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2015. 11. 02] 한일 정상회담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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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의 남한 재침략과 대북 (선제)공격 기도를 규탄한다!
박근혜 정권은 아베 정권의 한반도 재침략 기도를 결단코 저지하라!
 
 
오늘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 회담은 밖으로는 대중 포위를 겨냥해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을 꾀하는 미국의 강요와 안으로는 미국의 이해를 쫓아 소위 과거사 문제와 안보 문제를 분리 대응하라는 일부 보수․수구세력의 압박에 떠밀려 개최된다는 점에서 억지춘향격의 비정상적인 정상회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우려하는 것은 아베 정권이 언제라도 남한 재침략과 대북 (선제)공격을 획책할 수 있는 법적 정비를 마친 가운데 박근혜 정권이 이미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데 이어 이제는 일본군의 한반도 재출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를 위한 방법과 절차를 미일과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이 개최된다는 데 있다. 바야흐로 한미일 위정자들이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한국의 주권을 농단하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남한 재침략과 대북 (선제)공격을 노리는 아베 정권을 강력히 규탄하며, 박근혜 정권에게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략 기도를 기필코 저지할 것과 일본군의 한반도 재출병에 관한 한미일 간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베 정권은 개정 미일신가이드라인과 제․개정 안보법을 통해 일본군이 평시부터 전시에 이르기까지 남한 영토에 상륙할 수 있는 촘촘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 평시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한 일본군 함정은 연평도 포격전과 유사한 우발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자위대법에 의거해 ‘평시 무기방어’ 임무의 연장선상에서 한미 함정을 공격한 북한 함정 등을 공격할 수 있다. 또한 북일 교전이 발생하면 일본은 소위 중요영향사태나 존립위기사태를 선언하고 전력 투입과 병참 지원을 통해 한반도 분쟁에 개입하고, 분쟁 당사자가 되어 남한 영토에 들어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군의 한미 함정 방어는 일본군 지휘관의 자의적 판단 아래 수행된다. 개정 미일신가이드라인에도 일본군의 남한 영토 진입에 남한의 동의를 받는다는 규정이 없다. 중요영향사태 때는 남한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으나 이것이 사전 동의를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 또 중요영향사태는 존립위기사태와 계선이 불분명해 얼마든지 존립위기사태로도 규정될 수 있으며, 존립위기사태 때는 남한의 동의를 구한다는 규정조차 없다. 이렇듯 아베 정권은 평시든, 유사시든 언제라도 남한에 일본군을 출병시켜, 남한의 주권을 침탈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해 두고 있다.
           
 
아베 정권은 또한 북한 침공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보법 심의 과정에서 아베 정권은 “미국이 국제법상 위법적인 선제공격을 하는 경우에도 ‘무력행사 신 3요건’만 충족시킨다면 집단자위권을 발동하는 것인가?”라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미가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해 불법적인 대북 선제공격을 가하더라도 한반도에 파병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대북 침공 기도는 “다른 나라 영토 안에서 (적) 기지도 공격할 수 있다.”는 나카타니 방위상 발언의 연장선상에 있다. 분쟁의 무력 해결을 부정하는 평화헌법 하에서 아베 정권은 북한을 적으로 간주해 무력공격하겠다는 의지와 안보법의 공세적 성격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대북 (선제)공격은 남한 영토 밖에서 전개될 수도 있다. 북미 간 충돌 때 일본은 미국과 미군 방어, 북한의 대일 선제공격을 막기 위해 북한에 대한 예방적 선제공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미국의 (대북) 반격 개시부터 시차를 두지 않고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면 일본에 대한 공격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한반도 유사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대북 공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아베 정권의 북한 침략 의도는 ‘집단안보’에 의거한 일본군의 대규모 해외파병을 감행하겠다는 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같은 전투에 파병하는 일은 없다며 대규모 해외파병을 부정해 왔으나 이제는 입장을 바꿔 노골적으로 대규모 해외파병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본군이 남․북한에 출병해 인민군과 대대적인 전투를 벌이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은 이러한 아베 정권의 강한 남북한 출병 의지를 견제하기는커녕 황교안 총리의 입을 빌려 일본군의 한반도 출병을 용인하겠다고 화답하였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5자 회동에서 “한미동맹이 굳건한 상황에서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일은 없다.”며 미국이 남한 당국의 입장을 존중해 일본군 한반도 출병을 용인하지 않을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한반도 출병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은, 또한 미국이 한국군 작전통제권이라는 지렛대를 사용해 일본군의 한반도 재상륙을 자신의 뜻대로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도 미국에 기대어 일본군의 한반도 재출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도된 상황 인식이 개탄스럽다.
   
 
박근혜 정권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베 정권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이러한 대일 요구가 미국 국무부 웬디 셔먼 정무차관의 비아냥처럼 “국민들의 값싼 박수”나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위안부’ 문제의 원인이 일제 침략에 의한 주권 상실에 있었듯이 또다시 우리의 주권을 짓밟게 될 일본군의 한반도 재출병을 허용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이 일제 침략을 미화한 아베 정권의 ‘종전 70주년 담화’를 어쭙잖게 받아들였듯이 이번 회담에서도 뻔히 예견되는 아베 총리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장난을 또다시 어쭙잖게 받아들이는 반면 일본군의 한반도 재침략 기도를 단호히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권은 국민과 민족, 그리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15년 11월 2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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