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언] 17차 평화홀씨마당 '자주 평화 통일 반핵 군축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한반도 핵대결과 전쟁을 막아내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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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한반도 핵대결과 전쟁을 막아내자!
한반도에서 핵대결이 격화되고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을 복원하고 한미일도 새로운 안보협력체계를 제도화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사실상의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 의사를 밝혔다. 이는 동맹 조약은 체결하지 않겠지만 정보·작전·군수 등 주요 군사분야 협력을 문서로 합의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동맹적 위상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한미는 소위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작성하고 이를 ‘작전계획 2022’와 연합연습에 반영하기로 하는 등 미국 핵전력과 한국 재래식 전력의 통합을 비롯해 핵기반 작전계획 수립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미일도 미국의 대일 핵우산 제공을 최초로 문서화하고 소위 일본 위협을 넘어 남한 등 동북아지역 위협 억제에까지 나서겠다고 한다.
이러한 한미일 군사동맹화는 호주 등과 결합하여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동맹으로, 나아가 이미 인도·태평양과 동북아에 진출해 있는 나토와 결합하여 지구동맹으로의 확장을 꾀할 것이 예상된다. 미소 간 제로섬의 대결을 벌였던 구 냉전 대결을 전략과 전력, 범위에서 훨씬 능가할 신냉전 대결이 바로 이곳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대결과 위기를 틈탄 자위대의 한반도 무력 개입 야욕이 드러나 있다.
고조되는 핵대결과 전쟁위기의 끝은 바로 핵전쟁이며, 이 핵전쟁이 민족 전체의 생명과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한반도 핵전쟁이 자칫 확전되어 인류의 생명과 자산까지도 절멸시킬 수 있는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맹과 (확장)억제는 평시부터 잠재적 적국을 무력 위협하고 무력 위협이 실제로 무력사용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전쟁을 조장한다. 유엔헌장 창설 이후 모든 동맹은 방어동맹을 표방하고 있으나 미국, 러시아, 북은 선제공격을 표방하고 있어 한미/북러동맹은 언제라도 공세동맹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전략과 전력, 연합연습 등에 비춰볼 때 한미일 동맹이 더 공세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대통령이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북의 “어떤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고강도의 대북 압박을 가한 것은 북러/북중 동맹 강화와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할 빌미를 주는 것이자 자위대의 개입으로 한반도 전쟁이 동북아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여기에 나토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3차 대전이 발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설령 북이 대남, 대미 핵선제공격에 나선다고 해도, 물론 우리는 이를 단호히 반대하지만, 한미가 대북 “압도적, 결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유엔헌장 51조 상의 격퇴 규정에 반하고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위반한 불법이자 동북아와 세계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모험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핵동맹과 (확장)억제의 강화로 한반도에서 언제라도 핵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핵대결과 전쟁위기가 만연한다면 자주와 평화, 통일, 한반도 및 세계 비핵화와 군축은 질식되고 만다. 남북이 핵동맹과 (확장)억제에 매달린다면 무엇보다도 자주가 설 자리가 없다. 남한은 작전통제권을 비롯한 군사주권과 정치외교적 주권 행사가 더욱 제약을 받는 등 자주가 더 크게 훼손될 것이며, 북한도 지금보다 더 크게 러시아, 중국 등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남북이 핵동맹과 (확장)억제에 매달린다면 평화 또한 설 자리가 없다. 한미와 북은 상호 억제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핵위협의 강도를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결이 첨예화되어 자주와 평화가 질식될수록 분단된 민족의 통일은 기약이 어렵다. 북이 민족과 통일을 부정하고 남이 자유민주주의로의 흡수통일을 기도하는 것은 대결과 전쟁위기를 조장한다. 아울러 핵동맹과 (확장)억제 강화는 한미와 북의 핵 의존도를 높여 핵무기 폐기를 요원하게 한다. 핵동맹과 (확장)억제 강화는 모든 핵강대국들이 그렇듯이 필히 재래식 전력 강화를 강제하여 재래식 군축의 길도 봉쇄한다. 이렇듯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은 핵동맹 및 (확장)억제와 상극이다.
이에 우리는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핵동맹과 확장억제를 폐기하여 한반도 핵대결과 전쟁을 막아야 한다.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은 민족과 민중에 생명과 희망, 번영을 가져다 주지만 핵동맹과 확장억제는 죽음과 절망, 파멸을 가져다 줄 뿐이다. 동맹의 자리를 자주가, 대결과 (확장)억제의 자리를 평화가, 분단의 자리를 통일이, 핵무기의 자리를 비핵화가, 군비경쟁의 자리를 군축이 차지함으로써 민족과 민중을 죽음과 절망, 파멸의 길에서 생명과 희망, 번영의 길로 안내해야 한다. 아울러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길은 한반도 전쟁이 동북아, 세계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아 인류를 파멸에서 구해 내는 길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그 어떤 이념도 가치도 대결과 전쟁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이름으로 이를 단호히 배척할 것이며, 우호선린과 평화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두팔 벌려 이를 적극 환영할 것이다.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 민족과 민중, 나아가 인류에게도 최고의 이념이요, 최선의 가치다.
한미동맹과 확장억제 강화가 북 핵보유의 원인이 되고 북 핵보유로 한미 양국의 안보가 더욱 불안해졌듯이, 북 핵보유와 대미, 대남 억제정책이 북 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는 안보딜레마의 굴레로부터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 길은 한미와 북이 동맹과 (확장)억제―그것이 핵억제든 재래식 억제든―를 폐기하고 방어 위주의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데 있다. 당국자들이 잘못된 정책으로 민족의 생명과 민중의 삶을, 국가를 나락으로 몰아갈 때 그것을 바로잡아 왔던 것은 언제나 민족과 민중 자신이었음을 다시 상기하면서 우리 모두 자주·평화·통일·반핵·군축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남과 북, 미·일·중·러 당국자들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동시에 핵동맹과 (확장)억제를 폐기하고 재래식 방어 전략·전력 위주의 안보 패러다임으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하도록 줄기차게 촉구해 나가자!
2024년 7월 27일
제17차 평화홀씨한마당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