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1] 한민구 국방장관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 규탄 논평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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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민구 국방장관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 규탄 논평
1. 한민구 국방장관은 4일 개최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남중국해에서 항행,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 이와 같은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은 지난 달 16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는데 실패하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을 따르는 발언으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미중 간 갈등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3. 그러나 미국 편향의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은 미중 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어 가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한국 정부가 취해 나가야 할 균형외교에서 크게 일탈한 것으로 한국의 대 중국 관계와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어렵게 할 것이다.
4. 우선 미국은 남중국해 영토 분쟁의 당사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유엔 해양법 협약에도 가입하지 않아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
5. 또한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내 8개 암도(암석) 또는 간출지에 인공섬을 조성한 것은 유엔 해양법 협약 상 합법이다. 스프래틀리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대만, 베트남, 필리핀 등도 중국에 앞서 이미 오래전부터 실효 지배하고 있는 수역에서 섬을 확장하거나 인공섬을 조성한 바 있다.
6. 이런 사실로부터 중국이 암도를 연장해 인공섬을 조성했다면 이 수역은 유엔 해양법 협약 상 12해리 영해가 인정되어야 하며, 간출지에서 인공섬을 조성했다면 이 수역은 12해리 영해가 인정되지 않고 공해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7. 그렇다면 지난 달 27일, 미국이 이 수역(수비 인공섬)에 군함(라센호)을 보내 12해리 안으로 항행한 것은, 수비 인공섬이 원래 암도였다면, 미국은 중국의 영해를 침범한 것으로 된다.
8. 그런데 당시 라센호가 수비 인공섬 12해리 안을 통과하면서 헬기를 띄우지 않거나 사격통제 레이더를 작동시키지 않은 채 항행함으로써 ‘무해통항’의 외양을 갖춘 것은 미국이 이 수역을 유엔 해양법 협약 상 중국의 영해로 인정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거나 아니면 중국 함정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나마 중국의 영해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로 여겨진다.
9. 그러나 이와 같은 라센 호의 수비 인공섬 12해리 안 항행 결과는, 그 어느 쪽이 되었든 간에, 군함을 통과시키는 무력시위 방식을 통해 이 수역에 대한 중국의 영해 주장을 배척함으로써 국제사회가 이 수역을 공해로 간주하게 하려는 미국의 당초 정치군사적 의도가 전면 부정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10. 따라서 이번 라센호의 무력시위로부터 미국이 얻어야 할 교훈은 스프래틀리 군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에 미국이 끼어들어서는 안 되며, 유엔 해양법 협약 등 국제법과 중국 등 4개국이 이 수역을 실효 지배하고 있다는 현실에 토대해 오로지 당사자들이 외교적,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11. 그런데도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러한 상황을 외면한 채 미국 편들기에 나섬으로써 남중국해에서의 미국의 부당한 분쟁 조장을 거들고 나서는 우를 범했다. 이에 한국 국방부는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을 취소하고 당사자들이 양자 간, 다자 간 협상을 통해 평화적, 외교적인 방법으로 남중국해 갈등 해소에 나서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12. 그렇지 않고 앞으로도 무력시위 등을 통해 중국의 영해 주장을 무력화하려는 미국의 불법적, 군사 대결적 방식의 주장과 행위를 한국이 계속 옹호하게 된다면 일본이 자위대 군함을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하에 독도 12해리 안으로 진입시켜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 지배와 12해리 영해 주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이를 용납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겠는가?
13. 더욱이 한국 국방부가 한 발 더 나아가 미군과 자위대의 뒤를 따라 남중국해에 해군 함정까지 파견하게 된다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명분을 잃고 더 큰 비난과 고립만 자초하게 될 것이다.
14. 현 시기 미일은 사드 한국 배치, 한국 TPP 가입 등을 통해 한국을 미일동맹의 하위 동맹자로 끌어들여 영구히 동맹에서 빠져 나갈 수 없도록 족쇄를 채우려는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기 군사동맹에 매달려서는 민족과 국가의 미래를 열어나갈 수가 없다. 이에 우리는 남중국해의 갈등에 대한 한민구 국방장관의 미국 추종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박근혜 정권이 냉전시대의 산물인 군사동맹의 덫에서 벗어나 균형외교의 길을 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5년 11월 11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