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2016. 9. 6]'국회는 사드배치 철회에 나서라' 국회앞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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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사드 배치 철회에 나서라
 더불어민주당은 사드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국회 특위 구성에 나서라 
 
 
20대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한미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국회가 자신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지난 7월 갑작스런 사드 한국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제3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 이 순간까지 정부의 일방적인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혼란과 갈등도 가중되고 있다. 국회는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사드 배치를 위해 정부가 유포하고 있는 거짓주장들을 검증하고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추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정부는 사드가 북한 핵미사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반도는 길이가 짧고 산악지형이 많아 북한 미사일방어에 효용성이 없다. 이는 미 국방부와 의회 보고서에서도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북한은 여러 방식으로 사드의 요격을 회피할 수 있다.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포함한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사드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사드의 요격 능력은 실전에서 검증된 바도 없다. 
 
이번 한러, 한중 정상회담에서 확인되었듯이 주변국들도 사드가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부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강행하려는 핵심 이유가 사드 레이더(AN/TPY-2)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중국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정보를 탐지, 추적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이 직접 운용할 사드 레이더는 미국 MD와 직접 교신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 사드 배치가 미국의 동북아 MD구축의 일환이라는 것은 2013년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인사청문회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는 당시 미국의 한반도 MD 이행 전략이 진행 중이며 그 3단계가 사드와 같은 상층 방어체계와 X-밴드 레이더 배치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만 부인할 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모든 주변 국가들은 사드 한국 배치를 미일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로 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로는 북한 핵미사일을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의 핵무장 강화도 저지할 수 없다. 게다가 정부는 문제의 근원인 한반도 핵갈등과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기보다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쪽을 선택했다.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하고 그 불안 심리에 편승하여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첨단 요격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 어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사드보다 더 좋은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어느 누구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왜곡이다. 많은 전문가들과 단체들이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부와 여당이 외면했을 뿐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제라도 정부와 여당이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대화와 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사드의 대북 방어 효용성에 대해 신앙처럼 믿기를 강요하는 정부의 억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성산포대를 ‘최적지’라 일방적으로 발표하더니, 제3후보지를 검토한다며 주민들의 혼란과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제3후보지 검토는 타당성 검증도, 사전 평가도 없이 졸속적으로 사드 배치가 결정되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국론분열’이라며 입막음하거나 애국심을 앞세운다. 존재할 수 없는 ‘외부세력’ 운운하며 지역주민들을 고립시키고 저항을 무력화하려 한다. 사드 배치는 이처럼 박근혜정부의 비민주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문제이다. 
 
그러나 사드 한국 배치 결정에 대한 국회의 대응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 것을 기대하며 여소야대의 국회를 만들어주었다. 개원 3개월이 지난 지금 국민들의 기대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사드 문제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국회를 철저히 외면한 채 사드 배치를 결정했음에도 국회는 정부의 일방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현안 질의도 정부의 억지주장과 무성의한 답변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가장 주권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라는 정부 입장을 그대로 읊으며 사드 배치 찬성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새누리당의 태도 못지않게 개탄스러운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전략적 모호성’ 운운하며 애매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달 야3당이 합의한 사드 특위 구성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당 대회 이후 추미애 신임대표가 약속한 사드 반대 당론 결정을 또 다시 미루는 등 사드가 쟁점이 되는 것을 극구 회피하고만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무책임한 태도를 버리고 사드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것은 물론 즉각 국회 사드 특위 구성에 나서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사드 배치는 단순한 무기 배치의 문제가 아니다. 배치 지역 주민만의 문제도 아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할 사안도 아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확실하든 모호하든 모든 위협에 대비하면 좋지 않겠냐는 식으로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이고, 정치·군사·경제 등 여러 측면에서 국민의 생존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이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반드시 그 타당성과 절차에 대해 따져 묻고 검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부 주장대로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으려면, 사드를 배치할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군사적 대결과 위협을 중단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것 역시 국회의 역할이다. 
 
더 이상 정부에 맡겨 둬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국회가 사드 철회에 나서야 한다. 국회는 즉각 사드 특위를 구성하여 사드 배치의 군사적 효용성을 비롯하여 미국 MD 참여,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 독립적 환경영향 평가, 비용 규모와 분담 주체, 정부내 의사결정 과정 등을 처음부터 검증해야 한다. 이 문제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강행에 제동을 거는 것이야말로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2016년 9월 6일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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