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1]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연습에 즈음한 기자회견 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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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연습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UFG 한미군사연습 중단으로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내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를 재개하라!
북핵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의 대결이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예고’와 미국의 ‘군사적 옵션의 장전 완료’ 위협으로 최고조 위험수위로 치달았다가 차츰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8월 21일부터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연습은 한반도 정세를 다시 핵전쟁의 위기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이에 우리는 한미당국이 과감하고 획기적으로 UFG 한미연합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내고, 한반도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길로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방부는 18일 UFG 한미연합연습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인 지휘소 연습”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 헤더 노어트도 최근 “이런 군사훈련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쌍중단 제안을 외면하였다.
하지만 UFG 연습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개념이 전면화 된 ‘맞춤형 억제전략’, ‘4D 작전개념‘과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 등 초공세적 전략과 작전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공격연습이다. 한미 군사당국은 2016년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에서 평양 이북까지 진격하여 북한 지도부를 궤멸시키는 훈련을 진행한 바도 있다. 훈련 참가 규모도 한국군 5만여 명, 미군 1만 7천여 명 등 6만 7천여 명을 비롯하여 정부와 민간 등 총 50만 명이 넘는 세계 최대의 훈련이다. (신뢰구축에 관한) 비엔나협약(1990년)은 4만 명 이상 동원되는 기동훈련은 2년 전에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으면 실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선제공격연습은 분쟁해결 수단으로 무력의 사용뿐만 아니라 무력의 위협마저 금지하는 유엔헌장과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에 대한 방어에 한정되어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적 통일을 규정한 우리나라 헌법, 증원전력 반입 금지를 규정한 정전협정에 어긋난다. 한미연합훈련 등에 대한 감시를 임무로 하는 중립국 감독위원회도 “한미연합훈련이 항상 방어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2016. 6. 9, 연합뉴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한미당국의 주장은 거짓이다. 이미 북한은 UFG 연습에 대해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파국에로 몰아갈 것’(8. 17)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미 군사당국이 애초 전개하려던 핵 항공모함 2척과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자산의 전개를 취소(2017. 8. 18, SBS)하고 미군 참가 규모도 축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의 위기를 잠재우고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 핵미사일의 실험 중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UFG 연습의 획기적인 중단이 요구된다. 미국의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청장이 잇따라 방한하는 데 이어 주한미군사령관을 포함한 4명의 장성이 사상 최초로 합동기자회견을 여는 것도 민감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킨다는 점에서 중단되어야 한다.
한미군사연습과 북한 핵미사일 실험 동시 중단은 애초 북한이 제안한 방안을 중국이 쌍중단-쌍궤병행으로 정식화 한 것이다. 즉, 한미당국이 이번 UFG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계춘영 주인도 북한 대사도 “일정한 상황에서 우리는 핵과 미사일 실험 동결 조건을 논의할 뜻이 있다", "미국 측이 잠정적이든 항구적이든 대규모 군사훈련을 완전하게 중단한다면 우리 또한 (핵·미사일 시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2017. 6. 22)고 밝혔다.
한미군사연습 중단과 북한 핵미사일 실험 동시 중단이라는 쌍중단 방안은 북한, 중국, 러시아 뿐 아니라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뉴욕타임즈 등 미국 내에서도 북한과의 협상 카드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평화활동가들이 긴급히 전개한 서명운동에는 약 1만여 명의 한미 시민들이 참여하여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UFG 연습 중단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내고 북한과 외교적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중국, 러시아와의 더 큰 충돌을 야기할 사드를 한반도에 철수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처럼 쌍중단 방안은 당면한 한반도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인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강도 높은 대북 제재의 목적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것”(8. 15)이라며 제재와 압박을 통한 대화 재개 방안을 내 놓은 바 있다. 그러나 그 어떤 대북 제재와 압박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의 핵능력 강화를 촉진시켜왔을 뿐이다.
1990년대 초반의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철수,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남북미가 한반도 핵문제와 평화보장 문제를 선순환적으로 진전시켜 나간 좋은 전례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주동적으로 실현시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내야 한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자신의 비핵 평화구상을 파탄낼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을 비롯한 사드 배치와 관련된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적폐청산 차원에서 사드 철회를 결단해야 한다.
북한의 핵개발은 핵 선제공격전략을 비롯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폐기된다면 북한도 핵미사일을 폐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에서도 핵 보유 이유를 “조선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나아가서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것”(2016. 7. 6)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과감히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확실히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밝힌 베를린 평화구상에 부합하는 일이자 촛불로 탄생한 국민주권 정부의 역사적 소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 8. 21.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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