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하고 판문점/평양선언 즉각 전면 이행하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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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한미연합 전쟁연습 전면 중단하고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를 즉각, 전면 이행하라!
한미 당국이 기어코 한미연합연습을 재개한다. 문재인 정부가 민족적, 국가적 이익을 중심으로 판문점/평양선언을 이행하지 못한 결과 남북 관계가 파탄 일보 직전에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의 한미연합연습 강행은 남북 관계를 완전히 파탄내고 북미 대화 재개에 또 다른 장애물을 놓는 일이다. 또한 이는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군사적 신뢰 구축 및 단계적 군축” 및 “비무장 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의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의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한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를 역사의 유물로 사장시키는 일이다.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는 지킬 의지도 없는 한낱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하단 말인가. 우리는 남북 협력과 평화의 새 시대를 노래하는 한편으로 대북 적대의 징표인 한미연합연습 재개에 앞장서는 문재인 정부의 이중성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한미연합 전쟁연습은 한미동맹의 대북 적대정책을 대표한다. 특히 18일부터 실시되는 한미연합연습은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탐지→교란→공격→방어), 이를 구체화한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실시되는 전쟁연습이다. 이른바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이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북을 선제공격하고, 북이 살아남은 미사일로 보복할 경우 한미, 한미일 MD로 대응하겠다는 초공세적 도발 전략이다. 작전계획 5015는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에서의 핵 대결을 지속하겠다는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약속한 판문점/평양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에 위배된다. 이에 한미연합 연습의 중단은 북의 핵‧ICBM 발사 중단과 함께 남북/북미 협상의 진척을 위한 관건적 요소이다. 이러한 사실을 뻔히 알고도 문재인 정부가 한미연합연습에 앞장서는 것은 북미대화 재개의 길을 가로막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미 대화를 촉진시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면,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뒷받침할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의 길을 찾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한미연합연습을 전면 중단해야 마땅하다.
한미연합연습이 강행되고 북이 그간 유보했던 군사적 행동에 돌입한다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남북관계의 복원은 영영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권은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보유를 넘보는 한편 대북 선제공격 전력(북한의 지하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현무-4의 실전배치, F-35B와 핵잠수함 및 항모 등)과 MD 전력(주한미군 사드/패트리엇 성능개량과 함께 L-SAM, SM-3 급 이지스 요격미사일 구입 등)의 대대적 증강을 방조, 획책하고 있어 남북/북미관계를 파탄과 대결로 내몰고 판문점/평양선언과 남북합의서, 싱가포르 성명을 역사의 유물로 사장시킬 위험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한미연합연습 강행과 대대적 군비증강에 나선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시작전통제권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위해 한미연합연습을 실시해야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애초부터 정당성이 없는 것이다. 본디 전작권은 국가/군사주권에 관한 사항으로 능력의 수준과 관계없이 환수 받아야 하며, 전작권 운용 능력을 누구에게 검증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미 2010년 6월에 “한국군은 연합방위를 주도할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코로나 19로 이번 훈련에서 미래연합사령부에 대한 검증 평가인 완전운용능력은 제외되었다. 어떤 측면에서도 국방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도 국방부가 기어이 한미연합연습을 강행하는 것은 전작권 환수를 핑계로 맞춤형 억제전략 구현과 중국을 겨냥한 역외작전용 고성능 첨단 대형 무기 도입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 8월 한미연합연습 때 북한이 일본에 미사일을 쏘고 일본 자위대가 개입하는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올해 훈련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에 따른 훈련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괌이나 하와이,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의 중/장거리 미사일 요격 작전에 한국과 일본을 동원하려는 미국의 군사전략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이른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아베 정권의 의도가 맞아떨어져 올해 연습에서 이러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연합연습은 대북 선제공격과 대중 견제와 포위를 핵심으로 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수행에 그 가장 강력한 물적 토대라 할 수 있는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과 군사동맹 구축을 촉진하는 반면 우리에게는 북미/남북 관계의 파국과 대결만 가져올 뿐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날로 격화되는 미중 대결과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은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더욱 큰 짐이 되고 있다. 우리 민족이 살길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 협력의 전면화를 통한 공동번영뿐임이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 판문점과 평양선언은 우리 민족의 생명줄이요 젖줄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에 우리는 이대로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를 역사의 유물로 사장시킬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담아 지금이라도 한미전쟁연습을 전면 중단하고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 이행에 나설 것을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2020년 8월 17일
AWC 한국위원회, 민변미군문제연구위원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