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규탄 논평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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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규탄 논평
1.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되었다. 구속의 핵심 사유는 정부와 여야 정당이 탄력근로제 허용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하고, 최저임금제 개편을 강행 처리하려는 데 맞서 국회 앞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집시법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2. 정부안대로 탄력근로제 허용 기간이 연장되면 300인 미만의 사업장에선 6개월 연속 최대 주 80시간까지 연장수당 없는 노동이 가능해진다. 장시간에 걸친 사회적 합의로 마련된 주52시간제가 무력화되는 것이다. 집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이어지는 데서 보듯이 이 법안이 통과되면 특히 미조직, 비정규직 등 힘없는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초장시간 노동과 그로 인한 과로사로 내몰리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정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범위를 정하겠다고 한다. 이는 결정구조에서 당사자인 노사를 배제함으로써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을 억제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심지어 국회는 업종과 지역, 나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 경우 역시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가 제일 먼저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다.
3. ‘노동존중 사회’를 내세우고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는 데 맞서 민주노총이 강력히 투쟁하는 것은 2500만 노동자 대중의 대표 조직을 자임하는 조직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임무이다. 특히 노동자의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자신들의 권리주장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투쟁에 민주노총이 앞장서는 것은 우리 사회의 연대성을 높이는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4. 국회투쟁 과정에서의 실정법 위반 관련해서는 이미 3명의 민주노총 간부가 구속되었다. 여기에 경찰 조사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출석한 위원장에게 ‘도망의 우려’라는 모욕적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수구기득권세력의 공세에 영합한 민주노총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5.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 배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는 반노동 정책에 앞장서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힘으로 제압해서라도 노동관계법 개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6.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동관계법 개악이 미칠 파장은 명확하다. 노동자의 처지는 열악해지고 힘은 약화되는 반면, 재벌 등 기득권세력의 이익과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임을 자랑스레 얘기하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의 앞길을 열었고 노동자 민중의 이익을 앞장서 대변하는 민주노총의 대표를 구속한 것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나 ILO 핵심 협약 비준에 대한 회피 등 노동정책의 후퇴에서 이미 노정되어 왔다. 이는 재벌개혁 후퇴 등 경제정책의 퇴행과 동전의 양면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강행되었던 사드 배치 절차의 강행이나 한일 위안부 야합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유지 등에서도 촛불의 요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7. 우리는 촛불 정신을 배신하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시킨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부당하게 구속된 노동자를 즉각 석방하고 반노동 정책을 즉시 중단할 것을 문재인 정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이와 함께 경제정책과 외교안보정책 등에서도 더 이상의 후퇴를 그만두고 촛불시민이 요구한 대로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으로 과감히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9. 6. 22.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