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7]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국회비준동의에 대한 규탄 논평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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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 의결에 대한 평통사의 규탄 논평
1. 국회가 4월 5일,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우리는 역대 최악의 굴욕적인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한 국회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연장조항’(7조)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들어 10차 협정 비준동의안의 부결을 국회에 촉구하였다. 그러나 국회는 위헌적인 연장조항이 포함된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해 줌으로써 국민 대의기관으로서 행정부의 횡포와 불법에 맞서야 할 자신의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미 당국의 헌법 위배 행위에도 면죄부를 주었다. 특히 이에 대해서 우리는 국회의 무책임함을 엄중히 꾸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또한 평화정세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방위비분담금 증가율(8.2%)이 남북관계가 최악의 대결상태에 있었던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 때의 8차 및 9차 방위비분담 증가율을 능가하고 나아가 이후에도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상승을 초래할 요인들(공공요금 및 세탁‧목욕‧위생‧폐기물처리 신설, 해외주둔미군에로의 방위비분담 지급대상 확대, 인건비 상한선 폐지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해 줌으로써 우리 국민에게 무한대의 부담을 지운 국회의 무책임성에 대해서도 강력히 규탄한다.
2. 국회가 4월 4일 공청회를 한나절 갖고 바로 다음날(5일) 오전 전체 외통위 회의에서 10차 협정 비준동의안을 의결하고 오후에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한 것은 전형적인 졸속 심사다.
4월 4일 공청회에서는 방위비분담금의 8.2% 인상이 합당한 근거가 없고, 해외주둔미군으로까지 방위비분담금 지급대상을 확대한 것이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위배되며, 연장조항(협정 7조)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 언론에서도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일시적으로 한국에 오는 해외주둔미군에까지 방위비분담금 지급대상을 확대한 것은 한미소파 및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위배되고, 위생‧세탁‧목욕‧폐기물처리 용역비 항목 신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굴욕적인 내용이며, 공공요금 신설은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상승 요인이고, 방위비분담금이 그간 정부 주장과 달리 사드운영유지비에 쓰일 수 있게 된 점 등을 보도하였다.
언론과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하나같이 우리 주권과 국가 자존심, 국익이 걸린 것으로써 철저한 비준동의 심사를 통해서 규명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만약 국회가 이 문제들을 우리의 주권과 국익,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하였다면 10차 협정비준동의안이 통과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졸속심사로 10차 협정 비준동의안심사를 의례적인 통과의례로 전락시키고 그럼으로써 정부의 거수기를 자임한 국회를 규탄한다.
3. 국회는 10차 협정 비준동의안을 의결하면서 부대 의견(6가지)을 달았는데, 이는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 할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스스로 포기해 버린 것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비판을 희석하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하다. 부대의견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지 하나의 ‘의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국회가 그간 방위비분담 특별협정과 관련하여 숱하게 ‘부대의견’을 채택하였지만 한미 당국이 이를 지킨 적이 없다. 국회가 2007년 7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방위비분담금의 미군기지이전비로의 전용이 불합리하므로 개선방안을 강구”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방위비분담금이 평택미군기지 건설비로 전용되었으며 그 결과 평택미군기지이전비용 16조원의 90% 이상을 한국이 부담하게 되었음은 익히 알려진 바다.
4. 국회의 부대의견은 그 자체로도 앞뒤가 맞지 않으며 국회의 무책임성과 안이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부대의견 1항은 “정부는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기본 취지를 견지하여, 차기 협상에서 작전지원 등 추가항목이 신설되지 않도록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작전지원’이 하나의 독립적 항목으로 신설되지 않았을 뿐 ‘주한미군의 일시적 주둔 지원’이 10차 협정의 부속문서인 ‘이행약정’에 포함됨으로써 사실상 ‘작전지원’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수용되었다. 따라서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에 한정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를 견지하려면 ‘주한미군의 일시적 주둔 지원’을 규정한 이행약정을 폐지하지 않으면 안 되며 이를 위해서도 국회는 10차 협정의 비준동의안을 부결시켰어야 했다. 작전지원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방위비분담 지급 요구가 수용된 10차 협정을 국회가 비준동의해 줌으로써 국회 스스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기본 취지를 부정한 마당에 다음(11차) 협정 체결 협상 때는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기본 취지를 견지’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도대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더욱이 10차 협정에는 연장조항(7조)이 있어 한미가 합의하면 10차 협정문이 그대로 2020년에도(또는 그 이후까지도)연장될 수 있게 되어있다. 즉 10차 협정에 따르면 해외주둔미군에까지 방위비분담 지급대상을 넓힌 부분이 자동적으로 연장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를 부인하는 10차 협정이 연장될 수 있게 승인해주고서 앞으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를 견지하라고 주문하는 부대의견 1항은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의 극치라 할 수 있다.
또 부대의견 5항은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 주둔과 무관한 해외미군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역외자산 정비 관행을 개선, 궁극적으로 철폐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 영역 밖의 주일미군 또는 괌 주둔 미군 항공기나 지상 장비 정비비용에 대한 방위비분담금 지원은 ‘군수분야 방위비용 분담에 관한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령부 간의 시행합의서’의 ‘별지 1 군수분야 방위비분담사업의 종류와 범위 제3항’에 따른 것으로 이 시행합의서 별지1 제3항은 한미소파 및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명백한 위반이다. 따라서 역외자산 정비관행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당장 중단되어야 하고 그동안 집행된 금액은 전액 우리 국고로 회수되어야 한다. 이에 역외 미국자산 정비를 불법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또 즉각 중단을 요구하지 않은 부대의견 5항은 사실상 불법적인 역외 미군자산 정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부대의견 4항은 ‘미집행 현금(2884억 원)의 조속한 소진’과 ‘미지급 현물지원분(9864억 원)의 합리적 해소’ 방안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집행 현금은 2002∼2008년까지 군사건설비에서 불법 축적한 현금 중 쓰고 남은 돈과 매년 설계감리비 조로 받은 현금 중 쓰고 남은 돈으로 이뤄져 있다. 이 현금은 ‘조속히 소진할 돈’이 아니라 국고로 회수되어야 할 돈이며 군사건설비를 삭감할 요인이다. 미지급 현물지원분 9864억 원 또한 수년간에 걸쳐 누적된 군사건설 항목 미지급 현물지원분 9302억 원과 군수비용 항목 미지급 현물지원분 562억 원을 합친 것이다. 이 군사건설 미지급 현물지원분 9302억 원은 2018년도 군사건설비 4442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또 2018년 현재 군사건설 항목의 미집행 현금이 2884억 원이므로 2018년도 시점의 군사건설비의 규모는 총 1조6628억 원인 셈이다. 이는 군사건설비가 얼마나 과도한 수준에서 결정되어 있고 또 그로 인해 우리 재정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가를 알려준다. 이에 미지급 현물지원분을 ‘합리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밀려있는(아직 주한미군에 인도되지 않은) 현물지원 사업들이 주한미군에 인도될 때까지 매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배정액을 대폭 삭감하고 방위비분담금 총액 규모도 자연스럽게 대폭 줄여야 한다. 그러나 국회 부대의견 4항은 ‘조속히 소진하겠다’거나 ‘해소하겠다’는 미국 측 입장을 그대로 반복함으로써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삭감함으로써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5. 부대의견에 적시된 내용을 보면, 국회가 10차 협정이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취지에 위배되고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 미군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미측이 부담하기로 한 한미소파 제5조에 위배’ 된다는 사실, 또 방위비분담금이 국가재정법을 위배하여 집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대의견이 법적 구속력 없다는 사실 또한 국회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한 까닭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관으로서의 헌법적 위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더욱 근본적으로는 우리 주권이 침해되고 설사 불법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미동맹에 관한 한 어쩔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이거나 사대주의적인 사고가 대다수 의원들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평화적 관계로 전환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 남북 및 북미 정상 간에 합의되어 있는 마당에 한미동맹에 대한 맹목성은 시대착오이며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수립을 원하는 국민여론과도 배치되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6. 국회가 10차 협정 비준동의안을 의결하였다고 하더라도 10차 협정의 불법성과 굴욕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 우리는 우리 주권과 국익을 심대하게 훼손하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10차 협정을 인정할 수 없으며 그 불법부당성을 바로 잡기 위해 법적 대응 등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다해 나갈 것이다.
2019. 4. 7.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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