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2017. 3. 12] 롯데cc앞 연좌농성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입장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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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포를 살리기 위하여 우리는 거리로 간다 -
(진밭교 철야 연좌농성에 들어가며)

“우리도 세계를 평화롭게 하고 국운과 교운을 융창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서운 고통과 죽음과 어려움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할지라도 큰 서원과 큰 적공으로 제생의세(濟生醫世)하는 고등 종교인이 되어야 할 것이니라.” (대산종사법어 교리편 34장 말씀 중)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원불교 인들과 성주‧김천 주민 및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하는 길고긴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11일(토)부터 성주 롯데골프장 초입인 진밭교에서 원불교 교무(성직자)들은 목숨을 건 철야연좌 기도로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가 구도(求道)했던 성지순례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원불교가 추구하고 있는 핵심적 가치인 ‘삼동윤리’를 설파한 ‘평화의 성자’ 정산종사의 탄생지이자 성장지로 원불교 모든 교도들에게 있어서는 생명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땅입니다. 이러한 곳에 전쟁무기인 사드가 배치되는 순간, 성지는 그 역할과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로 미군의 관할 아래 묶이게 됩니다.

한‧미 양국의 정부와 언론이 인정한 대로 사드는 북핵 미사일을 막는 데는 소용이 없고 미국과 일본의 안보를 위해 우리 국민을 희생시키는 무용한 무기입니다. 이런 사드를 법적 근거도 없이 도입‧배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원천무효입니다. 또한 이러한 전략무기체계를 들여올 때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인 주민 동의와 국회 동의를 철저히 무시했으며, 심지어 국방부가 약속했던 주민 공청회 등 주민 동의 과정과 적법한 부지 공여 절차와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채 사드 발사대 등 장비의 일부를 기습적으로 이 땅에 들여놓은 것은 그 누구도 용납할 수 없는 무도한 일입니다. 특히 이제는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이번 사드배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1,600만 촛불과 5,000만 국민들이 바로세운 민주주의에 대한 싹을 짓밟는 어리석은 선택임을 정치권과 대선후보들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평화’는 원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사상과 종교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는 평화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평화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와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다종교 간의 합의를 이끌어왔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 제9차 세계종교인평화회의 총회에서 “평화는 각 종교의 중심이다. 우리가 지닌 다양한 믿음은 모두 함께 평화를 이루어 나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폭력을 수반한 갈등과 군비증강이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이다”라고 결의한 점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고향인 종교 성지에 절차를 무시한 죽음과 살육의 전쟁무기가 들어선다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평화와 정의, 그리고 생명의 가치를 우리의 후대에게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우리 원불교 인들은 해방 전후의 혼란한 상황에서 전재(戰災)동포를 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선배들의 역사를 뒤따르며 전화(戰火)의 위기에 빠진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돌려놓기 위해 우리의 생명과 신앙을 걸어 싸울 것을 서원합니다.

원기 102년(2017) 3월 12일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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