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합의 규탄 평통사 논평
관리자
view : 19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합의 규탄 평통사 논평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정권의 경제주권 침탈과 국익 훼손을 단호히 거부하라!
1.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직후 정부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인 가스복합화력발전사업에 첫 투자금 24억 달러(약 3조 2,600억 원)를 송금함으로써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했다.
이번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의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와 「한미 팩트시트」의 후속 조치다. 지난해 합의는 관세 인하를 미끼로 미국이 강요한 것으로, 한국이 투자금 전액(총 2,000억 달러, 약 272조 원, 연 200억 달러 한도)을 대는데도 자금 운용권한은 거의 전적으로 미국이 쥐고 투자 손실 책임은 모두 한국이 지게 돼있다. 수익은 한국이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한미가 절반씩 나누고, 회수 이후에는 미국이 90%, 한국이 10%를 가져가는 극도로 불평등한 배분방식을 정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의성실원칙을 위반하여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에서 최종 합의되지도 않은 알래스카 LNG사업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는데도, 한국정부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스복합화력발전사업을 위해 24억 달러를 미국에 송금하고, 사업이 최종 결정되지도 않은 원전건설사업에 연말까지 100억 달러를 선급금으로 송금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약탈적 행태가 우리의 경제주권과 국익을 어떻게 망가트리는지를 보여주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지금이라도 단호히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 양국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사업비 223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건설하여 인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사업을 제1호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사업이 ‘상업적 합리성’을 갖춰 20년간 430~450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하지만 수익성 확보의 첫번째 관건인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즉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는 미국 측으로부터 보장받지 못했다. 정부는 연료비 같은 변동비를 구매자가 부담하고 발전사는 약정 설비용량에 따른 고정요금을 받는 ‘톨링’ 방식으로 위험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이는 계약이 체결되고 구매자가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중복·과다 집계되는 이른바 ‘유령 수요’에 따른 과잉 투자 우려, 데이터센터 인허가 취소 위험, 환경·노동 문제로 인한 주민 반발과 규제 강화에 따른 공사 지연·비용 상승 가능성도 있다. 이런 위험요인들은 정부가 말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PPA 없이 이미 첫 투자금 24억 달러가 집행됐다.
3. 한미 공동 보도자료에 따르면, 양국은 2,000억 달러의 60%인 1,200억 달러(약 163조 원)를 활용하여 미국 내 “대형원전 8기를 건설하는 포괄적 협력체계에 합의”하고, “연말까지 100억 달러의 선급금을 송금”하기로 했다.
정부가 단독 보도참고자료에서 “각 사업별로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절차 등을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히고도, 이와 모순되게 연말까지 100억 달러를 선급금으로 송금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강압으로 한국이 이 사업에 억지로 끌려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보글(Vogtle) 3·4호기 원전이 설계 변경과 공급망 차질로 공사비가 2.5배 이상 폭증하여 주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던 사례를 고려하면, 비용 초과 리스크에 대비한 예비비 200억 달러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일 수 있다. 이 경우 초과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그 비용을 우리가 추가로 떠안을 수도 있다.
4.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의 동토를 남북으로 1,300km 가로지르는 가스관을 설치해야 하는 극한의 기술적‧환경적 난이도 등으로 인해 엑손모빌 등이 일찍이 철수한 고위험 사업이다. 개발사는 연 2,000만t 생산량의 80%인 1,600만t을 장기계약으로 확보해야 금융 조달이 가능한데, 확보한 것은 법적 구속력 없는 예비 약정 연 1,300만t뿐이고 확정된 최종 계약은 한 건도 없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이 사업이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며 "저희 기준에는 알래스카 가스전은 들어오기 쉽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양국은 이번 공동 보도자료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정치인들을 배석시킨 자리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에 (5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양국 공식 합의와 다른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우리 정부가 “투자 여부나 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긋자, 트럼프는 “곧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 정부 스스로 이 발표에 미국의 국내 정치적 맥락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듯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가 상업성이 극히 의심스러운 사업에 한국 정부 자금을 억지로 끌어들여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위험성이 큰 자금 직접투자에는 거리를 둔 채, 추후 가스가 생산되면 합계 연 200만t 구매를 고려하는 내용의 예비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5. 2026년 3월 제정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는 “정부는 …… 국가안보 또는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아니한 대미투자를 추진할 수 있다.”(제3조제3항)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은 상업성이 없는 부실 사업이라도 안보를 명분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하는 독소조항이다. 정부가 가장 위험한 알래스카 LNG사업에 대해 벌써부터 중동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상 ‘전략적 가치’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 이 조항이 정부 당국자들에게 미국의 무도한 요구에 쉽게 굴복해도 배임의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면죄부 노릇을 하지 않을지 크게 우려된다.
6. 내년부터 미국에 송금해야 할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대하여, 정부는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의 외환 보유액을 활용해 약 120억 달러를 조성하고,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채권을 발행하면 정부가 보증하는 방식으로 약 70억 달러를 마련하며, 나머지 금액은 글로벌 금융기관을 통한 ‘뱅크론’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국가의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을 축내고, 미래의 빚인 정부 보증 우발채무를 늘리며, 당장 갚아야 할 외화 빚인 뱅크론을 지는 방식이다. 만약 이 자금이 투자된 사업이 실패하거나 회수가 지연될 경우, 그 부담은 수십 년에 걸쳐 정부·공기업·금융기관을 거쳐 결국 국민경제에 돌아오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9월 말 기준 4,405억6천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2,000억 달러가 연차적으로 대미 투자로 유출되면 국내 산업과 정부 투자를 위축시켜 생산 기반의 공동화와 청년 고용난을 가중시킬 위험성이 높다. 우리 외환 방어력이 취약해지는 것은 불가피하고, 최악의 경우 제2의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7. “식탁에 앉지 못하면 메뉴판에 오르게 된다.”는 경구를 날리면서 중견국 연대를 주창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관세, 투자 약속, 광범위한 무역 협정 등으로 국내의 정책을 변경하는 조처들을 따라가면 결국 주권 문제에 이르게 된다”며 “양국 간 통합이 강요의 수단으로 악용될 때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 등 다른 파트너들과 힘을 모으면 국방에서 규모를 확보하고 대미 의존성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대미 수출 비중이 70% 안팎이나 되는 카니 총리의 단호한 의지를 본받아, 원금 회수조차 기대하기 어렵고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사업을 강요하는 트럼프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행태를 단호히 거부하고 경제주권과 국익 수호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6. 10. 8.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