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통과시킨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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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기만과 미국 퍼주기로 점철된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통과시킨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1. 지난 8월 31일 국회는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재석 160명 중 찬성 133명, 반대 11명, 기권 16명으로 의결하였다. 우리는 국회가 대국민 기만과 미국 퍼주기로 점철된 11차 협정을 부결시키라는 시민사회와 국민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통과시킨 데 대해서 강력히 규탄한다.
11차 협정은 우리 국민을 속이는 정도에서나 미국퍼주기를 보장하는 정도에서 지금까지 체결된 어떤 특별협정과 비교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11차 협정의 방위비분담금(2021년) 인상률과 인상금액은 각각 13.9%와 1,444억 원으로 9차 협정의 5.8%, 505억 원이나 10차 협정의 8.2%, 787억 원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미국 퍼주기를 보장해주고 있다. 11차 협정이 주한미군 한국인 인건비를 증액해야 한다며 거짓으로 인상요인을 만들어 국민을 속인 것, 과거 미지급금을 지급한다는 명분으로 4,307억 원을 미국에게 더 퍼준 것도 초유의 일이다. 협정이 미체결인 상태에서 방위비분담금 예산을 불법으로 편성하고 배정한 적은 있지만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연도(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의 집행까지 마쳐버린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전에는 다년도 협정일 경우 연간 방위비분담금 상승률을 물가상승률(1∼2%)에 연동하였지만 국방비 증가율이 국력의 지표라고 국민을 속이고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한 것도 11차 협정이 처음이다.
이처럼 11차 협정이 미국 퍼주기나 대국민 기만에서 이전 협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데도 11차 협정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불과 11명으로 2019년 10차 협정 당시의 반대표 32명이나 박근혜 정권 때인 2014년 9차 협정 당시 반대표 26명에도 못 미친다. 이 점은 국회가 11차 협정 비준동의안 처리에서 정부의 전횡을 바로 잡고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 할 헌법적 책무를 팽개치고 스스로 정부의 거수기를 자임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다. 특히 과반을 훨씬 넘는 170석을 보유한 거대 여당 인 더불어 민주당은 국회를 정부 거수기로 전락시킨 주범으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11차 협정을 통과시켜 준 국회의 무책임한 행태는 결코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해둔다.
2. 거짓과 불법으로 점철된 11차 협정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킨 국회의 행위는 조약의 비준 동의권과 예산 심의·확정권을 부여한 헌법적 책무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정부는 방위비분담 협정이 부재한 상태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예산으로 1조 389억 원을 예산에 편성 및 배정하고 1∼12월 사이에 그 중 7,451억 원을 집행까지 마쳤다. 이는 국제부담금의 경우 협정서가 있는 경우에만 국가 예산을 편성, 배정하도록 한 기획재정부 예산편성지침이나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이자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과 조약비준 동의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다. 또 이런 불법집행은 국방부장관과 기재부장관 등이 배임에 의해 국고손실을 초래한 것이며 형법 제355조 제 2항(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5조(국고 등 손실)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다. 이에 평통사는 2021년 1월 국방부 장관 등을 특가법 위반으로 고발하여 현재까지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외통위 공청회, 외통위 심사, 본회의 표결 등 11차 협정 심의 및 의결 과정에서 정부의 불법에 따른 국고손실 발생과 국회의 조약비준동의권과 예산심의·확정권 침해에 대해서 묻거나 따지는 국회의원이 한 사람도 없었다. 실로 국회의 무책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3. 또한 국회는 정부가 2020년에 선 집행한 4,307억 원을 누락시켜 마치 2020년 방위비분담금이 1조 389억 원에서 동결된 것인 양 국민을 속였음에도 불구하고 11차 협정에 동의해 줌으로써 정부의 대국민 기만을 방조, 승인하였다.
정부는 11차 협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2019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1조389억 원"으로 2020년에 "미측에 선 지급된 인건비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발생에 따라 특별법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된 생계지원금 일체(총 3,144억 원)를 2020년도 분담금 총액에서 제외하고 실제 미측에 전달되는 2020년 방위비 총액은 7,245억 원"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선 지급한 인건비 3,144억 원만 반영되었고, 선 지급한 군사건설비 및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이 누락되어 있다. 정부는 평통사의 정보공개청구 답변에서 “국방부가 기집행한 약 4,307억 원은 (추가 지급할) 7,245억 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2020년 방위비분담금은 선 집행한 군사건설비 및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을 포함하면 1조4,696억 원이 된다. 인상률로 따지면 전년대비 41.5%가 인상된 것이다. 정부가 2020년 방위비분담금이 동결되었다고 국민을 속인데 대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따지는 국회의원은 한 사람도 없었다.
11차 협정 2조에서는 2020년 방위비분담금을 1조389억 원으로 정하고 있지만 한국이 실제로 지급하는 돈은 1조389억 원보다 4,307억 원이 더 많은 1조4,696억 원이다. 정부가 선 집행한 군사건설비 및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을 2020년 방위비분담금 계산에서 누락시킴으로써 우리 국민은 4,307억 원의 국고손실을 입게 되었다. 이에 평통사는 미국(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보장해 준 외교부 장관 및 국방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배임 및 특가법(국고 손실)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여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회는 정부의 거짓발표로 4,307억 원의 국고손실을 초래한 국방부장관 외교장관의 범죄행위에 대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1차 협정을 통과시켜 주었다. 국회의 무책임한 행태로 우리 국민은 안 줘도 될, 줘서는 안 될 4,307억 원을 미국에 더 주어야 할 지경이 된 것이다.
한편 4,307억 원이 과거 미집행현물지원분을 지원한 것이라는 정부 핑계도 거짓이다. 이미 8~10차 협정은 유효기간이 끝나 미지급금을 한국이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으며 지난 협정들에 의해 이중 삼중의 의무를 동시적으로 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설령 10차 협정의 미집행현물지원분을 집행한다고 하더라고 그 규모는 이월액 184억 원 내에서만 가능하다. 이월액을 넘어 집행하게 될 경우 10차 협정액인 1조 389억 원을 초과하게 되어 10차 협정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방위비분담금의 감액 편성과 불용액에 따른 미지급금이 발생했지만 미국이 이의 지급을 공식 요청한 적이 없으며 한국 정부가 이를 지급해 주기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가 이를 승인한 적도 없다는 점에서도 과거 미집행현물지원분을 집행했다는 정부 주장은 거짓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정부의 거짓말로 4,307억 원을 부당하게 부담할 상황이라는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는 귀를 틀어막고 정부의 거짓 주장만 수용함으로써 정부 거수기가 되어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지우고 말았다.
4. 국회는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2020년 대비 13.9% 증가된 1조1,833억 원”으로 13.9%는 “2020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와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확대에 따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한 것”이며 “13.9%라는 수치는 제도개선에 따른 인건비 증액분을 감안한 예외적인 증가율”이라는 정부 주장의 진위를 따져보지도 않고 그대로 11차 협정을 통과시켜줬다.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의 최저배정비율을 75%에서 85%로 올리기 때문에 인건비 증액분 6.5%(675억 원)가 필요하다는 정부 주장 또한 거짓이며 6.5%라는 숫자는 억지로 꿰맞춘 것이다. 한국은 10차 협정기간인 2019년 방위비분담금으로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의 89%를 지급했다. 11차 협정에 따르면 한국이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할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은 85%다. 10차 협정 기간 89% 배정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4%의 감액요인이 발생한다. 정부말대로 한국인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10% 늘리는데 방위비분담금이 675억 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치면 2020년도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총액은 6,750억 원이 된다. 그러나 2020년도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총액은 5,407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인건비 인상에 따른 방위비분담금 인상요인이 6.5%라는 정부 주장은 거짓이다.
한편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소요에 기반해 산정되지 않는다. 방위비분담금 총액이 먼저 결정되고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가 차후에 배정되기 때문에 인건비 인상 요인을 먼저 산정해 이를 총액 인상률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설령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상향하여 한국 부담 액수 늘어나야 할 필요가 발생하더라도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배정 비중과 액수를 조정하면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늘릴 필요가 없다.
이처럼 인건비 배정비율 인상을 이유로 한 정부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논리는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국회가 11차 협정을 동의해줌으로써 우리 국민은 부담하지 않아도 될 6.5%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6.5% 추가 인상에 따라 우리 국민이 져야할 부담은 2021년 한 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11차 협정이 2025년까지 적용되기 때문이다. 2021년 인상률 13.9% 대신 인건비 명목 인상분 6.5%를 뺀 7.4%를 적용하면 2021년에서 2025년까지의 방위비분담금은 각 1조1,833억 원, 1조2,473억 원, 1조3,233억 원, 1조4,040억 원, 1조4,896억 원에서 1조1,158억 원, 1조1,760억 원, 1조2,490억 원, 1조3,264억 원, 1조4,086억 원이 되어 그 차액은 3,717억 원이 된다. 결국 한국인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인상해준다는 정부의 거짓말을 따져보지도 않고 승인해준 국회의 의결로 2021년~2025년간 미국에 안줘도 될 3,717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게된 것이다.
또 정부는 한국이 인건비의 85%를 부담하고 협정 미타결 시 인건비 선 지급을 규정함으로써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고 무급휴직발생을 차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하였지만 이 역시 거짓이다.
한미당국은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으로 부담하는 인건비 배정비율을 6차 특별협정(2005년)에서 71% 이하로, 9차 특별협정(2009년)에서 75% 이하로, 10차 특별협정(2019년)에서 75% 이상으로 계속 상향 조정해 왔다. 그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한국인 노동자 고용안정에 기여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07년, 2014년, 2018년의 무급휴직 위협, 2020년의 무급휴직 단행 사례에서 보듯이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게 되었다는 정부와 국회의 평가는 잘못이었음이 판명됐다. 한국인 노동자 무급휴직이 인건비 배정비율을 사상 최고인 89%까지 올린 2019년 바로 다음해인 2020년 단행되었다는 사실은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 장치가 되지 못한다는 또 하나의 뚜렷한 증거다.
주한미군은 자신들의 몫인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의 15%를 댈 돈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이나 감원 등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11차 협정이 타결된 후에 한국인 노동자들의 감원과 하청 외주화는 계속되었고 임금 인상률도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가 11차 협정의 비준동의에 반대하기도 했다.
이렇듯 제11차 특별협정의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85% 규정과 무급휴직 시 한국의 선 지급 명문화는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 장치가 될 수 없다. 한국인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이 확보되려면 지금과 같이 한국이 인건비를 주한미군에 건네는 고용형태가 아니라 한국 정부가 직접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고용형태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11차 협정은 미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부담을 크게 낮춰주고 미국으로서는 절약되는 자신의 재정을 대중국 견제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 등에 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중의 혜택을 보게 된다.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75%에서 85%로 상향시킬 경우 미국에게는 3,066억 원이라는 큰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최근 10년 간 한국인 노동자 평균 수(8721명)와 평균 임금 인상률(1.84%)을 적용해 2021~2025년 사이 인건비 총액을 계산하면 총 3조659억 원이다. 여기에 한국 부담비율 75%와 85%를 적용해 그 차액을 구하면 총 3,066억 원이다. 이 액수만큼 미국은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미국은 3,066억 원을 덜 부담해도 되므로 그만큼 자신의 예산을 주한미군의 대중국 임무수행이나 해외미군의 인도태평양전략 수행에 돌려쓸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중의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전혀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장치가 되지 못하고 미국이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지급에 관한 자신의 의무를 한국에 떠넘기는 잘못된 선례를 정당화해주고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기만 할 뿐인 11차 협정을 통과시킨 국회의 무책임은 비판받아야 한다. 더구나 국회의 조약비준동의권을 침해하는 ‘협정 미타결 시 인건비 선 지급’에 대해서 비준동의 해줌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포기했다.
5. 국회가 연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을 국방비증가율에 연동시켜 미국 퍼주기를 보장해준 11차 협정을 통과시킨 것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전년도 국방예산 증가율만큼 자동으로 연간 방위비분담금이 인상될 수 있게 해준 것도 전형적인 미국 퍼주기다. 역대 한국 정부가 연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에 물가상승률을 연동시킨 적은 있지만 국방비 증가율을 연동시킨 전례가 없다. 오로지 문재인 정권만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에 국방예산 증가율을 연동시켰다. 문재인 정부에서 물가상승률은 1% 안팎에 불과하나 국방예산 증가율은 무려 연평균 7.4%에 달한다. 국방예산 증가율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아 미국의 이익을 더 크게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일본도 미국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체결하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물론이고 물가상승률과도 연동시키지 않는다. 11차 협정 기간에 물가상승률(1.5%)대신에 국방예산 증가율(6%)을 적용하면서 우리 국민은 약 5,500억 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때문에 국회도 8월 12일 열린 공청회와 8월 23일 국회 외통위 심의 과정에서 연간 방위분담금 인상률의 국방비증가율 연동의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정부 자신도 그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외통위 심의 때 “앞으로 차기 협상 때부터는 국방예산 증가율과 연동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방예산 연동이 실책이라고 실토한 셈”이다. (뉴시스, 2021.8.23)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정부가 인정한 실책을 문제 삼아 이를 11차 협정 부결로 시정하지 않고 ‘다음부터 방위비분담금 연간 증가율을 국방비증가율에 연동시키지 말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11차 특별협정을 통과시켜 주었다. 언론은 이미 국방비 증가율과의 연동이 전례가 되었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하고 있다. 언론조차도 국회의 부대의견이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켜지지도 않을 부대의견을 형식적으로 달아 미국 퍼주기가 극에 달한 11차 특별협정을 통과시켜준 국회의 자기 패배적이고 면피에 급급한 태도도 비판받아야 한다.
6. 미국 퍼주기가 극에 달한 11차 특별협정의 국회 통과로 우리 국민이 져야 할 부담은 실로 크다.
우리 국민이 11차 협정 통과로 앞으로 6년 동안 져야 할 부담은 8조원을 넘는다. 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따르면 2020년에는 1조 389억 원, 2021년에 1조1,833억 원을 부담해야 하며, 2022년~2025년간은 국방예산 증가율을 연동하여 증액해 줘야 한다. 이를 합치면 6년 협정기간 동안 무려 7조6,864억 원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을 미국에 줘야 한다.
그러나 앞서 봤듯이 2020년 누락된 군사건설비 및 군수지원비 선 지급금 4,307억 원을 합치면 실제로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돈은 8조1,171억 원이다. 이러한 미국 퍼주기는 이명박 정권 때의 8차 협정(2009~2013) 총액 4조 685억 원, 박근혜 정권 때의 9차 협정(2014~2018) 총액 4조 7,070억 원 등 역대 협정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미 한국은 방위비분담금 외에도 각종 직간접 비용으로 주한미군에 매년 1.9조 원(2018년)에서 4.4조 원(2015년)에 이르는 지원을 하고 있다. 11차 협정 통과로 6년간 방위비분담금으로 약 8.1조 원을 주한미군에 지원하게 생겼으니 매년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직간접 지원비 총액은 약 3.3조 원에서 5.8조 원에 이를 것이다. 여기에 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무기나 수리부속‧정비 비용인 5조 원의 돈을 합치면 매년 8.3조 원에서 10.8조 원에 이를 것이다. 이처럼 미국퍼주기가 역대 어떤 정부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극에 달하고 있는데 국민의 대의기관이자 국방 예산을 심의 의결하는 국회가 정부 견제라는 자기 본연의 임무를 내팽개치고 만 것이다.
7. 국회가 11차 협정을 통과시키면서 단 부대의견도 문제가 많다.
이 부대의견을 보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의 국방비증가율 연동 금지나 총액형의 소요형으로의 변경, 주한미군사 보유 미집행현금의 조속한 소진, 미집행 현물지원분의 합리적 해소방안, 해외주둔 미군 방위비분담금 사용금지와 미군 역외자산 정비 폐지, 한국의 간접비용 부담 인정, 한국인 노동자 정부 고용으로의 전환, 방위비분담금 집행의 국회통제절차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대의견은 대국민 기만과 미국 퍼주기로 점철된 11차 특별협정을 통과시켜준 국회의 무책임성을 면피해보려는 수작일 뿐이다. 부대의견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또 지켜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의 무책임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주한미군사 보유 미집행현금의 조속한 소진’과 ‘미집행현물지원분의 합리적 해소방안 보고’다.
주한미군사가 보유한 미집행 현금은 2002∼2008년까지 군사건설비에서 불법 축적한 현금 1조 1,193억 원 중 쓰고 남은 돈 2,540억 원(2020년 말 현재)과 매년 설계감리비 조로 받은 현금(군사건설비의 12%, 약 500억 원 가량) 중 쓰고 남은 돈으로 이뤄져 있다. 이 현금은 ‘조속히 소진할 돈’이 아니라 불용액으로 국고로 회수되어야 할 돈이다. 그만큼 과도하게 책정되어 있는 군사건설비를 삭감할 요인이기도 하다.
더구나 주한미군이 2019년 초에 미집행현금 2,800여억 원을 원화에서 달러로 환전하여 미 재무부에 송금한 사실도 확인됐다(한겨레, 2021.8.19). 평택과 오산기지의 정보운영시설인 ‘블랙 햇’과 항공우주작전센터(KAOC)를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이 그 명분이다.
그러나 이 돈은 불법으로 축적된 돈으로 회수해야 할 돈이며 이를 군사건설비로 쓰는 것 또한 불법이다. 또 군사건설비를 비한국업체가 SKIP(특수정보시설)이든 아니든 건설 시공을 맡는 것도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에 어긋나는 불법이다. 그리고 달러로 환전된 돈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방위비분담금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국회, 감사원 등이 그에 관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도 국회는 진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한심하기 그지없다. 국회는 ‘조속한 소진’과 ‘집행현황 보고’라는 잘못된 부대의견에 의해 한미당국의 불법적인 방위비분담금의 집행을 용인하는 데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미집행현금의 집행 실태를 밝히고 이를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편 미측보유 미집행현금 외에도 정부는 미집행현물지원분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를 합쳐 9,989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집행현물지원분은 그 대부분이 미국이 쓸 데가 없어서 감액 편성된 것이거나 입찰 잔액(불용액)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역시 그만큼 한국이 미국에 소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방위비분담금을 주어 왔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협상과정에서 총액을 낮추거나 미집행금을 환수하지 않고 미국이 요구하면 언제라도 미집행금을 내주어야 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가 마침내 문재인 정권에서 4,307억 원이라는 거액을 선뜻 내준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미집행현물지원금은 이미 협정의 유효기간이 지나 한국이 지급할 법적인 의무가 소멸했다. 어떤 근거로도 미집행현물지원금은 한국이 미국에 지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미집행현물지원분의 합리적 해소방안’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한 것은 줄 필요도 없고 줘서도 안 되는 미집행현물지원분을 미국에 퍼줄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짓이다.
한국정부는 2020년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선 집행액 4,307억 원이 미집행현물지원분에서 지급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4,307억 원 이외에도 나머지 미집행현물지원분 5,682억 원을 미국에 분할 지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그 경우 방위비분담금 인상률과 인상액은 더 늘어나게 된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미집행현물지원분이 미국에 지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8. 방위비분담금을 이용한 미국의 불법적인 이자소득 수취와 탈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국회가 11차 특별협정 심의 과정에서 이를 전혀 논의조차 하지 않고 넘어간 것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
미국은 2002∼2008년 사이 군사건설비에서 쓰지 않고 불법적으로 축적한 1조 1,193억 원 비롯한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이자놀이를 해왔다. 미국 정부도 2015년 9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서울 지점이 방위비분담금을 이용해 이자를 수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에도 BoA가 1조1,193억 원에서 쓰고 남은 2,540억 원(2020년 말 현재)과 매년 현금으로 지급되는 설계감리비와 한국인노동자 인건비 등을 운용하여 매년 수십억 원의 이자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방위비분담금이 예치된 계좌에서 이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자는 수취하지 않았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며 BoA와 한국 정부 간에 해결할 문제라고 발뺌했다. 한국 정부는 마땅히 BoA가 방위비분담금을 영리목적으로 운용해 수취한 이자소득에 대해서 과세해야 했다. 지금까지 누적된 이자소득은 약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바, BoA가 납부해야 할 세금은 대략 467억 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BoA는 이자소득을 자신의 운영비로 쓰면서도 한 푼의 세금으로 내지 않았고 미국 정부에 이자소득을 송금하면서도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이런 BoA의 탈세행위에 대해 지난 6년 동안 감사원도, 국세청도, 사법부도 모두 면죄부를 주었다. 이에 평통사는 BoA 서울지점의 탈세를 국세청에 제보하였다. 그런데 11차 특별협정을 심의하면서 국회는 조세주권에 관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방위비분담금을 이용한 불법적인 이자소득과 탈세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은 채 눈감았다. 국회가 최소한의 자기 본분을 다하려면 국정감사를 벌여 과세문제와 이자소득 문제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9. 정부가 11차 협정 협상 과정에서 총액형의 소요형으로의 전환에 대한 국회와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였다는 사실이 11차 협정의 국회 심의과정(공청회 등)에서 명백히 밝혀졌다. 그런데도 국회가 11차 협정을 비준동의해 준 무책임성 또한 비판받아야 한다.
8월 12일 열린 외통위 공청회에서 조태용 의원이 외교부 이성호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부대표를 상대로 소요형으로의 전환이 국회의 요구였는데 이에 대해서 11차 협정 협상 당시 정부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임했는지는 묻자 "내부적으로 총액형과 소요형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 결정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가 총액형의 소요형으로의 변경을 바라는 국회와 국민의 요구를 11차 협정 협상 때 묵살했음을 입증한다. 정부가 소요형을 협상 때 논의하지 않은 것은 총액형 유지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임은 물론이다. 현재의 총액형을 소요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회가 지난 협정을 심의할 때 계속 제기해 온 제도개선의 핵심 사안이었다. 정부가 11차 협정 협상에서 미국 눈치를 보느라 소요형으로의 전환을 제기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11차 협정을 동의해준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도 비판받아야 한다.
총액형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군사건설사업이나 군수지원사업의 소요 선정이나 우선순위 결정권,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는 반주권적 결정방식이다. 때문에 총액형은 우리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하거나 불법적인 사업이 선정되기 쉽고 집행에서도 불법이 횡행하기 일쑤다. 군사건설사업이나 군수지원사업은 한국 돈으로, 한국 방어를 위해서 선정되고 시행되는 사업이므로 한국이 소요 선정과 우선순위, 최종 승인권을 행사해야 하며 그러자면 주객이, 갑을이 전도되어 있는 총액형을 소요형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이 소요를 심사하고 결정하고 불필요한 사업에는 한 푼도 주지 않고 집행도 한국이 책임지고 할 경우 미집행금을 최소화할 수 있고 불법적인 집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으며 방위비분담금 규모도 낮출 수 있다. 소요형으로 바꾸면 미국이 한국 방위와 상관없는 ‘준비태세’ 항목 신설 주장이나 해외주둔미군의 인도태평양전략 수행에 방위비분담금을 쓰려는 미국에 대해서도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방위비분담금을 역외미군과 역외활동에 사용하는 것은 특별협정 위배이기 때문이다. 또 방위비분담금을 불법적으로 사드기지 공사비로 전용하거나 역외미군 장비 정비 지원에 쓰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국회가 정말 총액형의 소요형으로의 전환을 바란다면 총액형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핑계를 대는 정부를 질책하고 11차 협정 자체를 부결시킴으로써 주권과 국익을 지켰어야 했다.
10. 11차 협정이 비록 국회를 통과했지만 그것이 11차 협정에 내재된 대국민 기만과 미국 퍼주기의 불법부당성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방위비분담협정이 미체결된 상태에서 7,451억 원을 불법으로 집행하여 국고손실을 초래한 책임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해 기어이 물을 것이다. 또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4,307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게 되어 국고손실을 초래한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장관 등이 특가법 위반의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다. 과도한 방위비분담금 수준의 결정으로 인한 국방예산과 국민 세금의 낭비가 뻔히 예상되고 방위비분담금의 사드기지 공사비나 평택미군기지 이전비, 주한미군의 대중국 임무수행 등에의 불법적인 전용도 예견되는 만큼 국민들과 함께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집행에 대한 감시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또한 미군이 불법 축적한 미집행현금이나 현금으로 지급되는 설계감리비나 인건비 등을 이용한 이자놀이와 탈세 문제에 대해서도 국세청과 관계기관의 조사 및 과세를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주권과 재정을 지키고 바이든 정부가 우리 국민을 멋대로 갈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법적, 예산적 대응과 정치적 추궁, 나아가 방위비분담금 협정 폐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혀둔다.
2021. 9. 26.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