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에 즈음한 기자회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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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의 아태지역 군사작전 수행과 한국 가담은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와 손을 끊고 자주와 균형외교의 길을 가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윤석열 대통령이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그 의미를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 연대 강화, 포괄적 안보기반 구축, 신흥 안보에 대한 대응 모색”에 두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나토 정상회담이 “신냉전 구도의 분수령”(동아일보, 2022.6.6.)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나토는 2021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해 ‘위협’적 존재로 부각시킨 데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신전략개념(‘아젠다 2030’)을 채택해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함으로써 대중 대결적 입장을 더욱 전면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미소 냉전을 미중 신냉전으로 대체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와 한국의 나토 참여 강화는 필히 나토의 아태 지역 진출과 지구동맹화로 지구적 차원의 냉전적 대결 구도를 고착시킴으로써 아태지역 및 동북아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상생, 번영의 길에 역행하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와 한국의 나토 참여 강화를 강력히 반대하며, 미중 간 자주와 균형 외교를 추구하고 공동협력안보의 길을 감으로써 한반도, 동북아, 아태지역의 평화와 상생, 번영에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과 영국은 대중 포위를 위한 나토 동진과 아태 지역 진출을 즉각 멈춰라!
나토가 채택할 2022년 신전략개념은,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말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응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고 “권위주의 세력과의 격화된 전략 경쟁의 시대를 준비하고 방어와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것은 아태지역의 파트너들과 같은 생각을 공유한 세계 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히고 있다(조선일보, 2022.6.22.). 곧 신전략개념 이행은 대중 억지력과 방위력 강화를 위해 나토의 인도·태평양 지역과 지역 파트너들과의 결속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영국은 아태지역으로의 군사적 진출과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한국(2012), 뉴질랜드(2012), 호주(2013), 일본(2014)의 나토 개별 파트너십 가입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진출을 이루어 낸 나토는 이들 나라를 나토 아프간 작전 등에 참여시키고 재정을 부담지우는 한편 2021년 7월, 영국은 군함 2척을 연말까지 아태지역에 상시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8월에는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아태지역에 파견해 동중국해에서 미국 해병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일본과 한국에 기항했으며 9월에는 구축함을 대만해협을 항해하도록 하는 등 중국, 북한을 겨냥한 아태지역의 나토 군사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동유럽과 지중해, 아프리카, 중동에 이어 아태지역에서까지 나토의 군사작전이 전개되면서 나토의 아태지역 동진과 지구동맹화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나토의 군사작전에 올라타 나토의 대중 견제의 첨병이 되고 남북/북미 간 한반도 대결을 북중러 대 미영일 주도의 나토와의 대결로 확대시키는데 복무하게 된다. 미소 냉전보다 중층적이며 첨예한 진영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 대결 속에서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는 질식하고 국가와 민족의 공존공영은 설자리를 잃게 된다. 미국과 나토가 군사 개입으로 세르비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리비아 등에서 달성한 패권과 체제 전환을 중국과 북한에서도 달성해 보려는 것이 아니라면 미국, 영국과 나토는 나토의 아태지역 진출과 지구동맹화 구축 기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나토 참여 강화를 중단하고 파트너십에서 즉각 탈퇴하라!
한국 등의 나토 글로벌 파트너십 참여는 나토의 역외작전과 비용 부담에서 발생한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 간 갈등과 대립에서 빚어진 골을 메워주기 위해 시작되었다. 프랑스, 독일 등 나토 서유럽 국가들은 코소보―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에서의 나토 역외작전을 전개할 때마다 미국과 갈등을 겪었으며, GDP 2%까지 서유럽 국가들의 국방예산을 끌어올리려는 미국의 요구는 번번이 서유럽 국가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이에 미국은 동맹에 매달리고 전략과 비용 부담에서도 미국의 요구를 충실히 좇는 일본과 한국 등의 아태지역 미국 동맹국들을 나토 파트너 국가로 받아들이는 것을 주도했으며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의 반발은 잠재워졌다. 윤석열 정권은 나토 파트너십 참여를 가치연대로 포장하지만 그 실체는 미국과 서유럽 나토 국가들의 전략적, 작전적, 비용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한편 한국의 나토 파트너십 활동은 생각보다는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나토 개별 파트너십 가입(2012년)을 전후해 정보, 테러리즘, 사이버, 평화·안보 과학기술 프로그램 등에서 나토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특히 상호운용성 등의 분야에서는 국방정책·전략, 지휘·통제, 배치·기동 등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협력함으로써 회원국과 다를 바 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향후 아태지역 작전과 대중/대북 작전 등에서도 나토와 군사전략과 군전력 배치·기동 등을 협의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프간 지원 사업에서도 병력과 재정에서 한국은 나토 정식 회원국들을 능가하는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했다. 2001년부터는 해공군 수송지원단을, 2002년부터는 의료지원단을, 2003년부터는 공병지원단을 파견한 한국은 항구적 자유작전에 6년 동안 연인원 4,178명을, 지방재건팀(PRT) 경비 등을 위한 오쉬노 부대는 350명(2012년 12월 기준) 규모의 경호경비대, 작전지원대, 항공지원대로 4년 동안 연인원 1,745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전투부대만 제외되었을 뿐 서유럽 기존 회원국들에는 못미치지만 그밖의 신생 회원국들과 파트너국가들에 비해서는 큰 규모의 병력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나토 활동은 이미 회원국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재원 지원에서도 한국은 파병 비용으로 1,985억 원, 파병 비용 외 경비로는 1991~2020년 간 10억 달러(1조 2,800억 원), 모두 1조 5천억 원 가량의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파병 비용 외 비용에서 한국은 나토 서유럽 회원국들에 못지않은 규모의 비용을 부담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파병 규모가 커 파병 비용은 한국보다 크나 파병 비용 외 원조 비용은 각각 9.9억 달러, 5.3억 달러로 한국의 10.4억 달러에 못미친다. 그 만큼 한국의 아프간 지원 비용이 나토 서유럽 회원국들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에서의 한국의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5년 6개월 동안 자이툰 부대 등 이라크 자유 작전에 연인원 20,173명을 파병해 6,787억 원을 파병 비용으로 부담했으며, 이는 미국을 제외한 영국, 이탈리아, 호주에 이어 4위에, 원조 비용으로 5.9억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미국을 제외한 이탈리아, 영국, 호주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한국군의 해외파병활동」 548쪽, 2018). 나토 서유럽 회원국들과 같은 수준의 병력 파견과 비용을 부담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한국의 나토 활동은 이미 병력 규모와 비용 부담에서 나토 서유럽 회원국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의 나토 참여가 강화될수록 파병과 비용 부담이 한층 더 늘어나게 되리라는 점을 말해 준다. 보스니아, 코소보, 이라크, 리비아에 이르기까지 나토의 역외작전은 유엔헌장과 유엔을 무력화하고 명분을 결여한 작전들이 대부분이었다. 더 이상 한국이 미국과 나토를 좇아, 그것도 명분 없는 침공에 국민의 생명과 자산이 헛되이 쓰여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나토 참여 강화와 나토 개별 파트너십은 중단되어야 한다.
더욱이 2021 나토 정상회의의 공동성명이 밝힌 대로 “차기 전략개념은 국방비와 공통 자금 지원을 통한 적절한 자원을 필요로 한다.”면 나토 신전략개념 이행에 따른 파트너국가들에 대한 비용 전가는 한층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미동맹에 따른 부담도 버거운데 이것도 부족해 나토의 부담까지 안아야 할 그 어떤 당위성도 없다.
미국 주도의 아태 지역동맹의 출발점이자 대북/중 대결의 최일선을 맡게 됨으로써 나토 지구동맹 구축의 종착점이 될 한미일, 한일동맹 구축 기도를 중단하라!
미국은 미국 주도의 아태지역 군사동맹 구축의 돌파구를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에서 찾고 있다. 만약 미국의 뜻대로 한일 군사동맹이 구축된다면 미국 주도의 아태지역 군사동맹 구축이 가능해지며, 아태지역 군사동맹과 나토가 결합한 지구동맹의 구축도 완성되어 강고한 대북중 최일선을 구축할 수 있다.
주한미군 사드는 바로 한미일 3각 MD 구축에 토대해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을 가능하도록 해주는 매개체로 미국의 아태지역과 지구 차원의 동맹체 구축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11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공동보도문에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 미사일 탐지·추적 훈련 시행”이 명기된 것은 북핵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명분삼아 한미일 MD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견인차 삼아 한미일, 한일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주한미군 사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정상 운용은 한미일 MD 구축의 전제로 된다.
‘주한미군 사드 정상화’는 미국의 지구적 MD 지휘통신체계인 C2BMC와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와 연동으로 주한미군 MD와 주일미군 MD 체계 간 통합성을 높여 주고 이를 매개로 한미/미일/한일 MD 체계 간 연동성을 높일 수 있다.
퍼시픽드래곤 한미일 연합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요격훈련은 한일 MD 체계 간 직접 연동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군 이지스함이 제공한 정보로 자위대 이지스함이 요격작전을 수행하는 한일 간 연합 MD 작전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제 한국 이지스함이 SM-3 블록 1A/B 요격미사일을 장착한다면 한국 이지스함은 일본 이지스함이 제공하는 정보로 일본과 태평양 미군을 겨냥한 북중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게 되어 한일 이지스함 간 직접 연동이 구현될 수 있으며, 한일 MD 체계 간 직접 연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 이지스함이 SM-3 블록 2A를 장착하면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북중 탄도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으며, 한미위기관리각서가 개정되고 신작전계획이 수립되어 한국군의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 임무가 주어지면 한국 이지스함의 북중 장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은 현실로 된다.
일본이 생산하는 SM-3 블록 2A를 일본으로부터 제공받기 위해서는 한국군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앞세운 일본의 SM-3 블록 2A 관련 정보 통제를 받아야 하며, 한일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을 체결해 SM-3 블록 2A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아야 한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한일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까지 체결된다면 한일군사협력은 정보, 작전, 군수 등의 전 분야로 확장되어 실질적인 군사동맹으로 발전하게 된다.
한미일 MD와 군사동맹 구축을 출발점과 종착역으로 삼아 지구동맹이 구축되면 지역/세계적 차원에서 미중 간 전략안정이 크게 훼손되고 미국 절대우위의 전략지형이 들어서게 됨으로써 미국의 대중, 대북 포위/봉쇄와 체제 전환 기도가 현실로 될 수 있다.
대중 대결을 전면화할 나토 신전략개념 채택이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과 주한미군 및 한국군의 개입을 정당화해 주지 않는다!
나토가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하는 신전략개념을 채택한다고 해서 이것이 곧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정당화해 주지 않는다.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은 미국이 1972년, 1976년, 1982년 세 차례의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에 보장한 미군 철수, ‘하나의 중국’과 ‘내정 불간섭’ 원칙과 점진적인 무기수출 축소 약속을 침해하는 것이다. 미국이 대만관계법(방어무기 수출 등)을 내세우지만 이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만 문제에 대한 개입을 배제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접속수역과 EEZ 내에서 구축함을 항해하도록 함으로써 대만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해양법협약 58조와 87조는 미국이 강조하는 접속수역과 EEZ 내(공해) ‘항행의 자유’가 “연안국(중국)이 채택한 법령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미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군사정보수집 활동과 공해상에서 상대국(중국) 영해 근처에 접근하며 허가받지 않은 방송을 하는 행위는 모두 해서는 안 되는 일”(연합뉴스, 2022.6.22.)이라며 반발하는 것은 국제법적 근거를 갖는 정당한 항의로 판단된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2021년/2022년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연이어 항행의 자유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입장에 손을 들어 주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 포석에서 바둑돌 하나로 바꾸려 하는데 이것이 한국의 대중 관계에서 최대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2003년 10월과 2006년 1월, 2차례에 걸쳐 미국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행사(한반도 역외작전)를 보장해 주었다. 다만 2006년 1월의 합의는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라고 규정해 한국군의 양안 분쟁 개입 가능성을 차단했지만 주한미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면 기지를 제공한 한국도 양안 분쟁에 개입하는 것으로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한반도 역외작전을 포함하는 새작전계획과 위기관리각서가 수립된다면 한국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
주한미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면 남한은 유엔총회의 ‘침략 정의’(1975)에 따라 미군에 침략기지를 제공한 것으로 되어 침략 국가로 전락한다. 또한 주한미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적용 범위를 남한으로 엄격히 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3조에 어긋난다. 또한 한국군이 양안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침략 전쟁을 부정한 헌법 5조 1항과 자위권 행사 외의 모든 무력 공격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헌장 2조 4항을 위배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윤석열 정권이 나토 신전략개념 채택을 계기로 국제법과 헌법을 어겨가며 양안 문제에 개입하는 호기(?)를 부리지 않길 바란다.
윤석열 정부는 미중 간 자주와 균형 외교로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의 평화와 상생, 번영에 이바지하라!
미국이 G7과 나토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대중, 대러 배제와 대결을 강화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남아공) 개최와 외연 확대로 맞서는 등 미국 주도의 지구동맹과 중러 간 신냉전 대결 구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미중 간 자주에 토대한 균형외교의 지혜를 발휘해 한반도와 동북아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상생, 번영의 길을 가야 하는 시대적 요구가 절실한 때다. 그 길은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다자공동안보체를 구축해 집단방위(동맹)가 아닌 집단안보로 모든 국가들이 공동협력안보를 구현해 가는데 있다. 힘의 우위를 앞세운 강압적인 억지·방어전략이 더 이상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잘 말해주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시진핑 주석은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 구상은 “안보 불가분 원칙"(일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에 기초한 것으로 스웨덴의 팔메 위원회가 주창하는 공동안보 구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동맹에 기대어 대결과 공멸로 치닫기보다는 공동안보에 토대해 상생과 번영의 길로 나가자는 것이다. 진영과 적을 만들어 대결하는 동맹을 통한 안보 추구의 끝은 전쟁뿐임을 탈냉전 이후 미국과 나토의 동진, 역외작전이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김성한 안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나토와 “집단방위보다는 포괄안보 협력”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토는 집단방위체(동맹)이지 안보협력체가 아니다. 나토가 위기관리나 협력안보를 표방하나 집단방위를 첫 번째 과제로 하는 이상 동맹의 속성을 벗어날 수 없다. 나토가 위기관리나 협력안보를 내세우는 것은 나토 동진과 역외작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위장일 뿐이다. 나토가 공동안보체를 자처하지 말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유엔이 명실상부한 집단안보체로 거듭나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는 동북아에서도 동북아 공동안보협력체를 건설해 동북아의 공동협력안보를 구현해 나가는 속에서 이 집단안보체의 정착에 맞춰 동맹을 해체할 것을 바란다. 대미 자주 정권 수립이야말로 동북아 다자공동협력안보체 건설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22년 6월 27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