'를 주제로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국 등의 사람도 포함하여 의견을 교환해 왔습니다. 그 문제의식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은 절대 일으켜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핵'만 문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현재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핵무기 사용 위협을 수반하면서 침략 전쟁과 대량 학살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엔의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핵전쟁의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핵전쟁의 위기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인간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핵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사태입니다. 그 이상의 원인은 핵무기 보유국이나 핵무기 의존국이 '핵무기는 상대방의 공격을 억제하는 도구'라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핵무기가 국가 안보의 도구라는 핵 억제론이야말로 핵전쟁의 위험성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핵무기가 '죽음이자 세계의 파괴자'라는 것은 '원폭의 아버지'라는 오펜하이머가 자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핵 억제론자들은 핵무기라는 '저승사자'에게 지구의 운명을 맡기려고 합니다. 핵 억제력이 파탄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파탄났을 때 '괴멸적 인도상의 결말'이 일어나는 것은 핵무기 금지 조약이 천명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이 핵 억제론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되고, 또 원폭 위령비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커녕 위령비를 건립하는 사람이 없어져 버리는 사태를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핵무기를 폐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미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핵무기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의 피폭자나 그 지원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원폭 투하는 식민지 해방에 도움이 되었든 아니든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비인도적이고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행위임을 미국 정부와 시민사회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에는 '한민족은 이 태평양전쟁을 통해 국가가 없는 슬픔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 절정이 원폭 투하의 비극이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저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치른 일본인 후예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원점을 잊지 않도록 하면서, 한국의 여러분과도 연대하여 핵무기도 전쟁도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 함께 최선을 다합시다.

 

 

<김갑송 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 추모사>

 

저는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나라 미국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살고 있는 200만 한인 동포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미국에는 지금 5044개의 핵탄두가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1만2000여 개가 넘는 핵탄두가 살아있습니다. 여러분을 죽음으로 몰아간 핵무기는 35년 만에 다시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민족도 핵무기로 무장을 하거나, 미국의 핵우산이 강력하다고 어이없게 자랑하며 서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71년째 분단의 벽을 허물지 못한 까닭입니다. 핵무기는 방어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파멸의 도구일 뿐입니다. 처음 핵무기를 개발하고 사용한 유일한 나라인 미국 정부는 79년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쓰지 않았어도 될 핵무기로 수십만 명의 목숨을 잃게 하고서도 ‘전쟁’이란 명목 뒤에 숨어 반성은 커녕 핵무기를 점점 더 늘리고 있습니다. 뉘우침 없이 핵무기 없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핵무기를 막지 못한 우리부터 뉘우치겠습니다. 그리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땀 흘리겠습니다. 그 것만이 여러분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일 것입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깃발을 들겠습니다. 미국과 온 누리의 반전반핵 운동에 함께하겠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처음 일본땅을 밟았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땅을 밟으려고 왔습니다. 저는 미국 시민입니다. 미국 시민으로서 여러분께 잘못을 인정하고, 더 많은 미국 시민들이 여러분께 사죄하도록 손을 잡고 이끌겠습니다.

 

전쟁이 없는 세상도 아직 꿈일 뿐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쟁과 가난 등으로 인한 전세계 난민은 1억1000만 명이 넘었습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래도 평화를 이루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을 영원히 기억하고 기리며 평화로 나아가겠습니다. 좋은 세상은 꼭 온다고 믿습니다.  

 

 

<이창섭 평통사 청년회원 추모사>

 

안녕하세요. 저희는 평통사 청년회원들입니다. 1945년 8월 6일 이곳에서 사라져간 모든 영령을 기립니다. 또한 자상을 남아 평생을 신체적 사회적 고통 속에 살아야했던 피폭자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국의 희생을 줄인다는 미명하에 미국은 여기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투하하였고,

이곳은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학살의 장이 되었습니다.

 

훗날 당사국들은 이 투하가  빠른 전쟁종식의 명분으로 이들의 죽음과 희생은 정당한 것으로  정의하였고, 냉전 체제로 굳혀진 이후로는 불가역적인 상황으로 치부되어왔습니다. 남과 북, 냉전의 이념이든, 책임 당사국들은 이 문제에 전혀 책임지지도 않았습니다. 그 어느 권력과 힘도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습니다. 남겨진 자상에 대해서 탓할 곳은 오직 개인뿐이었습니다.

 

과거 저 또한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원폭이 해방과 연결된다는 것만 알고 그것이 정당한 피해처럼 알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미국의 핵투하로 2중, 3중 고통 속에 계신 한국원폭피해자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늦었지만 이 자리에서 제 지난 과오에 용서를 구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이 역사적 사실과 참상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기 위해, 대학교 안에서 한국원폭피해자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 활동을 했습니다. 약 100명의 청년이 참여해주었고, 원폭 피해를 기리는 마음을 담은 글과 종이학 만들었습니다. 미약하지만, 저희의 마음이 이렇게 나마 전해져 조금의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더욱 관심가지고, 주변에 알리겠습니다. 그리고 분단과 신냉전으로 핵전쟁 가능성이 높아진 한반도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핵없는 세계 이루기 위해 우리 청년들이 앞장서겠습니다.

 

 

<배용한 평통사 회원 추모사>

 

79년 전 이곳 히로시마에 인류역사 최초로 핵폭탄이 떨어졌습니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언할 수 없는 무자비한 일로 별안간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영령들의 가족과 후손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나라를 잃고 조국과 고향을 떠나 힘겹게 사시다 고통 속에 이 세상을 떠나신 한국인 희생자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는 인류의 이름으로 핵무기를 반대합니다. 79년 전 핵무기 투하로 무고한 인명을 무차별적으로 살상한 미국을 규탄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1945년 그 때 가족과 함께 이곳 히로시마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열두 살 어린 나이에 히로시마의 참상을 직접 목도하였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신체에 손상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친가 외가가 모두 합천 출신입니다. 저는 1952년 합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아직 이십 대였습니다. 제게 온갖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도, 제가 성인이 된 후에도 히로시마의 참상에 대하여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 평생을 살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원폭피해자로 인정받고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드나들 때도 저는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저는 ‘고마운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뜨려서 일본이 항복하도록 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에서 해방되었다.’고 그렇게 알고 긴 세월 살았습니다. 제가 일본 땅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핵폭탄의 진상에 관심을 가진 것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진실을 명백히 알고 있지 못합니다. 저는 어머니가 가슴속에만 간직하고 계셨던 그 아픔을 이제야 어렵풋이나마 짐작할 뿐입니다.

 

79년이나 되는 긴 세월이 지났습니다만, 저는 제 어머니로부터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확인합니다. 나라 잃고 침략자의 땅에서 설움받으시다가 타국에서 황망히 이 세상을 떠나신 영령들이시여! 오늘 우리는 영령 앞에서 우리의 각오를 다짐하는 것으로 영령들의 명복을 빌어드리고자 합니다.

 

나라 잃은 설움 속에 사시다가 억울하게 이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영령들께서는 오랜 세월 차별받아야 했습니다. 그 때 피해를 입었던 동포들과, 영령들의 후손들과, 그 외 일본에 사는 동포들이 아직도 차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제 인간의 역사에서 피해자가 숨죽여 살아야 하는 비극은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비극을 인류역사의 한 장으로 넘기려면 영령들께서 편히 눈감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영령들께서는 당신께서 당하신 아픔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영령들께서는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있었던 핵폭탄 투하로 일어났던 참상이 다시는 지구 어디에서라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실 것입니다.

 

핵폭탄으로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미국의 잘못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밝히고, 미국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하겠습니다. 핵폭탄 투하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국제민중법정을 열 것입니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우리는 내일 이곳 히로시마에서 제2차 국제토론회를 열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핵위험이 가장 높은 한반도에서부터 우선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자주평화통일을 앞당길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는 미국의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모든 인류의 후손이 핵무기의 공포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앞장서고 온 세상 민중이 하나 되어 핵무기 없는 세상, 전쟁 없는 세상, 모든 생명이 평화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영령들이시여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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