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한미연합연습을 즉각 중단하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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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한미연합연습인가?
-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한미연합연습을 즉각 중단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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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2021년 상반기 한미연합연습이 실시된다. 3월 2일부터 6일까지 실시된 한미연합 위기관리참모연습에 이어 18일까지 지휘소 연습 위주로 실시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연습이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실시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부와 많은 집권당 의원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의 숨통을 트기 위해 이 연습의 중단을 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와 주한미군은 이를 무시하고 연습을 강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연습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군이 원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를 위한 한국군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는 것도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와 한국군의 완전운용능력 검증 요구를 묵살한 채 그들의 뜻대로 소위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상시전투태세)’ 및 연합대비태세 점검”(연합뉴스, 2021.3.7.)을 위해 이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연습은 한국 정부와 집권당 국회의원들, 한국군의 요구를 배제한 채 미국의 요구로 미국의 의도에 맞춰 실시되고 있는 연습이다. 한미연합연습이라면서도 미국의 요구와 의도가 일방적으로 관철된 이 연습을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인가? 우리는 이 연습이 한국 방어보다는 미국을 위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에 중심을 두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하반기에 실시된 한미연합 위기관리참모연습에 하달된 위기상황은, 북한이 일본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자위대가 개입하며 이에 미일 정상이 통화하는 상황이 하달되었다(SBS, 2019.9.3/한국일보, 2019.10.30). 북한이 오키나와 미군과 일본을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주일미군과 자위대가 이 미사일의 요격에 나서며, 미일 양국 정상까지 개입하는 위기상황이 하달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한미연합 위기관리참모연습이 미일 방어를 상정하는 위기관리훈련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번 한미연합 위기관리참모훈련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미일 유사’를 상정한 위기관리훈련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미국이 2019년에 ‘한미동맹 위기관리에 관한 합의각서’에 ‘미국 유사’를 포함시키자는 개정 요구를 하고, 한미가 2020년 4월에 개정 초안에 합의한 사실과 위기관리권을 행사하는 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정전 업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령관에 대한 지시 권한을 명문화해 주었다는 보도(이데일리, 2019.9.4.)로부터 2021년 상반기 위기관리참모연습이 2019년 하반기 위기관리참모연습보다 좀 더 미일 방어에 중점을 두는 위기관리훈련을 했을 것으로 상정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위기관리연습이 미일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위기관리연습으로 되면 연합연습도 미일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작전연습, 곧 미일 방어를 위한 작전연습으로 실시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면 전쟁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전략 및 이를 반영한 작전계획 5015는 북한이 남한과 미일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공격해 무력화한다는 초공세적 전략과 작전계획이다. 이런 전략과 작전계획에 의거하면 징후 정도의 위기상황조차 전쟁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실전배치한 것은 3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핵법령을 제정한 2013년을 전후한 시점에 이뤄졌으며 이때로부터 남한과 주한미군 방어를 위한 작전계획이 집중적으로 수립되었다면 이에 토대해 태평양 미군과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작전계획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2017년 11월 29일 이후에 보다 집중적으로 수립되었을 것이며, 이는 앞으로 한미연합연습에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 훈련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을 예고해 준다.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2019년 2월에 미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안전도 보장하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뉴시스, 2021.1.17.)고 주장했다. 한국 방어를 위해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한국 방어가 아닌 미일 방어를 임무로 하고 있다는 것은 주한미군과 함께 연합연습을 실시하는 한국군도 주한미군을 따라 미일 방어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한국 방어를 넘어 방어 대상과 지역을 확대하다 보니 한미연합군, 특히 주한미군 입장에서는 ‘파잇 투나잇’과 한미연합준비태세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며, 이번 한미연합연습 실시를 고집하고 그 명분을 ‘파잇 투나잇’과 한미연합준비태세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실전배치를 해 온 2013년 이후에도 줄곧 “한미연합방위태세가 상시 ‘전투태세(파잇 투나잇)’의 능력과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천명해 온 사실과 이러한 표현이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2018년과 2019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에서 빠졌다가 2020년에 다시 들어간 까닭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미국과 주한미군은 미일 방어를 위한 ‘파잇 투나잇’과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한미연합연습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2017년 9월, 소성리에 사드를 반입하자마자 이를 전진배치모드로 운용하기 위한 C2BMC와 레이더 등 사드 성능개량에 들어간 것이나 2018년부터 사드와 패트리엇, 이지스 체계와의 연동 강화를 위한 주한미군 긴급작전요구(JEON)를 실시하고 이를 인도·태평양 긴급작전요구로 확장한 것이나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사드/패트리엇 연동실험에서 사드 레이더를 전진배치모드로 운용한 사실 등도 미일 방어를 위한 한미연합연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2018년부터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소성리 사드 기지의 탄약고 설계비 등으로 불법 전용하고 소성리 사드 기지의 완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사실들도 모두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을 전후해 이루어지고 있는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일본을 지켜주기 위한 미국과 미군 주도의 한미연합연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듯 이번 한미 위기관리참모연습과 연합연습은 주한미군과 태평양 미군기지, 미 본토 방어, 일본 방어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에 이번 한미연합연습은 판문점/평양선언과 남북철도 연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는 남북한 당국과 우리 민족의 요구를 철저히 등진 채 강행되고 있다. 또한 전작권을 환수하기 위해서 이번 연습에서 '전작권 환수 후 한국군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자는 한국 정부 및 한국군의 요구와 전작권 환수를 바라는 한국민들의 뜻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진행되고 있다. 50만 한국군을 마치 자국군대로 간주하며 이를 미군과 미국 방어에 동원하는 연합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매년 1조 원을 넘는 막대한 액수의 방위비분담금을 챙겨가면서. 이번 연습에서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 주도의 전구 작전 예행연습 일부를 포함해 실시”한다는 합참 발표는 명분 없는 이번 연합연습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포기한 데 대한 면피용에 불과하다.

 

한국전쟁 이후 70년에 걸친 북미, 남북 군사적 대결 속에서 한미연합연습은 한반도가 화해와 평화, 통일로 나아가는가, 대결과 전쟁, 분단 고착으로 나아가는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1993년 북한의 NPT 탈퇴 선언은 팀스피릿 연습의 재개에 따른 북한의 반발로 이른바 1차 핵위기의 시발점이었으며, 2018년 한미연합연습 유예는 한반도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통일,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에서의 핵대결과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제거하기로 한 판문점/평양선언과 남북 군사합의서를 진정으로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번 한미연합연습은 반드시 중단시켰어야 마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와 민족의 명운을 좌지우지하는 한미연합연습을 그저 미국의 뜻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하면 중단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개하면 재개하는, 한 나라의 군통수권자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무책임하고 주견 없는 태도와 청와대 NSC 참모들 및 국방부 무능에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불과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는 올 신년사의 발언에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담겨있다면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올 하반기 한미연합연습도 전면 중단하라. 아울러 전작권을 돌려주지 않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뜻이 분명해진 이상 즉각 전작권 환수를 선언하고 전작권 행사에 나서라.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며 여기에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다.
 

 


2021. 3. 8.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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