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2017. 10. 28] 49차 한미안보협의회의에 즈음한 공동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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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차 한미안보협의회의에 즈음한 공동 기자회견문>

미 전략자산 전개·한미연합연습 중단으로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내라! 
전쟁위기와 핵 대결 격화시키는 한미일 동맹 구축 중단하라!

오늘 49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개최된다. 이번 회의에서 한미당국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확대와 대북 군사적 압박 강화 방안, 핵 잠수함 및 미국산 무기의 도입,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등을 논의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의제들은 하나같이 한미일 MD와 군사동맹 구축을 통해 북한을 봉쇄하고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전략에 한국을 복속시키려는 미국의 의지가 담긴 것들이다. 특히 이 의제들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한반도에서의 고강도 전쟁위기를 불러오고 동북아에서 핵 대결을 격화시킴으로써 민족의 생존과 평화 통일에 결정적 난관을 가져오는 것이자 우리나라의 주권 침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회의를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핵대결과 전쟁위기 격화시키는 미 전략자산 전개· 한미연합연습 중단하라!

이번 SCM에서 한미당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해 한반도 내 미국 전략 자산의 정례적 순환 배치를 강화한다고 한다. 핵 항공모함, 핵 잠수함, 스텔스전투기, 전략폭격기 등 적의 전쟁수행능력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는 가공할 물리력인 전략자산은 그 등장만으로도 대북 무력시위가 되어 왔다. 북한은 강력한 반발하며 핵·미사일 실험 발사로 응대했고, 이에 한반도는 대결의 악순환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왔다. 이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순환배치가 강화된다면 그만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가 상시화되고 핵대결이 격화되는 것은 필연이다. 
실제 미국은 올해 들어 부쩍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확대해 왔는데 그 결과는 유례없는 긴장상태의 연속이다. 9월에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초로 B-1B 전략폭격기가 북한 영공 인근까지 접근하였고, 10월에는 B-1B 폭격기가 사상 처음으로 야간비행훈련까지 감행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 시켰다. 이에 북한도 B-1B를 ‘격추’시키겠다고 공언하여, 언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초긴장 상태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공세전력인 핵항공모함이 동원된 한미연합 해상훈련과 이른바 ‘참수작전’ 전담요원들이 참여한 대특수전 훈련도 진행되어 한반도의 전쟁위기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확장억제의 실행력이 제고될수록, 전략자산의 전개가 확장될수록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는 모순에 직면하는 것이다.
애초 미국의 확장억제는 선제 핵공격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위기 발생시 이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핵전쟁 위험성을 높이는 잘못된 핵억제론에 근거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의 맞춤형억제전략이나 4D 작전, 작전계획 5015도 북한이 핵을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공격을 하겠다는 것으로 한반도 핵전쟁의 가능성만 높이고 있다. 한반도에 조성된 핵대결 체제에서 우리 민족이 얻을 것은 상시적인 핵전쟁의 공포와 미국에 대한 의존성 심화, 대결 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적 부담뿐이다. 이에 지금의 핵전쟁위기를 해소하고 대화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최우선적 과제는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연습을 중단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백해무익 사드 배치 철회하고 한미일 삼각 MD와 동맹 구축을 중단하라! 

사드는 미국이 구축하려는 한미일 MD의 핵심 무기체계로 미·중간 전략안정을 뒤흔드는 요인이다. 이에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사드가 배치된 성주기지를 전시 제1 공격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존권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미국 일본을 위한 전초기지로 전락되어 도리어 평화·안보가 위태롭게 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사드 배치에 이어 SM-3 도입(배치) 등 한미일 MD와 동맹 구축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국에 상시배치를 검토하거나 한국군이 도입을 저울질하는 SM-3는 고도 150km 이상의 외대기권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로, 남한방어용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미국, 일본으로 향할 때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무기체계이다. 때문에 한국이 사드 배치에 이어 SM-3까지 도입(배치)하게 되면 한국은 미일 MD에 완전히 발을 들여놓게 된다. 
한미일 삼각 MD는 미의회 보고서(2015. 4. 3)가 예견한대로 한미일 삼각 ‘동맹을 구축하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한미일 이지스함들이 참여하는 한미일 MD 훈련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이어 한미일 공동훈련의 확장과 한일 물품및용역상호제공협정 체결도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한미일 MD와 동맹의 구축은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략을 뒷받침 해주게 되어 한국은 미일 강대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고 미국과 일본이 추구하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대결구도에 인적, 물적 자산을 송두리째 쏟아 부어야 하는 국가적, 민족적 재앙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백해무익한 사드배치를 즉각 철회하고 한미일MD와 동맹 구축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엄중히 요구한다.

군사적 효용성 없고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 중단하라!

이번 회담에서 한미당국은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대응 수단으로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8월 송영무 국방장관은 미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핵추진잠수함의 도입 의사를 밝혔다. 북한 잠수함을 추적 감시하려면 장시간 잠항 능력을 가진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 해군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장착하여 2~3주 이상의 잠항 능력을 갖춘 214급(배수량 1800t) 잠수함을 5척 운용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9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해군이 보유한 AIP 장착 디젤 잠수함은 뛰어난 기동성과 정숙성도 갖고 있다. 미 해군 잠수함 전문가 브라이언 클라크도 “한반도 주변 해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몇 주간의 잠항이 가능하고 소음도 핵추진잠수함에 비해 훨씬 적은 디젤 잠수함이 대응에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군은 이미 북한 잠수함에 대한 대응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오히려 소음이 큰 핵추진 잠수함은 쉽게 탐지되어 공격당할 가능성마저 높아 한반도에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  
한편, 북한 잠수함 대부분은 소형 잠수정들이고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신포급(2000t) 잠수함은 1척에 불과하다. 이 또한 소음이 커 탐지와 추적당하기 쉽고 대잠 작전 능력이 매우 떨어져 원거리 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은 남중국해 등 원거리 작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으며, 이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에 한국군 무기를 동원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더욱이 핵잠수함 도입은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한다. 이에 핵잠수함 도입은 중단되어야 한다.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동맹 비용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반대한다! 

미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측에 대해 더 많은 ‘동맹 비용’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요구는 2018년 연초부터 본격화될 10차 방위비분담 협상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다. 미측은 한미 간 협정과 국내법을 짓밟으면서 세계 최대의 최신식 해외 미군기지 건설을 94% 한국 부담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또한 9차 방위비분담협정 체결과정에서는 미측이 부담해야 할 최고기밀 정보를 다루는 보안시설인 주한미군 SCIF 건설비에 쓸 목적으로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현물지원 원칙)를 현금으로 받아내는 불법적인 밀실합의를 강요하여 관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평택에 건설된 주한미군가족주택 임차료와 미군 전략자산 전개비용도 강요할 것이 확실시된다. 연간 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사드 운영유지비도 방위비분담금을 통해 한국에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미측은 이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 등을 들먹이며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등 더 많은 동맹 비용 부담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주둔 경비를 우리가 부담하는 것은 한미SOFA 위반일 뿐만 아니라, 대북 방어임무를 뛰어넘어 중국 포위 봉쇄 등 신속기동군 노릇을 하는 미군 주둔 관련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것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다. 따라서 이 같은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동맹 비용 부담 요구는 단호히 거부해야 하고, 미국에 대한 불법 부당한 자금 지원의 통로가 되고 있는 방위비분담금은 대폭 삭감하고 궁극적으로는 근절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건 없이 환수하고 제2의 한미연합사 창설 계획을 중단하라! 

오늘 회담에서 한미당국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추진'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또 한 차례의 자기 부정이자 한국군 전작권을 사실상 미국에 계속 맡겨 놓겠다는 의미이다. 한미는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로 하고, 2009년 한국군이 한반도 전구작전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초기작전능력(IOC)을 갖췄다는 평가를 한미안보협의회의의 공동 성명으로까지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한미군당국은 이를 부정하고 다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기했다. 이때 내세운 명분이 바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 실현되려면 미군의 4D나 한국군의 킬 체인 등을 이행할 공세전력을 들여와야 하는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증강되는 것에 따라 이 조건은 계속 문턱이 높아지게 되어 끝내 이루지 못할 조건이 될 수 있으며, 전력 증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미국무기를 도입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한편 한미일 MD 구축과 일본군의 집단자위권 행사 및 유사시 한반도 출병을 도모하며 한미일의 공동작전체계를 구축하려는 미국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계속 장악하려 할 것은 분명하다. 작전통제권 환수는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략을 막기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 할 것이다.  작전통제권은 조건이나 능력과는 무관하게 불가양의 군사주권과 국가주권의 핵심이다. 이에 우리는 아무런 조건 없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즉각 환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당국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후 전시연합작전을 지휘할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성안을 승인할 계획이다. 그런데 ‘미래연합사’ 창설시 미군이 계속해서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되리란 사실은 미래연합사령관을 한국군이, 부사령관을 미군이 맡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미군이 타국군의 작전통제를 받은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거니와 미국이 받아들인다 해도 실제로는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한국은 그 결과에 대한 책임만 지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후에도 공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미7공군이 행사하며 한국군과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갖고 있는 미군이 정보, 기획, 작전, C4I 각 분야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관련 특수작전과 상륙작전, 대북 반격작전 등 지상작전의 핵심 분야 역시 미군이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미래연합사’창설 계획을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그동안 북한 핵문제에 대하여 여러 차례 평화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미안보협의회 의제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전쟁위기와 핵 대결을 격화시킬 뿐이다. 이에 우리는 한미당국에게 지금이라도 미 전략자산의 전개와 한미연합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의 중단을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 남북 대화를 조건 없이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7년 10월 28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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