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즈음한 사드철회 평화회의 입장문>
선의에는 선의로 이제는 우리가 행동할 때

5월 22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한반도의 정세는 4월 27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의 감동도 잠시, 16일 예정되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되고 5월 중으로 예정되었던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또한 멈춰서는 등 따뜻했던 평화정세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선언하였고,‘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선언하였습니다. 

이에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선언, 억류 미국인 석방 등 선제적인 조치를 시행하였으나, 정작 정부는 전략자산인 F-22 스텔스기가 참가하고 B-52의 참여도 예정되는 등 작년보다 강도 높게 실행되는 한미 양국 공군의 ‘맥스 선더’ 훈련을 수수 방관하는 것으로 '화답'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이 이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소하자 통일부가 유감을 표명하는 가운데 국방부는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였습니다.

선의에는 선의로 답해야 합니다. 정부는 4.․27의 성공에 아직도 취해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구세력의 표를 의식하는 것입니까. 상대방의 선의를 조심스러워 할 수는 있으나 침을 뱉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정부가 판문점 선언의 약속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여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의지를 북한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보여주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활로를 열어야 합니다. 

평화를 향한 활로의 시작은 사드 배치의 모든 절차를 중단하는 데서 시작해야만 합니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 선제적 실천으로 미국의 MD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심으려는 불순한 의도의 유일한 핑계마저 사라진 이때, 사드 배치 중단은 그 어떤 조치보다 진정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의지 표명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사드 배치를 위한 절차 진행을 고집한다는 것은‘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겠다는 판문점 선언을 우리가 먼저 위반하는 것이며, 언제고 지난 16일과 같이 남북간 북미간 긴장을 야기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22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항구적 평화를 향한 적극적 의지 표명을 동아시아 전쟁위기의 씨앗인 사드 배치의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미국의 핵전략자산 철수를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함으로써 한미 양국 정부의 적극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16일부터 오늘까지 살얼음판 같은 한반도 정세에 정부의 안이한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절실히 경험하였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북한의 일방적 거부 표시에 대해 정작 북한에 대한 분노보다는 실질적 평화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안타까움과 불안에 먼저 휩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을 다시 희망으로 바꾸어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전쟁 없는 한반도,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모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라는 열매를 키워내시길 간절히 염원해 봅니다.

2018년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