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사드 반입 6년, 성주·김천 주민 상경 기자회견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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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사드 반입 6년, 성주·김천 주민 상경 기자회견문
사드 철거! 기지 정상화 중단!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지난 3월 15일 저녁, 마을회관 앞에 모여 하루를 마무리하고있던 주민들 앞에 검은색 봉고차 세 대가 멈춰 섰고, 경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깜짝 놀라서 뛰어나왔고, 경찰들은 주민들을 무지막지하게 막아서기 시작했다. 항의하고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 봐도 소용이 없었다. 경찰은 원불교 성지에 방문하기 위해 들어오던 차량을 멈춰 세우고 차에서 내린 교도들을 향해 “꿇어앉혀”라는 말을 하며 범죄자를 다루듯이 감금했다. 그렇게 30분 뒤, 주민들과 교도들 앞으로 유유히 사드 발사대 차량이 지나갔다. 이후 언론을 통해 ‘사드 원격 발사대 전개훈련’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몰 후 야밤에, 경고방송조차 없이 갑자기 이루어진 경찰 작전으로 주민 3명이 부상을 당했다.
2017년 4월 26일 사드 장비가 처음 성주 소성리에 반입된 이후 지난 6년 동안 주민들은 비슷한 고초를 반복적으로 당해왔다. 윤석열 정부가 ‘사드 기지 정상화’를 선언하고부터 그 횟수는 더욱 늘어났다. 정부는 ‘주한미군 사드 기지 정상화는 한미동맹 정상화의 상징적 사안’이라며, 올해 7월 마무리를 목표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불법적으로 추진하고 경찰을 동원하여 사드 장비, 유류, 미군의 소성리 마을회관 앞길 전면 통행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의하는 주민들을 주한미군이 차량으로 밀어내는 위험한 일까지 벌어졌다. 마을 안길로 장비의 입/반출과 주한미군의 차량 이동이 잦아지면서 2002년 경기도 양주에서 벌어진 효순·미선 사건과 같은 일이 소성리에서도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사드 배치는 부지 공여와 운영에 대한 한국의 영토 주권과 사법 주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한미 간 조약 체결과 국회 동의와 같은 절차가 필요하나, 모든 것은 생략되었다. 사드 배치 관련 모든 과정은 졸속이고 불법이었으며 기지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제대로 된 소통은 없었다. 국방부는 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인 사드 부지를 쪼개기 공여 등의 방법을 동원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나누어 진행하고 주민들을 기만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최근 원격 발사대 전개훈련을 통해 사드 체계의 방어 범위를 조정하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반도는 종심이 짧고 대부분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탄도 미사일 탐지, 추적, 식별, 요격에 필요한 시간이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주한미군 합동긴급 작전 요구(Joint Emergent Operational Need, JEON)에 따라 사드 성능 개량이 된다고 하더라도, 북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결국 사드 배치와 성능 개량은 미국 본토와 태평양 미군 방어를 위한 것일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사드를 매개로 한미일 MD와 군사동맹 구축 추진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미일 정상은 작년 11월 프놈펜 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를 합의했고 최근 동해 공해상에서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한미일 군사동맹은 가능성 없고 미국 MD에 편입할 이유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한국 MD는 미국 MD 체제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으며,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통한 한미일 MD와 군사동맹 구축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이 사드 배치 등을 통해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깊숙이 참여하고,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추구하며 지역적 역할을 강화할수록 한반도·동북아의 진영 대결과 군비 경쟁은 격화될 것이고 평화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한미일 3국의 군사훈련이 잦아지며 중국과 러시아 역시 서해와 동해에서 잇따라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대결 구도가 심화되고 긴장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사드 배치와 이를 통한 한미일 MD 구축은 동맹국을 앞세워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의 봉쇄 전략을 현실로 만들고, 한반도와 동북아를 핵 전쟁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군사적 대결이 격화될수록 사드 기지가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주민들의 불안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성주와 김천 주민들은 지난 6년 동안 불법 사드를 철거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지켜주지 않는 한반도 평화와 일상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오늘에 이어 다가오는 4월 22일 성주 소성리에서 열리는 14차 범국민 평화행동을 통해 평화를 염원하는 의지를 모으고 정상회담을 앞둔 한미 정부에 우리의 강력한 요구를 알려 나갈 것이다.
“사드 기지 정상화 즉각 중단하라!” “경찰과 미군은 마을을 떠나라!”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반대한다!” “사드 배치 철회하라!” “사드 가고 평화 오라!”
2023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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