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22]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중단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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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위기 높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하라!
한미당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체제붕괴를 노리는 전략과 작전계획에 따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22일부터 한미양국군 등 4,000여 기관, 48만여 명이 동원되어 실시된다. 이에 북한도 선제타격을 공언하는 등 한반도에서 극한 대결구도가 조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남-북, 북-미 간의 위험천만한 대결구도는 동북아에서 미․일-중․러 간 대결구도도 한층 격화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기를 높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미국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앞두고 앤더슨 공군기지에 B-1B 폭격기와 B-2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추가 배치하는 한편 핵잠수함 8~9척을 한반도와 일본 가까운 지역에 전진배치하고 이 중 4~5척은 특정 목표물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비상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군도 지난 18일 포병부대 49개 대대가 참여하고 K-9, K-55 자주포 등 300여문이 동원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포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북한도 “핵 선제타격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 “무모한 군사적 도발 행위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맞서는 등 한반도에서 강대강의 대결의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에서는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이더라도 선제공격하겠다는 맞춤형 억제전략과 지난 3월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서 처음 적용된 ‘4D’ 작전(탐지→교란→파괴→방어)이 강화된 형태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미당국은 지난 6월 ‘4D’ 작전 이행지침을 완성했다. 또한 북한 최후방 지역까지의 점령과 안정화작전 연습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공세적이고 도발적인 전략과 작전계획에 따른 군사연습은 북의 상응하는 대응을 불러와 평시를 위기로, 위기를 전시로, 국지전을 전면전으로, 재래전을 핵전으로 몰아가는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이처럼 이번 연습은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한미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대북 선제공격 연습이다. 한미 연합훈련 등에 대한 감시를 임무로 하는 중립국 감독위원회도 “한미연합 훈련이 항상 방어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2016. 6. 9, 연합뉴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선제공격연습은 분쟁해결 수단으로 무력의 사용을 금지하는 유엔헌장과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에 대한 방어에 한정되어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적 통일을 규정한 우리나라 헌법의 정신에 어긋난다.
한미당국은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에서 한미연합 생물방어연습(Able Response·AR연습)도 실시한다. 한미연합 생물방어연습 역시 정당성이 결여된 군사연습이다. 생물무기의 개발 특성상 방어무기 개발은 곧 공격무기 개발을 전제로 하며 생물학 무기 방어훈련 역시 그 자체로 공격훈련을 포함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한미군의 살아있는 탄저균 불법 반입과 생화학무기실험실 부산 설치의 숱한 의혹도 해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물방어’ 명목의 생물무기 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높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사드 한국 배치를 통해 한미일 MD와 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과 안보법(전쟁법) 발효에 이어 참의원 선거 압승을 계기로 평화헌법 개악으로 한반도의 재침탈을 노리는 일본 아베 정부에게 명분과 기회를 확대해 주게 된다.
북미, 남북 간 한반도 대결 격화는 미일-중러 간 동북아 대결도 함께 격화시킨다. 중국은 한미일 동맹의 구축과 연습강화에 맞서 18일 이례적으로 동해에서 미사일 구축함 2개 편대와 본토에서 발진한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한 대규모 실전 대항훈련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중․러는 9월에 남중국해에서 대대적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북․미, 남․북 간 대결이 이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로 확대되어 작은 군사적 충돌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전쟁위기로 전변될 수 있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과 같은 대북 군사적 압박으로는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한반도의 군사적 대결만 격화시킬 뿐이다. 이 같은 한반도의 대결국면은 한미당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중단과 북한의 핵실험 동시 중단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미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4월 "조선반도에서의 핵 전쟁 연습을 중단하라. 그러면 우리도 핵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군사적 위협과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미연합 훈련 규모 축소를 제안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2016. 8. 12, 연합뉴스)
1990년대 초반의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철수,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남북미가 한반도 핵문제와 평화보장 문제를 선순환적으로 진전시켜 나간 좋은 전례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대결과 전쟁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는 도발적이고 공세적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즉각 중단과 한미일 MD와 동맹의 구축을 위한 사드한국배치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나아가 양자, 다자 대화의 재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관련 당사국 모두에게 엄중히 촉구한다.
2016년 8월 22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