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한미 12차 방위비분담협정 8차 협상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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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대폭 인상과 불법적인 대중대결 비용 분담으로 귀결될 

방위비분담 밀실협상 중단하라!

 

 

12차 방위비분담협정 체결을 위한 8차 협상이 오늘(25일)부터 서울에서 진행된다. 지난 7차 협상이 끝난 후 미국 협상단은 “공정하고 공평한 협정으로 가기 위한 좋은 진전을 이뤘다”며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미 CNN도 협상의 연내 타결을 전망했다(2024.9.16.). 그러나 협상 내용과 과정을 철저히 숨기며 밀실협상으로 일관한 윤석열 정권이 내놓을 결과란 터무니없는 대폭 증액과 미국의 대중대결전략 수행비용의 불법 부당한 분담이 될 것이 뻔하다. 이에 우리는 12차 협정체결을 위한 협상의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터무니없는 대폭 증액 초래할 졸속 밀실협상 중단하라!

 

언론보도에 의하면 12차 협정 첫해(2026년)의 방위비분담금 인상률 수준 및 연간 인상방식에 관해 미국은 협상 시작 때부터 11차 협정 때의 인상률인 13.9%를 기준으로 그 이상 올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석열 정권은 “한미가 협의를 개시하기 전 정부 내부에선 목표를 전년 대비 인상률 3%로 매우 보수적으로 잡고 시작했다”(동아일보, 2024.8.14.)는 보도에 비춰보면 처음에는 3%를 목표로 협상을 시작했지만 서서히 미국 입장에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 7차 협상을 끝내고 미국 측 린다 스펙트 대표가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한 것은 한국 측이 미국 측의 13.9% 이상 인상 요구에 근접하여 최소한 두 자리 수 인상률에 동의하였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12차 협정의 시작연도 인상률을 두 자릿수(10%)로, 협정기간을 5년으로 하고 연간 인상률을 ‘24~29 국방중기계획상 국방비 증가율 7%로 잡는다면 2025년 방위비분담금이 1조 4,301억 원(2025년 국방예산안)임을 고려할 때 5년간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대략 9조 원에 육박한다. 첫해(2026년) 인상률을 윤 정권의 내부 목표였던 3%로 잡는다고 해도 연간 인상률 기준으로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면 5년간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8.5조 원에 이른다. 이런 막대한 국가재정이 우리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채 밀실 협상으로 결정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횡포이고 전횡이다.

 

11차 협정의 대국민 사기가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11차 협정의 2021년도 인상률 13.9%를 기준으로 12차 협정의 인상률이 정해지는 것은 얼토당토않다. 13.9%라는 숫자는 관행적으로 적용하던 물가상승률(2020년 0.5%) 대신 국방비 증가율(2020년 7.4%)을 새 기준으로 삼아 적용하고 여기에다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부담 몫을 상승시킨다는 명분으로 거짓 산출한 수치(6.5%)를 더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이번 8차 협상을 통해서 한미가 두 자릿수(10%) 또는 그 이상 인상에 합의한다면 이는 우리 국민을 속이고 미국의 요구와 이익을 보장해 준 11차 협정의 대국민 사기극을 재연하는 것이다.

 

심지어 문재인 정권은 2020년에 방위비분담금예산으로 인건비 3,144억 원과 군사건설비 3,306억 원, 군수지원비 1,001억 원을 선집행하고서도 11차 협정 협상 때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을 11차 협정상의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1조 389억 원)에서 제외하기로 미국과 합의하였다. 이 합의가 바로 “……. 2020년 인건비 분담 지원분 3,144억 원이 이미 지급되었다는 것과 나머지 비용 분담 항목(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에 해당하는 2020년 지원분(7,245억 원)이 이월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11차 협정 2조 이월규정이다. 2020년에 한국은 인건비뿐 아니라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도 집행하였지만 이 이월규정에 따르면 또다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7,245억 원을 줘야 하므로 이중지급을 하는 셈이 된다. 결과적으로 2020년 방위비분담금이 1조 4,696억 원이 되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당시 문재인 정권은 이를 감추고 2020년 방위비분담금이 2019년 1조 389억 원에서 동결되었다고 거짓발표를 한 것이다.

한편 현 9월 시점에서 11차 협정기간 발생한 미집행금은 불법 부당한 11차 협정 2조의 이월규정 등에 따른 미집행금 7,245억 원과 협정액보다 줄여서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발생한 감액분 5,135억 원 등 무려 1.5조 원이 넘는다. 이는 11차 협정 체결 과정에서 대폭적인 증액을 해주고, 또 2020년 선집행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을 누락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불법부당하게 미국에게 이익을 보장한 결과다. 그러나 이들 미집행분은 남을 것이 예상되어 처음부터 예산으로 편성되지 않은 돈이거나 아니면 2020년처럼 사업이 완료되어 다시 지급할 필요가 없는 돈이기 때문에 한국이 추후에라도 미국에 지급해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돈이다.

 

그런데도 만약 윤석열 정권이 12차 협정 협상에서 11차 협정 기간의 미집행분까지 미국에 챙겨주려다 보면 12차 협정기간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분담금은 대략 10.5조원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부담은 주한미군 2배 규모의 주일미군 55,000명이 주둔하는 일본이 5년간(2022-2026) 부담하는 1조 엔(약 11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에 우리는 11차 협정의 잘못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 12차 협정 협상을 중단할 것 그와 함께 11차 협정 2조의 불법 부당한 이월규정의 폐기, 감액분의 추후 지급 불가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윤석열 정권에 강력히 촉구한다.

 

불법 부당한 해외미군장비 정비비용 전가 노린 밀실협상 중단하라!

 

제25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9.24)에서 한미는 “미 국방부가 추진 중인 권역별 정비거점 구축정책(RSF)에 대한 협력”과 관련하여 “최근 공군 항공정비 분야 유지·보수·정비(MRO) 시범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높이 평가하고, 육군 항공 및 함정 분야로의 협력 확대를 위한 방안들을 지속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양측은 최근 미 해군이 한국 조선소(한화오션)와 체결한 미군 함정 MRO 계약을 환영했다”고 한다. 이 회의 결과는 한국이 이제 인도태평양지역 미군(육해공군) 무기장비의 정비거점의 하나로 정식 출범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로써 방위비분담금이 해외미군장비 정비비용에 불법적으로 전용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은 2014년에서 2019년까지 주일미군이 보유한 F-15 전투기, HH-60 헬리콥터 등을 보수·정비하는 데 최소 1,089억 원(연평균 182억 원)을 방위비분담금에서 집행하였다.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인도태평양지역 미군장비 정비는 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게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다. 그러나 한국방위 목적의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위비분담금을 해외미군장비의 정비비용으로 전용하는 것은 방위비분담협정을 위배한 불법이다. 또한 11차 협정 비준동의안 부대의견(2021.8)에서 “미군 역외자산 정비 지원 관행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폐지할 것”이라는 국회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해외미군장비 정비거점화는 방위비분담금의 불법전용을 막기 위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도 거부되어야 한다. 외신은 이런 미국의 권역별 정비거점 구축이 중국과의 전면전을 예상한 미국의 군사력 증강의 일환이라고 보도하고 있다(아시아니케이, 2024.9.4.). 또 미국이 한국을 인도태평양지역 정비거점의 하나로 삼으려는 것은 이미 미 본토의 함정정비가 포화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값싼 노동력과 기술력을 이용해 비용을 최대한 절약하고 한국을 정비기지로 전락시킴으로써 대중국 군사적 우위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국의 미 MRO 구상 참여를 단호히 거부하며 해외미군장비 정비비용으로의 방위비분담금 불법전용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동맹국을 갈취하여 대중 대결 비용을 충당하려는 미국을 규탄한다.

 

일부에서는 마치 민주당 후보 해리스는 ‘동맹을 중시’하고 공화당 후보 트럼프는 ‘동맹을 갈취’한다고 하면서 차별화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정권이 중국을 겨냥하여 ‘전략적 경쟁 시대’를 선언하며 한국과 일본, 나토 등 동맹국에 대해 방위비(국방비) 증가를 강압한 것과 바이든 정권이 중국을 ‘추격하는 도전자’라며 특히 한국에게 군사적, 재정적, 경제적, 외교적 부담을 강제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본질적 차이가 없다. 미국 민주당 정권이나 공화당 정권이나 동맹국을 갈취하여 자국의 국방예산을 절약하고, 이를 대중국 견제 및 세계패권전략 수행비용에 충당하려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

 

미 의회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른바 PDI(태평양억제구상)는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태평양지역 미군지휘관들이 대중국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defensenews, 2024.3.15.) 이에 PDI 예산은 2021년 22억 달러, 2022년 51억 달러, 2023년 61억 달러, 2024년 91억 달러, 2025년 99억 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중 대결비용을 충당하려는 미국이 한미동맹의 대중 견제역할 강조와 함께 한국의 대중 대결 비용 부담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미국이 북중러를 견제 봉쇄하고 세계패권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비용 부담을 한국에 요구하는 것은 주한미군 경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위비분담협정을 부정하고 한미SOFA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하는 불법으로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11차 협정에 이어 또 다시 국민을 속이고 막대한 부담을 안기는 방위비분담 협정을 허용할 수 없다. 터무니없는 방위비분담 대폭 인상과 대중 대결전략 비용 분담으로 귀결될 방위비분담 협상 중단하라! 한미 SOFA 제5조를 잠정적으로 중단시킨 초법적인 조치인 방위비분담 협정 폐기하라!

 

2024년 9월 25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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