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11] 10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10차 협상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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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불법부당한 “방위비분담금 2배 인상” 요구 철회하라!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 단호히 거부하라!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체결을 위한 10번째 협상이 오늘(11일)부터 13일까지 한국에서 열린다. 그런데 미국은 이번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집중적인 압박 공세를 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현저히 더 많은 금액"(significantly more money)을 방위비분담금으로 (한국이) 분담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현재 금액의 최대 2배까지 쓰기를 바란다.”고 보도한 것으로 미루어 지난 11월 30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위비분담금의 2배 증액을 강요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미국의 압박 공세에 대해 7일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회의(NSC)상임위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였고 “이미 내년 초 (SMA) 협정 공백이 불가피해진 만큼 이번에는 최종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각오”(연합뉴스 12월 7일)라고 언론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합의를 보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결국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가 누누이 지적한대로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2배 증액 요구는 미국 자신의 이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행태로써 우리 국민의 부담이나 우리의 주권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는 횡포 그 자체다. 한국이 안보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5배가 넘는 6조 3천억 원의 각종 직․간접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또 2017년 12월 현재 약 1조 원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이 남아돌고 있다는 사실은 방위비분담금이 그간 실제 필요를 넘어서 과도한 수준에서 결정되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다. 뿐만 아니라 2007년 이래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을 불법 전용해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비용으로 충당하면서 방위비분담금 증액의 주요 근거가 되었던 평택미군기지 이전사업도 2018년이면 사실상 마무리되기 때문에 오히려 방위비분담금은 대폭 삭감되어야 마땅하다.
미국이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는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부담 요구 역시 부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독수리연습에 대해서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개편(reorganize)하고 있다.”(2018. 11. 23, 중앙일보)고 밝혔다. 태평양공군 사령관 찰스 브라운도 “한반도 상공에서 (전략폭격기) 비행을 중단하겠다.”(2018. 11. 27, 해럴드경제)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북미 합의를 지키기 위해서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한반도에 미 전략자산 동원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미국이 한반도 정세와 무관하게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부담 요구를 굽히지 않는 것은 중국 등을 겨냥한 동북아에서의 패권적 군사력 운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의도이며, 나아가 북한의 일방적 비핵화를 강제하기 위해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언제든 재개할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하고 나아가 주한미군 장비에 한정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위배하는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부담 요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달 열린 SCM에서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주한미군 사령관의 융통성 존중”에 합의했다. 이는 사실상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이나 사드 운영유지비,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을 방위비분담금에서 집행할 수 있게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재량권을 주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불법 부당한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부담 요구에 길을 터주려는 '주한미군 사령관의 융통성 존중' 합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의 철회를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한편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강압과 위세에 눌려 방위비분담 2배 증액이라는 날강도적 요구를 수용하려고 하는데 대해서 깊은 실망감과 함께 분노를 누를 수 없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10월 8차 회의가 끝난 직후부터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10차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예산을 편성할 법적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국방예산(정부안) 속에 방위비분담금으로 전년보다 1.9%(2017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인상한 9,784억 원을 책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2018년) 기준으로 국방부 예산에 반영해 새로운 (SMA)협정 발효까지 그것으로 사용하고 추가되는 비용은 예비비 형식으로 추가해 총액을 맞추는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2018. 10. 23, 연합뉴스) 이는 국방부가 책정한 2019년 방위비분담금 9,784억 원도 부족하여 예비비까지 동원하여 미국의 요구인 ‘방위비분담금 2배 인상’ 즉 1조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방위비분담금으로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초부터 발생할 협정 공백 기간 최소화를 위해 협상을 마무리할 시점”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미국의 방위비분담 대폭 증액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이전 7차, 8차, 9차 방위비분담협정(SMA)도 이전 방위비분담협정이 만료된 몇 개월 뒤 새로운 방위비분담협정이 발효되었지만 이로 인해 방위비분담금의 집행이 크게 문제된 적은 없었다. 이에 정부가 ‘협정 공백’ 운운하는 것은 결국 미국의 방위비분담 대폭 증액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명분 찾기일 뿐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유지하고 든든한 한미동맹으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외교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2018. 12. 9, 연합뉴스)면서 이번 10차 회의에서의 정부의 협상 타결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미국의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의 불법 부당한 요구에 대한 굴복을 자기 합리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10차 SMA 체결 협상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불리하게 된 것도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대응해 온 자업자득 측면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대적 자세가 아니라 당당하게 대등한 한미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의 방위비분담 대폭 증액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은 SMA 협상 실패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희석시키고 국민의 반발여론을 무마하려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터무니없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2배 인상이라는 불법 부당한 요구와 ‘주한미군 사령관의 융통성 존중’이라는 형태로 미 전략자산 전개비용 부담 요구가 수용되고 나아가 5년 이상의 협정 유효기간이 수용된다면 이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그에 대한 우리 정부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이를 무효화하기 위한 투쟁을 국민과 함께 끝까지 해나갈 것이다.
2018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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