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미국의 유엔사 강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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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무력화하고,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탈과
한일군사동맹 구축의 길을 열어 주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평화에 역행하는 유엔사 강화 기도를 즉각 중단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라!
미국이 이미 수명을 다한 유엔사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이래로 정전관리 임무만 맡아 온 유엔사의 기능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이후 다시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구로 확대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유엔사 되살리기는 평시, 전시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무력화하고 사드 배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등을 통해 꾀해 온 한일 군사동맹,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을 재촉할 뿐만 아니라 집단자위권 행사로 역외 분쟁에 개입할 수 있게 된 일본군이 한반도를 재침탈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게 된다.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큰 걸림돌로 되고,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 구도를 강화함으로써 동북아 평화 실현에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인 유엔사 확대 강화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구시대의 냉전 잔재에 지나지 않은 유엔사는 한시라도 빨리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1975년 유엔총회 결의로 국제사회에서 유엔사 해체가 기정사실로 되자 한미 당국은 허겁지겁 한미연합사를 창설하여 남한 방위를 위한 작전을 맡게 하고 유엔사는 정전관리 임무만 맡도록 하여 유엔사를 남한 방어를 위한 작전 임무에서 배제시켰다. 그나마 2004년에는 유엔사의 주요 정전관리 기능마저 한국군에게 이관함으로써 유엔사는 사실상 유명무실화되었다.
그런데도 미국이 유엔사를 작전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구로 되살리려는 것은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 상실하게 될 한반도 유사시 전시작전 주도권(전시작전통제권 행사)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도의 발로이자 한반도에서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 측이 유엔사에 20여 명의 한국군을 추가로 확대 파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유엔사를 통한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고, 이는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미국의 유엔사 되살리기는 단지 전시 작전 임무 수행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2007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 때도 당시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할 경우 한반도 위기관리권을 유엔군사령관이 행사해야 한다며 한국을 강압한 바 있다. 만약 한반도 위기 시 유엔군사령관이 위기관리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전시 유엔 다국적군에 대한 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이 행사하고, 평시 위기관리와 전시로의 이행 권한도 유엔군사령관이 행사하게 됨으로써 유엔군사령관은 현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는 권한을 거의 그대로 행사하게 됨으로써 한국군의 평시, 전시 작전통제권 행사는 완전히 무력화되고 말 것이다.
한편 유엔사에 일본군 병력을 제공해달라는 미국의 요구는 2015년 ‘미일방위협력지침’과 전쟁법 제, 개정으로 평화헌법의 족쇄를 풀고 미국과 집단자위권 행사에 나선 일본 아베 정권에게 한반도 재침탈의 더할 나위 없는 호기로 될 것이다. 이에 국방부가 “일본은 6·25전쟁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엔사 전력 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은 지극히 정당한 입장 표명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당시에도 일본군은 미군의 요청에 따라 소해 작전과 인천 상륙을 위해 소해정과 병력수송선을 파견해 참전한 바 있다. 만약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이후에도 유엔군사령관이 사실상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과 위기관리권을 행사하는 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요구에 따른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탈을 막아내기 매우 어렵게 될 것이다. 더욱이 개정 미일방위협력지침은 한반도 유사 시 주일미군과 일본군의 한반도 영내 작전 시 남한 당국의 사전동의를 얻는 규정조차 두고 있지 않아 일본군의 남한 주권 침탈이 미국과 일본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하고 있다.
나아가 일본이 유엔사에 일본군 전력을 제공하게 되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이어 한일물품용역상호지원협정 체결도 뒤따르게 되어 한일 및 한미일 군사동맹 결성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이는 한국·일본·호주의 나토 글로벌 파트너십 참가로 이미 아시아․태평양까지 진출한 나토와 연결되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 주도의 지구적 차원의 동맹체제가 구축된다.
이와 같이 유엔사의 확대 강화는 새로운 남북,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자주통일로 나아가려는 우리 민족과 민중의 요구에 정면으로 반하며,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간 낡은 냉전적 대결 구도를 심화시켜 동북아의 평화 실현에도 역행한다.
1994년 갈리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사 해체 권한에 대한 북한 질의에 대해 “유엔안보리는 유엔군사령부를 자기 산하기구로 창설한 것이 아니라 미국 관할 하에 있는 사령부를 창설하도록 권고하였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유엔사의 해체 권한이 미국에 있음을 밝힌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북미수교에 진정성이 있다면 전쟁기구인 유엔사의 확대 강화를 즉각 중단하고 이를 해체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2019. 7. 12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상임대표: 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